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에 잠을 깨려고 에너지 음료를 자주 마시는 하혜지(정외․11)씨는 에너지 음료를 마실 때마다 머리가 멍해지는 것을 느낀다. 속이 부대끼고 체한 것 같아 소화제를 먹었던 경험도 있다. 하 씨는 “에너지 음료를 마시면 정신이 멀쩡하다기보다는 그냥 눈을 뜨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에너지 음료를 찾는 본교생이 증가하고 있다. 생활협동조합(생협)에서 에너지 음료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올해 3~4월 에너지 음료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1.79%포인트 증가했다. 작년 생협 내의 유일한 에너지 음료였던 핫식스는 전체 음료 19만2천711개 중 357개(0.18%)가 판매됐으며, 올해는 생협에 핫식스, 레드불, 번인텐스 등 3종의 에너지 음료가 들어와 전체 음료 19만4천932개 중 3천853개(1.97%)가 팔렸다. 1년 사이에 판매량이 약11배 증가한 것이다.

힘이 나게 한다는 뜻과 달리 에너지 음료는 카페인을 함유해 단순한 각성효과를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표적으로 핫식스 250ml에는 천연과라나 카페인 80mg과 타우린 1000mg이 들어있고, 그 외 액상과당, 구연산나트륨, 합성착향료, 카라멜색소 등이 들어있다. 레드불 250ml에도 62.5mg의 카페인이 함유돼있고, 몬스터 에너지 473ml에는 164mg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건강한사회를위한약사회’(건약)는 14일 에너지음료의 오남용에 대한 경고문을 건약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경고문에 따르면, “지치지 않는 체력! 놀라운 집중력!”과 같이 광고에서 흔히 말하는 에너지음료의 효과는 카페인의 각성효과에 의한 것이다. 건약 유경숙 사무국장은 “에너지 음료에는 커피와 비슷한 양의 카페인이 포함돼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몸에 안 좋다는 인식을 하지 못한 채 쉽게 마신다”며 “커피 1~2잔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시험기간에 과용하는 에너지 음료는 문제”라고 말했다.

카페인은 산성이 강해 많은 양을 섭취하면 위에 염증을 일으키며 칼슘 균형에 영향을 미쳐 골다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뼈의 부실화를 막아 골다공증의 발생을 억제해주는 에스트로겐이 완경(월경이 끝난 시기부터 수명이 다할 때까지의 기간)과 함께 감소하면서 골다공증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에 카페인 섭취가 건강에 좋지 않다. 조미숙 교수(식품영양학과)는 “많은 여성들이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여성의 카페인 과다섭취는 더욱 좋지 않다”며 “그래서 의사들은 1일 카페인 섭취를 100mg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권고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음료에는 각종 첨가물이 들어가 있어 카페인 함유량이 비슷한 커피보다 건강에 더 좋지 않다. 일반적으로, 에너지음료에는 맛을 내기 위한 고과당 옥수수 시럽(high fructose corn syrup)이 들어가 있다. 일반 설탕보다 싸고 단맛이 강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청량음료에 함유돼있다. 미국임상영약학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실린 연구에서 연구원들이 28년간 조사대상 남녀를 추적한 결과 모든 청량음료는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켰다. 고광석 교수(식품영양학과)는 “그 외에 에너지음료 고유의 향을 내는 인공 감미료나 색소, 방부제 등을 생각하면 에너지음료는 몸에 해로운 셈”이라고 경고하며 “에너지음료를 마시면 힘이 난다고 느끼는 이유는 플라시보 효과(치료에 도움이 되는 약이 아닌데도 믿고 복용함으로써 환자에게 영향을 주는 현상)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피로회복제로 알려진 타우린은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합성되고, 일정 필요 용량 이상 섭취하면 외부로 배출된다. 고 교수는 “음료를 섭취해서 경험할 수 있는 타우린의 효과는 미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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