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싸고 좋은 품질의 화장품을 사용하면서 만족스러운 것에서 끝나는 소비자들은 많지만 저렴하고 고품질의 화장품이 제조되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치는지 궁금해 하는 소비자들은 극히 드물 것이다.

  화장품이 사람 피부에 닿았을 때 효과는 확실한지 그리고 부작용은 없는지 검증하는 피부 안정성 테스트는 필수적인 화장품 제조 과정 중의 하나다. 대다수의 화장품 회사들은 이 과정에서 토끼, 강아지, 원숭이를 비롯한 작고 순한 동물들을 이용한 ‘동물실험’을 실시한다. 동물의 피부조직이나 세포를 채취해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동물 그 자체를 사용해서 실험 도중에 심한 부상을 입히거나 심지어는 죽음으로까지 내모는 것이 화장품 안전성 검증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화장품 제조 과정에 있어서 ‘동물실험’은 필수적인 것일까? 대답은 ‘아니다’이다.  많은 화장품 회사들은 대체방안이 있는 걸 알면서도 저비용, 단기간의 과정 그리고 낮은 동물권 의식을 이유로 동물실험을 강행하곤 한다. 이것이 기업 내부의 실질적인 이유지만 안정성을 확실히 검증할 수 있는 과정이라며 소비자를 안심시키는 표면적인 이유를 내세운다. 사람과 동물의 유사성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동물과 사람이 공유하는 질병은 1.16%에 불과하다고 한다. 또한 사람마다 생리적 구조도 다르기 때문에 동물실험으로 검증할 수 있는 화장품의 안정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결론적으로는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한 동물실험의 비합리성이 어느 정도 입증되었기 때문에 무고한 동물의 희생을 막고 피부 안정성 검증에서도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체방법을 채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물실험 대체방안으로는 살아있는 인간 배양세포를 사용한 피부과 테스트 과정이 있다. 인간의 피부 전층을 재현한 실험용 모델인 ‘네오덤’을 이용해 피부독성, 투과성, 상처 치유 등을 검증한다. 이때 단순히 얼굴의 피부 조직 외의 각막 등의 상피 세포를 이용해 다양한 신체 부위의 부작용도 알아볼 수 있다. 화장품은 사람의 피부에 바르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의 피부조직과 세포를 실험에 이용한다면 유효성과 안전성 면에서는 동물실험과 비교할 수 없이 더 확실하고 정확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친환경 이슈에 둔감한 국내 사회 전반에는 화장품 회사나 제약회사의 ‘동물실험’이 생소한 이슈다. 이제는 기업 차원에서 ‘동물실험 반대’가 하나의 특수 이념이나 기능이 아니라 보편적인 이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든 화장품 회사가 동물실험을 전면 실시하지 않는 실천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내다볼 수 있는 학교, 가정, 사회에서의 보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동물보호 교육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동물실험의 실태, 동물실험의 불필요성과 비윤리성, 동물실험의 대체방안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 개인과 사회의 인식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렇게 작고 큰 변화를 기점으로 국내에서도 기업의 동물실험을 전면 금지하고 동물실험을 거친 제품을 판매할 경우 엄중한 처벌을 내리는 법안이 고려되고 통과되어야 할 것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부분은 ‘동물보호’라는 중요한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며 본인부터 친환경 이념을 실천할 수 있는 개인의 능동적인 자세일 것이다. 화장품은 사람을 더 아름답고 자신감 있게 만들어주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필수적인 제품이 되었다. 외적인 아름다움을 위해서 화장품을 사용한다면 작은 생명이라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마음이 담긴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내적 아름다움 그리고 진정한 아름다움까지 추구하는 진정한 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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