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어느 봄날 나는 ECC를 거쳐 사범대로 가기위해 1번 출구로 들어섰다. 상쾌한 아침, 출구에서 가장 가까운 쓰레기통 위의 수많은 플라스틱 컵들이 먼저 눈에 들어와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발을 돌려 사범대 쪽으로 향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출구 옆 쓰레기통 위에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온갖 종류의 컵들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꼭 컵들의 원래 자리가 ‘쓰레기 통 위’인 듯 했다.

  ‘리더십 훈련’수업 중 그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왔다. Social Action Project를 시행하는 과제가 주어졌고 나는 김남희(경영․10), 서슬기(통계․10) 친구와 함께 ‘쓰레기통 위’를 깨끗이 만들기 위한 변화를 시작했다.

  프로젝트를 실행하며 설문을 해보니 쓰레기통 위에 컵을 버리는 이유가 귀찮음뿐만 아니라 플라스틱을 버릴 수 있다는 안내 스티커가 붙어있지 않기 때문임을 알았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들이 플라스틱 컵을 분리수거 할 수 있도록 ‘플라스틱’이라는 말과 그림이 함께 있는 스티커를 쓰레기통에 붙여 컵이 들어가야 할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또한, 사람들이 이런 조치가 취해졌는지 알 수 있도록 쓰레기통 바로 뒤 벽에 포스터를 붙였다. 이제 드디어 플라스틱 컵들에게 자신들이 가야할 집이 생긴 것이다.

  여러분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남은 음료를 통에 분리하기 귀찮다는 이유로, 남들이 올렸다는 이유로 자연스레 쓰레기통 위에 컵을 올리고 가지는 않는가. 이제는 들어가야 할 집이 생긴 플라스틱 컵들을 잘 귀가 시켜주었으면 한다. 여러분 덕분에 캠퍼스가 예쁘다고 소문난 이화여대는 쓰레기통마저 아름다울 테니까!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