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에서 나온 푸른색이 쪽빛보다 더 푸르듯이, 물로 만들어진 얼음이 물보다 더 차갑듯이, 스승의 면면을 능가하는 제자들이 배출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이화 과학의 미래를 생각하며 교수칼럼을 시작한다.
남녀의 능력 차이로 인해 남성들이 이공계에 적합하다는 과학적인 보고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이공계분야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 및 유명학자나 인사대열에 오른 여성의 수는 남성에 비해 현저히 작다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왜 그럴까?

지난 몇 년 전부터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화되었다. 이는 남녀를 불문한 전체 고등학생의 이공계 진학률에 있어서 크게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그런데 실상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특히 우수 남학생들의 이공계 진학률이 현저히 감소하여 나타난 현상이다. 예전 국가적으로 중공업을 육성할 당시에는 많은 인재들이 이공계를 선호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취업, 근무환경, 연봉, 승진 등의 만족도에 못 미쳐서인지, 이직률이 높아지고 기술직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에서도 여성 이공계 선호도는 상대적으로는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아마도 남학생들보다는 좀 더 학문에 대한 관심에 따라 학과 및 전공을 선택하는, 즉, 학문적 자유를 중요시 하는 여학생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리스 철학자인 플라토 (BC 4세기)가 “남녀가 함께 뭉쳐서 온 힘을 합쳐 나라의 발전을 추구하지 않고, 남자끼리만 모여서 결국 나라 경제 발전의 반쪽만을 꾀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또 있을까?”라고 한 말은 현재 이공계 교육에도 들어맞는 것 같다. 이공계 기피 현상을 여성에게는 오히려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즉, 여성 인력의 활용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남녀 과학자가 함께, 선후배 과학자가 함께, 산업계-교육계-연구계-정부가 모두 머리를 맞대고 두 손을 맞잡고 부단히 함께 정진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여성 과학자들이 고급과학기술인력양성 및 첨단과학기술개발을 선도하여 국가과학기술발전에 더욱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되리라고 확신한다.

청출어람을 되새기며 ‘이공계 여학생들에게 드리는 조언으로 이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첫째, 꿈을 크게 가지고 정열을 다하라. 열정과 정성을 기울이면 이루어지지 않을 꿈이 없다. 내가 나의 목표를 향해 부단히 노력할 때 주위의 모든 격려가 행운과 함께 내게 찾아올 것이다. 둘째, 유연하게 학문분야에 접근하라. 정력적으로 탐구하고 있을 때에 떠오른 참신한 영감이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면, 모험심을 발휘하여 그 방향으로의 공부에 박차를 가하며 강한 인내로 이겨 나아가라. 이는 종종 인생의 멋진 행로로 이어진다. 셋째, 게으르지 마라. 호기심과 탐구심으로 찬 생활이 되도록 게으르지 않아야 한다. 넷째, 늘 노력하고 준비하라. 내 삶의 어느 순간에 어떤 모습으로 찾아 올 중요한 기회는 내 옆을 지나가는 것이 바로 기회인지 알아볼 수 있도록 준비된 자에게만 보이고 잡히며 기회가 된다. 다섯째, 시간 관리의 전문가가 되어라. 이는 행복한 가정과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하기 위해 학생시절에 반드시 선습득 훈련되어야 하는 일이다. 1920년대 데일카네기가‘인생이 네 손에 레몬을 쥐어주거든, 그것으로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라고 한 말, 즉, 효율성하고도 일맥상통한다. 여섯째, 자신의 전공에 비교우위를 지니도록 노력하되, 주위사람들과의 팀워크도 함께 하라. 주위의 어떠한 도움이라도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은 주고받으면서 지신의 학문분야를 모색하고 개척해 나아가라. 일곱째, 낙천적 사고를 지녀라. 과학실험은 90% 실패와 10% 성공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 10%의 희열과 성취감이 과학자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 넣어 계속 공부하게 한다. 지금 하고 있는 공부에 스스로를 몰입하여, 낙천적인 사고로 과학 하는 아름다운 삶을 누리게 되기를 바란다.

가르치는 기쁨, 배우며 깨우쳐가는 즐거움, 과학 하는 경이로움을 노래하면서,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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