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이 변하면 농활도 변해야
농촌이 변하면 농활도 변해야
  • 이대학보
  • 승인 2012.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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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연대활동(농활)의 뿌리는 1928년 사회주의자, 민족주의자들의 연합전선인 신간회가 일제와 지주의 억압과 착취에 맞서 일어났던 갑산 화전민 투쟁에 청년학생을 파견했던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이후 농촌계몽운동, 농촌봉사활동의 성격을 갖던 농활은 80년대 말, 90년대 초에는 농촌인구를 투쟁의 대상화로 보면서 운동권 학생들의 연례행사로 자리 잡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농활이 위와 같은 성격을 유지하기에는 농촌상황이 1970년대~1990년대에 비해 많이 바뀐 것이 사실이다. 농촌은 현대화되었고 농민들은 대학생들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의 집단을 만들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몇몇 농활은 과거와 같은 성격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올해 9월 고려대 총학생회는 지나친 정치색을 띄고 정치 교육 등이 진행되는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의 농활 기조에 더 이상 따르지 않기로 했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한대련 소속으로 여름농활에 나서는 학교는 1개 대학 총학생회 및 약70개 단과대학 학생회로 작년 같은 기간의 약30개 대학 총학생회 및 약90개 단과대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에는 성균관대가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농활은 봉사활동이 아니라며 농활을 이 학교가 졸업요건으로 제시하는 품성 가운데 하나인 ‘인성품’에 해당하는 봉사활동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현재 농촌에 필요한 것은 계몽, 정치의식화, 단순 일손 돕기가 아니다. 농활은 취업난에서 살아남고자 스펙을 쌓으려 하는 대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돼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기존의 농활은 대학생들이 자신의 전공과 연계된 재능기부를 통해 농촌봉사와 경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농활로 변모해야 할 것이다.

최근 좋은 예들이 많아졌다. 스킨스쿠버 교육을 받은 한국해양대 학생들이 어촌에 가서 해변의 폐그물을 치우고, 소형 선박을 수리 및 도색해 주기도 했다. 건축학과 학생들은 농촌의 노후주택을 수리해주고, 수의대 학생들은 가축을 진료하는 농활도 있다. 이런 농활은 대학생들이 가진 전문지식을 농어촌에 접목함으로써 실질적으로 농어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농어촌 공동체의 활력을 증진시키는 동시에 나아가 마을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또한 농활의 전문성 향상은 정치적 도구로만 쓰인다는 농활에 대한 편견은 없어지고 농활의 위상은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