‘SK M&C 제1회 대학생 공모전’ 광고 제작 부문 대상 이고운씨

#1. 어두운 배경화면에 다비드 석고상이 나타난다. 이때 우아한 클래식 음악과 함께 아내 목소리가 부드럽게 흘러나온다. ‘이것은 다비드상’

#3. 다비드상이 텔레비전 리모컨을 들고 누워있는 자세의 남편상으로 바뀐다. 클래식 음악이 멈추며 아내의 격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것은 그냥… TV 보는 남편상’

#6. 벽시계는 어느새 오후5시가 되었고 아내가 와도 미동도 없는 자세의 남편. 아내는 ‘여보, 다른 것 좀 보자’하고 말한다. 그러자 남편은 눈치를 챘다 듯이 축구채널에서 야구채널로 바꾼다.

#10. 남편이 소파에 누워있는 장면이 정지되고, 글이 뜬다. ‘남편을 바꿀 수 없다면, Btv로 바꿔라’

 이 TV 스토리보드(광고, 애니메이션 제작 시 어떠한 구성으로 만들어질지 주요 장면을 그림이나 사진 등으로 정리한 가이드)는 ‘SK M&C(Marketing and Company) 제1회 대학생 공모전’ 광고 제작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고운(컴공·09)씨와 이씨의 친동생 서일대 이다희(산디·11)씨의 작품이다. 이 공모전은 6월25일~7월27일 마케팅 기획·광고 기획·광고 제작 부문으로 나뉘어 열렸다. 약 100개 팀이 참여한 광고 제작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이고운씨를 서면으로 만나봤다.

 이전에 약 5번의 공모전에 함께 참여한 경험을 토대로 이씨 자매는 이번 공모전에서도 각자의 전공에 맞는 역할을 맡았다. 광고홍보학과를 부전공하는 이고운씨는 아이디어를 내고, 산업디자인과를 전공하는 동생은 언니의 아이디어를 손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했다.

 “스토리보드로 제출하는 TV 광고 공모전에서 손 그림이 필요할 때 동생이 항상 도와주곤 했어요. 이번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데에는 약 일주일의 시간이 걸렸어요. 일단 아이디어가 정해지면 동생의 작업은 순식간에 진행되기 때문에 그림은 세 시간 만에 완성됐어요.”

 공모전 주제는 ‘○○을 바꿀 수 없으면 Btv(SK브로드밴드가 시청자에게 고화질, 고음질로 제공하는 텔레비전 서비스)로 바꿔라’였다. 이에 이씨는 기존 Btv 광고의 콘셉트를 이해하고 그것과 통일성을 유지하는 ‘남편을 바꿀 수 없으면 Btv로 바꿔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Btv 광고 시리즈(엄마편, 아이편)는 가족이 각자가 좋아하는 채널을 보려고 할 때, 다른 가족 구성원이 이를 방해하면 유머러스한 반응으로 자신의 채널에 대한 고집을 꺾지 않는 내용이거든요. 하지만 이 시리즈에는 남편을 주인공으로 풀어낸 이야기는 없었죠. 그래서 저는 남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하기로 했어요. 주말만 되면 스포츠 채널 시청에 빠져 소파에 누워 미동하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을 광고에 담아냈죠.”

 이처럼 이씨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TV 광고 등 여러 매체를 보고, 읽으면서 얻는다.

“고등학생 때부터 TV, 영화, 드라마 등을 보는 것을 좋아했어요. 창조라는 건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정관념을 탈피해서 기존 생각을 변형시키는 것이라 생각해요. 따라서 기본적으로 인풋(in-put)이 있어야 아웃풋(out-put)도 나올 수 있게 되죠. 요즘에는 텍스트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일주일에 2권씩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고 있어요.” 

 11개의 광고부문 본선 진출작 중 대상을 받은 이씨는 이번 상을 ‘용기 북돋움 상’이라고 표현했다.

“앞선 공모전에서는 장려상이 가장 좋은 결과였기 때문에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지 않았어요. 여러 공모전에서 수상하지 못해 좌절하고 있던 저에게 이번 상은 용기를 북돋아 주고, 앞으로 계속해서 광고를 공부하는 데 큰 동기 부여가 됐어요.”

 ‘재미있어 보여서’ 광고 공부를 시작한 이씨는 광고대행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의 꿈을 갖고 지속해서 관련 공부를 할 예정이다.

“광고의 매력은 아이디어를 표현할 수 있는 매체와 방식이 무궁무진한 점과 짧은 시간에 폭발력 있게 대중의 오감을 사로잡는 것이에요. 상투적인 말이지만 결코 쉽지 않을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광고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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