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학생에게 들어보는 ‘동해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
한·중·일 학생에게 들어보는 ‘동해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
  • 박선영 기자
  • 승인 2012.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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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 문제’를 두고 한․일 양 국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한국이 ‘동해 병기’를 주장하는 반면 일본은 ‘일본해’ 단독 표기를 고수하고 있다. 현재 동해 표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에는 크게 ▲동해 단독 표기 ▲동해‧일본해 병기 ▲일본해 단독 표기 ▲제3명칭 사용 등이 있다. 본교에 재학 중인 한국인‧일본인‧중국인 학생들은 ‘동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들어봤다.
 
△장인주(영문‧08)씨 “가장 이상적인 안은 동해 단독 표기, 그러나 현실적으로 동해 병기부터 실현해야”

 장인주씨는 반크 글로벌역사외교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반크 단원으로서 본인의 블로그를 통해 ‘동해 표기’를 홍보하고 외국 출판사‧언론 매체 등에 오류 시정 요구를 하고 있다.

 장씨는 현재 가장 실현 가능한 방안으로 ‘동해‧일본해 병기’를 들었다.

 “동해가 동아시아에서 쓰인 기간은 일본해와 비교해 봤을 때 약 2천년 정도 오래 됐기 때문에 동해로 표기하는 것이 맞죠. 처음에는 동해병기와 제3명칭을 짓는 것조차도 수긍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장기화되는 외교전과 국제수로기구총회(IHO)에서 제3국 역시 동해 문제에 대해 섣불리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을 지켜보며 우선 병기를 하는 방향으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그는 동해 표기 문제를 분쟁화하는 것에 대해 찬성했다. 이미 세계 각국의 교과서와 지도에 ‘Sea of Japan’ 표기가 많아 일본해가 맞다는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동해 문제를 이슈화하고 세계의 이목을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 외교에서 동해 표기문제에는 공세적 입장을 취하고 있으므로 국민들 역시 적극적으로 동해표기를 주장하고 이슈화해야해요. 독도 표기의 경우, 우리가 실효적으로 독도를 소유하고 있으므로 분쟁화하기 보다는 한국의 관광지로 적극 홍보해야 합니다. 반면 동해 표기문제는 1928년 이래 일본해로 불려진 것이 일반적이었기에 이를 분쟁화하고 시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는 대학생들이 반크 활동이나 SNS를 통한 홍보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동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거창한 프로젝트만이 동해 문제를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에요.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해 표기 관련 영상을 게시하거나 네티즌과 의견을 공유하는 등 주변의 관심을 일으키는 것만으로도 동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돼요.”

 그는 특히 외국인들에게 동해 문제에 대해 설명할 때 올바른 정보를 제대로 알고 있을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동해 문제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의견을 설명할 때는 좀 더 조심스럽게 얘기해야 합니다. 제가 외국인을 만날 때는 반크가 제공하는 동해가 표기된 세계 지도, 역사 문제 교육 CD 등 동해 홍보 자료를 십분 활용해 설명해요. 외국인 친구들이 많다면 반크에 홍보물을 요청하세요.”

△일본교환학생 메이 나카오씨 “한·일 양국 받아들일 수 있는 제3명칭 만들어야”

 일본 세이센 대학교에 재학 중인 메이 나카오 씨는 본교에 교환학생으로 왔다. 그는 본교 학생들과 ‘전근대 한국사’ 수업을 배우며 동아시아 3국이 직면한 역사 문제에 대해 함께 토론했다. 한국, 중국, 미국, 캐나다 등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며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의 입장도 이해하게 됐다.

 그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우리나라만큼 동해 문제가 크게 이슈화되고 있지 않다. 일본인들은 동해에 대해 배운 적이 없으므로 ‘일본해’라고 부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역시  ‘동해 표기’ 문제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이 타협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며 제3명칭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우리 정부는 자국의 체면과 자존심을 위해 ‘일본해 단독 표기’라는 현재 입장을 결코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 정부 또한 같은 이유로 ‘동해 병기’의 입장을 끝까지 고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한국과 일본의 입장을 모두 담을 수 있는 새 명칭을 만드는 것이 가장 쉬운 해결책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제3명칭은 기존의 ‘동해’와 ‘일본해’를 모두 반영할 수 있는 이름 혹은 두 명칭을 섞은 이름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본(동해+일본해)나 일동(일본해+동해) 같이 한·일 양국이 함께 새로운 이름을 만드는 것이 한·일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동해 문제로 인해 한·일 양국의 관계가 틀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중국교환학생 원하오원씨 “동해 병기가 가장 이상적이나 일본의 완강한 입장 쉽게 변하지 않을 것”

 중국 베이징대학교를 다니는 교환학생 원하오원씨는 평소 동아시아의 역사 논쟁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한국인이 절반인 사학과 전공 수업 ‘Premodern history of Korea’에서 ‘동북공정’에 대한 소신 있는 연설을 하기도 했다.

 그는 ‘동해’보다는 일본해라는 명칭이 더 친숙하다. 그가 초등학교 때 세계지리 선생님으로부터 한국과 일본의 사이에 있는 바다는 일본해라고 배웠던 기억 때문이다. 원씨는 그가 배운 대부분의 교과서와 출판물이 일본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권위있는 신문인 ‘China People’s Daily’ 역시 동해 대신 일본해를 사용해요. 이런 용어 선택이 중국 정부의 입장을 어느 정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독도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는 독도와 다케시마란 명칭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동해 문제와는 다른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동해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취하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로서는 일본해가 대부분의 국가와 국제기관에서 받아들여지는 명칭인 만큼 중국 정부가 일부러 동해 병기를 하자고 나설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원씨는 동해 병기를 가장 바람직한 방법으로 제시하면서도 일본 정부의 완강한 태도가 변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를 드러냈다.

 “일본이 한국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동아시아의 여러 국가가 관련된 영토 분쟁 및 역사 논쟁에 도미노 효과를 일으킬 것입니다. 모든 동아시아 국가들은 평화를 유지할 의무가 있습니다. 한·일 양국이 상호 이해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