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6월5일은 세계환경의 날이다. 1972년 스웨덴에서 열린 ‘유엔환경회의’에 따라 유엔환경계획(UNEP,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은 1987년부터 매년 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주제를 선정, 발표하고 대륙별로 돌아가며 한 나라를 정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행사 개최국은 브라질이며, 한국어 공식 슬로건은 ‘녹색경제: 당신이 주인공입니다(원제: Green Economy: Does it include you?)’다.

녹색경제는 화석연료의 사용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녹색기술과 산업을 육성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경제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재작년부터 경제와 환경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법률로 제정해 시행하는 등 녹색경제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녹색경제의 주된 해결과제인 지구온난화를 관련 책을 통해 살펴봤다.


△온실효과와 온실가스 바로 이해하기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크게 지구에 존재하는 자연적인 온실기체와 인간 활동이 생성한 온실기체로 구분할 수 있다. 온난화의 주요 원인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등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온실 기체의 농도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기후변화협약 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당사국총회에서 지정한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으로 6가지다.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의 저자는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건물 냉난방을 할 때 발생된 탄소가 열을 붙들고 있으면서 지구의 대기를 점점 더워지게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흔히 온실효과의 주범으로 프레온 가스, 이산화탄소 등을 꼽지만 「괴짜생태학」에서 말하는 주요인은 자연적인 온실기체인 수증기와 메탄가스다. 수증기는 온실효과를 일으키지만 인간의 활동에 의해 그 총량이 변하는 것이 아니므로 언급되지 않을 뿐이다. 온실가스 중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는 양이 적지만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보다 23배 크다. 시베리아의 땅이 녹기 시작하면서 매장된 메탄이 방출되기 시작했는데, 이곳에서 하루 배출되는 메탄의 양은 미국 사람들이 매일 방출하는 온실가스보다 더 큰 온실효과를 낸다.

저자에 따르면 탄소는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원소임에도 대기중에 지나치게 많으면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된다. 지구상의 탄소는 빅뱅으로부터 만들어진 별의 먼지로 태초부터 있었다. 저자는 소수의 핵 과학자를 제외하면 누구도 탄소를 생산하거나 소비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온실가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도 마찬가지다.

「괴짜생태학」의 저자는 온실효과는 그 자체로 나쁜 것이 아니라고 언급한다. 어느 정도의 온실효과는 지구의 평균 온도를 유지시켜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다. 만약 지구에 온실효과가 없다면 지구의 온도는 섭씨 영하18도로 떨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가 너무 많으면 행성 전체의 온도가 지나치게 올라간다.


△탄소 상쇄 제도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과 한계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 가스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생활 곳곳에서 배출된다. 이에 사람들은 환경적으로 책임감을 느껴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상쇄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교토 의정서의 부속 국가들은 공동 이행 제도를 통해 선진국끼리 온실가스를 줄이는 기술을 교환하고,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온실가스를 줄인 만큼 감축분을 인정받아 탄소 배출권을 확보할 수도 있다. 2005년에는 교토 의정서 발효에 맞춰 세계적으로 가장 규모가 큰 다국적 온실가스 배출거래 시스템인 ‘유럽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온실가스와 관련한 ‘탄소중립’ 등의 개념들을 정립하고 이를 정확히 파악하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온실가스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의 발생과 관련한 탄소 중립은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모두 상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상쇄량이 일치하는 상태다. 탄소 상쇄는 어떤 활동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에 상응하는 수주의 비용을 치르거나 감축 활동을 통해 탄소 중립 상태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탄소 상쇄 제도는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비행기를 타는 등의 행동이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배출했는지 계산해주는 탄소 계산기를 통해 그 양을 측정해 이뤄진다.

탄소 상쇄 제도가 시행되자 문제점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했다. 탄소 상쇄 프로젝트는 1989년 미국에서 민간 전력 회사가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세우면서 과테말라에 5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기로 계획해 처음 시작됐다. 이 프로젝트는 탄소 상쇄 제도의 문제점을 보여주었다. 과테말라에 새로 심은 외래종 나무들은 낯선 생태계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고 토지도 황폐해졌다. 프로젝트가 시작된 뒤 10년 후의 평가에서 이는 처음 세운 탄소 상쇄 목표를 거의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에 「공기를 팝니다」의 저자는 탄소 상쇄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가 제기하는 의문은 두 가지다. 첫째, 실제로 ‘탄소 중립’ 상태가 되는데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산화탄소 상쇄량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 둘째로는 이산화탄소를 상쇄하기 위해 나무를 심어도 나무가 저장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나 기간이 추정치에 따라 편차가 크다. 저자는 우리가 ‘탄소 중립이나 탄소시장을 통해 정말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을까?’란 질문에 누구도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언급했다.

저자는 탄소 상쇄 제도가 ‘그린워시(‘green’과 겉치레라는 뜻의 ‘whitewash’를 합친 말로 기업이 실제로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치거나 환경 보호에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으면서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워 기업 이미지를 좋게 포장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는 점에서 탄소 상쇄 제도의 한계를 지적한다.

△녹색 경제가 제안하는 대안과 미래

이에 녹색 경제는 일상생활에서 실천 가능하며 보다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그린쇼크」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것이 정부나 기업 주도의 거대 담론이 아니라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제품에 탄소라벨을 붙이는 제도인 ‘탄소라벨링 제도’를 예로 든다. 탄소라벨에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생산, 수송, 유통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관한 정보가 담겨져 있다. 이는 영국, 스웨덴, 우리나라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소비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고려해 제품을 선택함으로써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서 전기, 수도 사용량 등을 비교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 포인트를 적립해 아파트 관리비를 낼 수 있는 등의 ‘탄소포인트 제도’를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녹색 경제는 국가 차원에서 무역을 할 때 ‘녹색보호주의’와 같은 형태로 나타난다. ‘녹색보호주의’란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환경 정책을 수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내세운다. 실질적으로는 국가가 무역 시 외국기업의 자국시장 접근을 제외하고 자국 기업의 환경 관련 분야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정책이다. 실제로 미국은 ‘포괄적 기후변화협약’에 의해 2020년부터 탄소 관세를 부과하는 규정을 포함했고, 유럽연합에서는 에너지 효율이 낮은 가전제품 판매를 금지했다.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육성하려는 녹색 경제에 발맞춰 화석 연료의 대안이 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보급과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에너지별 발전 단가를 비교했을 때 신재생에너지의 하나인 태양광은 기존의 화석연료에 비해 약8배 비싸다. 그럼에도 화석연료 매장량이 바닥을 드러내고 친환경적인 에너지 개발이 요구되는 국제 추세에 발맞춰 세계적인 기업들이 태양전지 개발에 나서는 등 신재생에너지기술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린쇼크」의 저자는 이러한 기술 개발과 보급 사이에 균형을 맞추고 태양광발전에서 국내산 소재를 개발하는 고부가가치 분야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해초, 곡물, 파도 등 지구의 모든 자원이 미래 에너지로 변환돼 자원순환형 지구촌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언급한다. 대표적으로 농림, 화학, 유통 등이 결합한 바이오에너지는 거의 개발되지 않았지만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에너지로 평가받고 있다.

 

기사와 함께 읽어보세요

괴짜생태학

브라이언 클레그 지음│김승욱 옮김│웅진지식하우스│2010.09.17│378쪽│15,000원│

 

이 책의 저자인 브라이언 클레그는 케임브리지대에서 실험물리학을 전공한 자연과학자다.「괴짜생태학」은 ‘우리가 남기는 탄소발자국이 정말 심각한 수준일까?’, ‘유기농 식품은 몸에 좋을까?’ 등의 우리가 흔히 잘못 알고 있는 많은 환경 문제를 짚어보게 해 환경문제에 대한 진실을 알려준다. 또한 합리적인 경제 논리로 시작해야 지구를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 책은 영국 에덴 프로젝트 선정도서로 지정되기도 했다.

 

생태적 경제기적

프란츠 알트 지음│박진희 옮김│양문│2004.3.20│209쪽│9,000원│

 

「생태적 경제기적」은 회의적이고 부정적인 환경주의를 비판하며 희망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운동이 환경에 진정으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저자인 프란츠 알트는 생태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좋은 기술을 지혜롭게 이용한다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보행과 자전거, 전차 중심의 교통정책, 임금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 대신 적게 일하고 적게 받는 완전고용 등을 주장한다.

 

그린쇼크

매일경제 녹색성장팀 지음│매일경제신문사│2009.12.05│268쪽│14,000원│

 

「그린쇼크」는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 21세기 기업들이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할지를 보여준다. 책에 발간된 2009년은 전 세계 각국이 녹색산업의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려는 노력 속에서 환경과 에너지, 정보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데 총력을 기울였던 시기다. 이 책은 주요 선진국 사례와 녹색생활 실천방안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공기를 팝니다

케빈 스미스 지음│이유진, 최수산 옮김│2010.04.10│208쪽│10,000원│

공기를 팝니다」는 탄소시장을 통해 탄소를 상쇄하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탄소 상쇄 기업을 비판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탄소 상쇄의 여러 문제점들을 짚으며, 탄소 상쇄는 에너지를 마음껏 써야 이득인 사람과 기업과 국가에게 면죄부를 줄 뿐이라고 강조한다. 인도, 우간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진행된 탄소 상쇄 프로젝트를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한다.

환경지식의 재발견(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이진아 지음│책장│2008.03.01│285쪽│11,000원│

 

「환경지식의 재발견」은 지구환경이 인간의 잘못으로 어떻게 파괴돼왔는지를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은 지구과학과 인류학 연구를 통해 토대로 현대문명의 이기와 지구 환경과의 불편한 진실을 다양한 관점에서 파헤친다. 환경사의 관점에서 바라본 역사와 유럽식 환경 위기 극복 사례 등을 통해 지구에서 일어나는 환경 변화를 지혜로 넘어서는 방법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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