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의 다양한 활동 참여 경험은 삶을 풍요롭게 한다. 활동 참여에 대한 동기와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부분이 내적인 동기에 의한 것으로 외적인 보상이 우선되지는 않는다. 지내다보면 우연히 잠재의식 속에 감추어져 있었던 활동의 경험이 문득 한 사건이 계기가 되어 자신을 지탱해주고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접하면서 발생하는 예기치 않은 다양한 상황을 이해하고, 때로는 힘든 시간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내면의 힘을 인지할 때가 있다. 나의 개인적인 경험이기는 하나 대학에서의 봉사활동이 이러한 삶의 저력을 길러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대학에서 제공하는 교과목의 대부분은 전공과 관련된 학문적인 이론과 지식 습득에 필요한 교과목으로 구성되어 있고, 대학 졸업 후 갖게 되는 다양한 직업 상황에 대처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실천적 지식을 제공하는 교과목은 많지 않다. 그러므로 대학 재학 중에는 졸업 후 사회인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직업관련 지식과 인간관계기술 그리고 리더십 등을 익히거나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 또한 상대적으로 적다. 더욱이 교육관련 직업을 갖기 위한 전공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전공지식 이외에 원만한 인격을 쌓고 다양한 교수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를 위한 시간이 충분하지 못하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나는 개인적으로 체육전공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과 외 활동에 참여하여 현장경험의 기회를 갖도록 권유한다. 이중에 하나가 전공 관련 봉사활동이다. 언젠가 한번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학과 외의 활동을 제시한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처럼 학과 외 활동은 학과활동 못지않게 잠재적인 교육 의미를 갖고 더 현실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자신의 학창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 있게 학생들에게 봉사활동을 권유하게 된 것은 봉사 활동을 통해 경험한 세계가 자신의 삶의 밑거름이 되며, 세상을 보는 눈을 갖게 하였기 때문이다. 대학 학부생 시기에 몇몇 학생들과 함께 사비를 들여 봉천동 꼭대기에 야학을 열고 학생들을 모집하여 지도하였던 시간들 그리고 농촌봉사활동은 지금도 생각하면 뿌듯하고 귀중한 추억이 되고 있다. 이를 통해 만난 학생교사들은 모두 사회에서 열심히 자신의 몫을 해내는 중견들로 같은 시기를 함께하는 삶의 동반자들이 되어 나의 주변을 든든하게 한다.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추억 이상의 의미로 남아 있는 것은 그 시기가 아니면 가질 수 없었던 소중한 경험이 현재 자신의 삶의 일부를 지탱해주는 원천으로 연계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 학창 시기의 경험을 토대로 개인적인 확신과 의지를 갖고 자신 있게 학생들에게 봉사활동을 권하게 되었고, 보다 안정된 활동이 되기 위해서는 동아리를 구성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어 학생들에게 적극 추천하였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체육학과에 ‘이색(E.S,E,C)’이라는 봉사동아리가 탄생하였는데, 단 한명으로 시작된 동아리가 원활한 활동에 필요한 회원 수를 확보하면서 운영되기 까지 몇 년 간의 시간이 필요하였다. 이제는 안정된 동아리로 학생들이 열심히 참여하는 것을 보면 전공 관련 봉사동아리 활동이 학생 개개인에게 주는 의미를 간접적으로 헤아릴 수 있다. 그리고 나와 함께 동아리 운영에 참여하였던 박사 과정 학생은 체육전공연계 봉사활동 경험의 교육적 가치를 탐색하는 것을 주제로 하여 박사 학위논문까지 썼다.

전공연계 봉사활동의 교육적 가치는 대학교육이 추구하는 ‘전인적 전문인 양성’ 이라는 목적 측면에서도 살펴볼 수 있는데, 봉사 활동을 통해 어려움, 즐거움 그리고 대학에서 습득한 전공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고, 가르침을 통해 성장하는 학생들을 볼 때 재차 대학에서의 봉사활동 생활의 귀중함을 느끼게 된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학업과  졸업 후의 진로를 위한 스펙 쌓기 그리고 학비 또는 용돈조달을 위한 아르바이트 등으로 바쁜 학생들에게 봉사활동 참여권유는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제안일 수도 있다. 봉사활동 체험을 통해 터득한 나만의 경험지식이 나를 지탱해주는 원천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한참 후의 일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선경험자로서 그 가치와 의미를 강조하고 싶어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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