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대학주거(1) 기숙사 부족해 집 구하러 헤매는 대학생들
응답하라, 대학주거(1) 기숙사 부족해 집 구하러 헤매는 대학생들
  • 임경민 기자 박준하 기자 고해강 기자 이예진 기자 박
  • 승인 2012.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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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에 주거 수요 밀집돼 집값은 떨어질 생각않고

#. 전주에서 상경해 처음 꾸린 보금자리는 고시원이었다. 밥, 라면이 제공되고 화장실이 따로 있는 곳이어서 매달 58만원을 내고 살았다. 본교 주변 원룸이나 오피스텔에 비하면 결코 싼 값은 아니다. 묶고 있는 고시원은 신촌 지상역 근처에 있는데, 수색역 쪽으로만 나가도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40만원짜리 투룸이 있다. 신촌에 우리 학교를 포함해 여러 대학교가 몰려있다 보니 고시원이어도 비쌀 수밖에 없다.
-고시원에서 원룸으로 이사한 ㅁ씨

#. 피아노를 전공하고 있어서 집에 피아노를 놔둘 장소가 필요해 넓은 집을 구해야 했다. 알아보다가 마포역 부근에 구한 오피스텔은 보증금 2천만원에 월세 105만원짜리다. 학교 앞 집들은 이곳보다 공간도 배로 좁고 화장실도 더러운데 월세 70~80만원을 줘야 했다. 올해 들어 월세가 10만원 올랐지만 마땅한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같은 곳에서 살고 있다.
-학교 근처에서 원하는 방을 구하기 어려웠다는 ㅂ씨

△낮은 금리 탓에 전세는 자취 감춰

 자취를 하는 학생들 대부분은 월세로 집을 계약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에 전세물건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천리안공인중개사사무소의 손태명 대표에 따르면 본교 주변 매물도 약 95% 정도가 월세다.

 전세보다 부담이 큰 월세가 매물의 대부분인 이유는 금리가 낮아서다. 9월 현재 시중은행 금리는 3.15%로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집주인으로서는 전세금을 받아 은행에 예금해 두는 것보다 월세로 돈을 받는 것이 이득이다. 손 대표는 “월세 10만원과 보증금 1천만원이 등식을 이룬다”며 “월세를 10만원 낮추려면 보증금을 1천만원 더 내야 한다”고 신촌 지역 월세 가격에 대해 설명했다.

 같은 대학가라도 고려대(안암), 서울대(신림), 한양대(왕십리)보다 신촌 주변이 집값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서울대, 한양대 등은 주변에 해당 대학교밖에 없지만, 신촌에는 본교를 비롯해 명지대, 서강대, 연세대, 홍익대 등 대학교가 몰려 있어 주택 수요가 많다. 특히 1~2년 전부터 유학생들이 많이 몰려와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손 대표는 “신촌 내부에서도 수요가 많은데 유학생까지 계속 더해져 신촌 집값이 상승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월세는 전세에 비해 물가영향을 많이 받아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다. 현재는 월세 공급이 늘어 원룸의 경우 월세가 40~60만원 선이지만 앞으로 공급에 따라 가격은 유동적일 수 있다. 마포역 근처에서 자취하는 ㅂ씨는 “작년과 비교하면 월세가 10만원 더 올랐다”며 “학교 앞 원룸, 오피스텔들도 물가 상승에 맞춰 집값이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학가 도입되고 있는 민자 기숙사…비용 부담은 학생 몫

 학생들의 주거비용을 높이는 데는 민자 기숙사도 한몫하고 있다. 민자 기숙사는 민간사업체가 자본을 투자해 지은 기숙사다. 민자 기숙사 운영 방식에는 기숙사를 지어 학교에 기부채납(국가 외의 자가 재산의 소유권을 무상으로 이전해 국가가 이를 취득하는 것으로, 여기서는 학교가 민자기숙사를 취함)하고 10~20년 정도의 운영권을 보장받는 BTO(Build Transfer Operate)방식과 기숙사 소유권을 학교에 이전하고, 임대료 명목으로 약 20년 동안 공사비와 일정 이익을 분할 상환받는 BTL(Build Transfer Lease) 방식이 있다.

 민자 기숙사는 늘어나는 기숙사 수요에 따른 기숙사 건축비를 학교 예산으로 감당하기 어렵고, 단기간에 기숙사 시설을 늘리기 위해 도입됐다. 서울 소재 대학 중 건국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숭실대, 연세대가 민자 기숙사를 지었다.

 문제는 이들 민자 기숙사의 기숙사비로, 기존 기숙사비보다 비싸 학생들의 부담이 되고 있다. 가장 비싼 곳은 연세대로, 2인실 기준 월 41만 2천500원(한국장학재단이 발표한 ‘대학 기숙사비 산정 모형 연구’ 기준)이다. 연세대의 기존 기숙사비인 26만4천원보다 약 15만원 비싸다. 연세대 다음으로는 고려대(39만 5천 원), 건국대(34만 8천 원)가 뒤를 이었다.

 민자 기숙사를 짓는 데 들어간 비용은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의 ‘대학 기숙사비 산정모형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민자 기숙사는 단기에 건축 자금을 조달하고 민간 투자사업의 효율성을 이용할 수 있다는 면에서는 효과적인 기숙사 건축 방법이다. 그러나 ‘수익자 부담원칙’에 의해 건축비, 운영비, 건축기간 이자비용이 시설 사용자인 학생에게 부과돼 입실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