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여름 농민학생연대활동(농활) 참가자가 1990년대 이후 감소하고 있다. 그 이유는 농촌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 하락과 공동체의 비활성화 등으로 분석된다.

총학생회(총학)에 따르면 6월25일~7월2일 총학과 동아리연합회(동연), 풍물패연합이 주최한 여름 농활에 참석한 인원은 약50명이었다. 건강과학대학, 약학대학, 사회과학대학 3개 단과대학(단대)에서 각각 따로 농활대를 모집해 다녀온 인원을 합하면 약100명이다.

이는 농활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졌던 1980~90년대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든 수치다. 1989년 7월24일자 본지가 보도한 ‘정부의 농활 탄압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끝나’ 기사에 따르면 당해 여름 농활에 참석한 인원은 약350명으로 경북 안동시 등지에 파견됐다. 농활 입성식 도중 농민회 회장이 연행되는 등의 혼란한 사회 분위기에도 적지 않은 학생들이 참여했다.

1980~90년대의 농활은 규모도 컸으며 지역과의 지속적인 교류도 있었다. 같은 해 9월30일~10월3일 농활대가 방문한 지역으로 가을 농활대가 다시 파견되는 등 계절별로 농활대가 모집됐다. 이후 본교 농활대는 7년간 경북 안동과 인근 지역으로 파견됐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진다. 2001년 12월3일 본지 보도에 따르면 당해 7월 경남 고령에서 열린 농활대에 참석한 인원은 180명에 지나지 않았다. 작년 6월25일~7월3일 충남 서천에서 열린 여름 농활에는 약100명이 참석했다.

농활 참가자수 감소의 이유는 1980년대에는 우루과이라운드(보호 무역주의의 철폐를 목적으로 하는 관세 무역 일반 협정(GATT)의 새로운 다국간 무역 협상을 이르는 말)로 인한 농가 파산, 식량자급률 감소 등 농촌과 관련된 사회적 이슈가 중요하게 다뤄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해당 이슈에 대한 관심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1988년 발행된 『농활:학생농촌활동의 길잡이』는 “농활의 의의는 농민과 학생의 연대투쟁의 일환”이라며 “정부의 저농산물가격정책, 농가간 빈부격차 해결 등 현안을 위해 전략적으로 투쟁해야 한다”고 적고 있다. 

국민대 배규한 교수(사회학과)의 『학생운동과 대학생자치활동』에 따르면 1970~80년대의 농활은 농민의 의식화와 사회 구조 개혁 활동 등 사회 참여적 요소를 강하게 가졌다. 1990년대 이후의 농활은 농사일 체험과 부족한 일손을 돕는 봉사활동적인 면이 강조됐다.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학 활동이 다양하다는 것도 농활 참여 학생이 줄어드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취업을 위한 ‘스펙’으로 남을 수 있는 해외봉사나 연수에 비해 선호도가 떨어지게 된 것이다. 조예대 ㄱ씨는 “수업이 없는 방학 동안에 외국어 시험 준비 등을 해야 하는데 중간에 농활을 위해 일주일 이상의 시간을 내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본교 농활의 경우 과 공동체의 인원 동원력이 낮은 것이 참가자 수가 적은 요인이다. 타대의 경우 농활은 과 공동체에서 새내기가 참여하는 연례행사로 치러진다. 이번 농활대에 참여한 신하영(분생․12)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농활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단대에서 따로 모집하지 않아 총학 대자보를 보고 참석하게 됐다”며 “15명 정도가 같은 마을에 있었는데 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고 그 중 새내기는 3명이었다”고 말했다.

정나위 총학생회장은 “본교의 농활은 반 제도를 통해 새내기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타대의 농활과 다르다”며 “과 공동체가 활성화될수록 학생 사회 안에서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 대표는 “참여율을 늘리기 위해 대동제가 끝난 후 3주간 강의실 방문, 대자보 등을 통해 농활을 홍보했다”며 “총학 농활대 5분의 1 정도가 단체 소속이 아닌 대자보를 보고 참여한 학생”이라고 말했다.

과․단위 공동체가 유지되는 몇몇 타대의 경우 농활의 규모가 유지되고 있다. 고려대 올해 농활에는 충북 괴산군, 음성군, 강원 춘천 등 지역에 약500명의 11개 단대 학생이 참석했다. 올해 고려대 동아리연합회의 농활 주체를 담당한 권혁연씨는 “동아리연합회에서만 약70명 정도가 참여했는데 보통 여름 농활이 전통인 동아리의 부원”이라며 “과․단위 활동을 위해 대부분 새내기들이 참석해 전통을 이어간다”고 말했다.

연세대 역시 충남 논산으로 간 올해 농활에 9개 단위 약500명이 참여했다. 연세대 동아리연합회 사무국원 홍성현씨는 “농민들과 함께하는 보람 있는 시간에 대해 선배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듣고 참석하게 됐다”며 “참여자는 보통 1, 2학년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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