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26주년을 맞아 교내 곳곳에서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5월29일엔 ‘대음악회’가 열렸다. 창립기념일인 5월31일에는 창립 기념식 후 곧바로 ‘ECC Valley 한마당’이 열렸고 총장공관 앞, 생활환경관 등에서 오찬이 이어졌다. 이후 동창의 날 행사가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관련기사4면>

△차이코프스키의 선율로 대강당을 채운 대음악회

바이올리니스트 알렉산더 트로스티얀스키(Alexander Trostiansky)의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35' 연주가 끝나자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곧이어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일부 관객은 앵콜을 외쳤고 연주자는 무려 세 번의 인사와 함께 앵콜 공연을 펼치는 성의를 보였다.

5월29일 오후7시 대강당에서 ‘이화 126주년 대음악회’가 열렸다. 이날 음악회에는 김선욱 총장, 음악대학(음대) 채문경 학장을 비롯한 교직원과 졸업생, 재학생 등이 참석했다.

‘세상을 위한 아름다운 변화-소통·나눔·섬김’을 주제로 한 이번 대음악회에서는 러시아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이 연주됐다. 창립 126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126명의 음대생으로 구성된 이화오케스트라와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한 러시아 음악가들이 총4곡을 협연했다.

하프의 반주와 바이올린 연주로 환상적인 선율을 선사하는 차이코프스키의 ‘The Sleeping Beauty’Op.66 <Panorama>가 연주회의 막이 올랐다. 공연에 참여한 김예린(관현·09)씨는 “권위 있는 콩쿨에 입상한 연주자들과 함께 무대에 설 수 있어 영광”이라며 “단원들이 수업과 연습의 고된 스케줄을 소화해 가며 3월부터 연습한 곡인데 공연이 잘 마무리 돼 보람차다”고 말했다.

러시아 바이올리니스트 알렉산더 트로스티얀스키(Alexander Trostiansky)는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35'를 통해 러시아 음악의 웅장함을 표현했다. 알렉산더 트로스티얀스키는 “오케스트라와 연주자의 호흡이 중요한 무대였는데 이화오케스트라가 유연하게 연주해줘 집중할 수 있었다”며 “열정적인 관객들이 연주에 몰입한 것이 느껴져 앵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진 무대에서는 첼리스트 키릴 로딘(Kirill Rodin)이 첼로와 관현악연주로 구성돼 화려한 분위기를 구성하는 ‘Variation on a Rococo Theme in A Major, Op.33'를 이화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키릴 로딘은 “오늘 리허설을 처음 했음에도 이런 연주가 가능한 것은 이화오케스트라의 수준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관객들의 수준 높은 관람 태도에도 감명 받았다”고 했다.

공연을 관람한 이승현(방영·10)씨는 “협연한 연주자들의 연주곡 뿐 아니라 앵콜곡까지 모두 감명 깊었다”며 “앞으로 학교 내에 이런 의미있는 음악회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화의 126년 역사 되짚은 기념식

“이화의 126년 역사는 시대의 요청에 귀 기울이고 사회적 사명을 다하기 위한 도전과 모험의 역사입니다. 이제 이화는 국내를 넘어 세계 여성 리더를 양성하는 지성공동체라는 새로운 비전을 갖고 글로벌 여성 교육의 허브가 되도록 도전할 것입니다.”

창립 126주년 기념식이 창립기념일 오전10시 대강당에서 김선욱 총장의 기념식사로 막을 올렸다. 이후 제14회 자랑스러운 이화인상과 제8회 이화학술상 시상식이 이어졌다. 자랑스러운 이화인상은 하와이주립대 한국문학과 김영희(영문‧64년졸) 교수가 수상했다. 김 교수는 현재 해외에서 활동 중인 한국문학 분야의 유일한 한국 여성 정교수로, 약20년 동안 미국에서 한국학 발전을 위해 힘써온 점을 인정받아 상을 받았다.

김영희 교수는 “한국 신여성 연구는 이화의 전통과 업적에 대한 평가와 맞닿아 있다”며 ”앞으로 모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하며, 자랑스러운 이화인상이 제 연구 활동의 후광과 기폭제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제8회 이화학술상 수상자로는 대학원 바이오융합과학과 최진호 교수(화학‧나노과학과)가 선정됐다. 최 교수는 나노DNA바코드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과학 전분야를 융합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진호 교수는 “매해 새로운 연구영역에 도전하기 위해 융합학문 테마를 구상한다”며 “새로운 학문적 장르의 경험에서 얻어진 지식이 자양분으로 내 연구에 그대로 묻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식에서는 음대 합창단과 이화오케스트라가 공연을 하기도 했다. 박신화 교수(성악과)가 지도하는 음대 합창단이 ‘시편 150편’을 부르고, 성기선 교수(관현악과)가 지휘한 이화오케스트라가 ‘Hungarian Dance(헝가리 무곡) No.6’를 연주했다.

근속 교직원 표창식도 이어졌다. 30년 근속 교직원 16명, 20년 근속 교직원 31명, 10년 근속 교직원 54명이 표창을 받았다.

기념식에 참석한 문보라(경제‧11)씨는 “훌륭한 동문을 배출한 이화의 역사와 창립기념일을 맞아 한복을 입고 한자리에 모인 선배님들을 보며 뿌듯했다”며 “이화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더 깊어졌다”고 말했다.

△이화의 사랑과 봉사 정신 두드러진 동창의 날

 기념식이 끝난 후 대강당에서는 창립 126주년 기념 ‘동창의 날’이 열렸다. 오후2시에 진행된 이날 행사는 총동창회 김효신 총무, 이경옥 회우부장의 사회로 기념식, ‘올해의 이화인’ 선정, 회보경연대회, 합창제 순으로 진행됐다. 올해의 이화인에는 문화를 접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다양한 문화공연을 보여주는 문화단체 ‘문화를 나누는 사람들’ 어미화(불문·82년졸) 이사, 유승희(기독‧85년졸) 19대 국회의원 등 41명의 졸업생이 선정됐다.

 조종남 동창회장은 개회사에서 “오늘날 눈부신 이화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봉사하신 스승과 동창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제7회 ‘회보경연대회 시상식’도 진행됐다. 회보경연대회에서는 구성과 디자인이 우수한 동창회보를 만든 단과대학(단대) 동창회에 상이 수여됐다. 올해는 의과대학에서 발간한 동창회보가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아 금상을 차지했다.

 졸업생 합창제에는 단대 동창생으로 구성된 합창단이 참가했다. 법과대학은 ‘아름다운 강산’, 약학대학은 ‘사랑은 영원하네’, 자연과학대학은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조형예술대학은 ‘장미’를 각각 공연했다. 음대 동아리 ‘이음회’와 건강과학대학 동아리 ‘댄스 연구회’는 특별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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