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청년, 사회를 향해 외치다

▲ 김나영 기자 nayoung1405@ewhain.net


대학YMCA 전국연맹(대학YMCA)은 1844년 영국에서 청년 12명이 산업혁명 후의 혼란한 사회를 개선하기 위해 설립했다.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 설립된 대학YMCA는 15개 대학이 참여한 청년 NGO(비정부기구) 단체로서 사회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회장은 바로 본교 김수진(기독·09)씨. 이번 여름방학을 경남 밀양에서 열린 ‘2012년 대학YMCA 여름대회’ 준비로 바쁘게 보냈다는 대학YMCA 김수진 회장을 만났다.

김 회장은 선배로부터 대학 YMCA에 대해 우연히 들은 후 가입하게 됐다. 이후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대학생으로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대학교 2학년 때 ‘소비하지 않는 놀이문화 만들기’가 주제인 이화 YMCA의 행사에 참여했어요. 새로운 놀이문화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면서 ‘이런 것이 대학생이 해야 할 일’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이때부터 YMCA 활동을 좀 더 제대로 해보고 싶었죠.”

그는 작년 겨울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APAY(Youth Assembly, 아시아-태평양 YMCA 청년총회’에서 YMCA 활동에 자부심을 느껴 회장 선거에 나서, 올해 1학기부터 1년 동안 회장직을 맡게 됐다. 

“APAY에서 세계에 있는 YMCA 소속 청년들을 만나게 됐어요.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대학YMCA가 사회 참여활동이 매우 활발한 편이더라고요. 이렇게 의미 있는 단체에서 작은 일이라도 해내고 싶어서 회장직에 지원하게 됐어요.”

대학 YMCA는 해마다 각 대학의 대표자들이 모여 정한 하나의 공동과제로 여름대회와 겨울대회, 5․18 광주 평화순례 등을 진행한다. 각 대학별로 공동과제 외의 사업을 정해 설문조사와 행사를 진행하는 등 자유롭게 운영된다. 올해 대학 YMCA의 공동과제는 ‘정치’다. 지난 학기에는 4․11 총선거 투표 독려 캠페인을 개최했다.

지난 8월 17일~19일에는 밀양에서 ‘이 시대의 청년, 밀양의 외침을 듣다’를 주제로 대학YMCA 여름대회를 열어 ‘생명·평화·정의를 위협하는 송전탑 설치 반대’ 결의문 작성, 기자회견 등의 일정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밀양에서는 송전탑을 설치하려는 한국전력공사(한전)와 이를 반대하는 주민 간 치열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용역직원에게 폭력을 당하는 마을 주민들을 돕기 위해 나선 것이다. 

김 회장은 이번 대회에 참여하면서 자신이 바꿀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하기도 했다.

“한전에서 고용한 용역직원이 밀양 주민에게 무자비한 욕설을 내뱉는 등 폭력을 저지른다고 들었어요. 이처럼 제 힘으로 당장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는 순간 힘들었어요. 또, 무엇인가를 하려고 해도 사람들이 관심조차 주지 않을 때 힘이 빠졌죠.”

하지만 문제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과 ‘함께’라는 생각으로 좌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에 막막하고 답답해 눈물만 났죠. 하지만 우리가 주최한 행사들을 언론에서 취재하러 오는 등 조금씩 문제에 관한 관심의 물결이 일고 있더라고요. 혼자 했으면 못했을 일을, 대학 YMCA와 함께 외치니까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점점 들었어요.“

대학 YMCA 회장직을 맡은 김 회장의 어깨는 무겁다. 약 10년 전 흩어진 대학 YMCA가 재건된 후로 발전의 상태로 도약하는 ‘과도기’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2001년에 참여자 부족으로 대학YMCA 총회가 무산돼 단체가 거의 와해된 상태였어요. 그러다 2008년에 재건위원회가 만들어져서 재작년에 총회가 다시 시작됐죠. 재건된 후 몇 년 동안 대학 YMCA 체계를 조직하는 등 내부를 다지는 데 주력했어요. 이제는 내부에서 벗어나서 대학 YMCA로서 사회에 참여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해졌다고 생각해요.”

김 회장은 대학 YMCA와 자신의 관계를 ‘애증의 관계’라고 표현했다.

“이제 회장을 맡은 지 한 학기가 지났을 뿐인데, 1년이 지난 것 같이 힘들어요. 그만큼 대학 YMCA를 통해 많이 좌절하고 깨졌어요. 사회는 만만치 않은 곳이고, 저는 대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는 대학생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렇다고 포기하진 않을 거예요. 앞으로는 대학 YMCA를 통해 더 많이 사회에 참여해 온몸으로 부딪혀 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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