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뛰어난 프로그램 개발기술과 IT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갖고 있지 않아요. 날씬한 사람이 예쁘다는 사회적 인식이 많아졌을 때 다이어트 앱이 나오는 것처럼 사회․문화적 현상을 기술에 접목해보고 싶었어요. 그것을 실현할 기회가 다가왔을 때 놓치지 않았던 거죠.”

 민혜정(국제․10) 대표는 작년에 휴학을 하고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앱) 개발사 ‘오프너(Opener)’를 경영하고 있다. 개발한 앱으로는 폐쇄형 SNS인 ‘오프너’와 결혼 이야기를 공유하는 ‘메리매리’가 있다.

  민 대표는 2학년 여름 ‘i-TEPS 홍보대사’ 프로그램에 지원하면서 창업을 꿈꾸게 됐다. 지원과정에서 그는 외국학생의 진로준비에 대한 기획안을 제출했고 미국 캘리포니아로 2주간 탐방을 가게 됐다. 그 곳에서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을 만나 창업에 흥미를 갖게 됐다.

 “기발한 창업 아이디어 하나만으로도 그곳의 학생들은 정신적, 재정적인 지원 아래 사업을 시작할 수 있어요. 그 여건이 참 부러웠고 활발하게 자신의 생각을 실현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창업에 흥미가 생겼죠.”

 한국으로 돌아온 민 대표는 창업에 대해 좀 더 배우고자 ‘비석세스(beSUSSESS)’라는 창업 회사에서에서 6개월 간 기자활동을 했고 이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비석세스에서 함께 일하던 사람들의 동업 제안으로 지금의 회사 오프너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비석세스에는 NHN과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 직접 제품을 개발하려고 회사를 그만둔 두 명의 선배가 있었어요. 선배는 제가 창업에 관심을 갖고 도전하는 자세가 인상적이라며 제게 앱 관련 사업을 함께 시작하자고 제안하셨죠. 창업을 해 볼 기회라 생각해 그 제안을 받아들였어요. 미국에 가서 사업기반을 닦을 때 저희 사업 아이템에 크게 관심을 보이던 스탠포드대 학생 한 명을 추가했고 총 네 명이서 사업을 시작했어요.”

 민 대표가 실리콘밸리에서의 창업을 결정했을 때 주위에서는 문화도, 사람도 알지 못하는 곳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무모한 모험이라고 경고했다. 민 대표 역시 그들의 주장을 인정했지만 그의 의지는 주위의 경고보다 강했다. 그는 꾸준히 그 지역 사람들을 만나면서 수요를 파악해 수용 계층을 정했고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산업을 근거로 모바일 앱을 개발에 착수했다.

 그 월 출시된 그들의 첫 작품, 오프너는 30명 이내의 관계만을 위한 폐쇄형 SNS다. 오프너 앱은 휴대폰의 전화번호부와 동기화 돼 있어 사용자가 그와 같은 앱을 사용하는 지인을 파악하고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민 대표는 앱 오프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한 가지를 핵심적으로 공략해 단순하면서도 수요가 높은 제품을 개발했어야 하는데 저희는 그러질 못했어요. 결국 컨셉과 관계없이 큰 인기를 끌지 못했죠.”

 앱 오프너로 인한 시행착오를 딛고 오프너회사가 새롭게 개발한 앱은 ‘메리매리’다. 메리매리는 신개념 모바일 청첩장 앱으로 결혼 전부터 결혼식까지의 이야기를 주변인과 공유하고 결혼식장의 약도 및 초청손님 목록을 정리해 전반적인 결혼식 준비를 돕는다.

“예비부부를 대상으로 설정해 첫 작품인 오프너보다 대상을 정확히 잡았고 버튼과 화면의 수를 최소화해 사용방법을 단순하게 만들고자 노력했어요. 그 결과, 오픈 베타 상태로 하루에 100명 이상이 앱을 이용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었죠.”

 민 대표는 앞으로 다양한 앱을 개발하기보다 기존의 메리매리 앱을 보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준비와 진행 과정을 하나의 이야기로 담을 수 있는 앱으로 만들고 싶어요. 앱이지만, 단순히 앱으로 소개되지 않고 결혼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하나의 공간으로 소개됐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앱을 발전시키는 것이 제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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