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와 주민이 하나되는 문화예술창작공간
예술가와 주민이 하나되는 문화예술창작공간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2.05.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에 문화예술이 스며들고 있다. 지역 주민은 문화예술을 향유하기 위해 먼 길을 나서지 않아도 자신의 지역에서 이를 체험하고 참여할 수 있다.

 올해 정부가 문화정책 추진방향 중 하나로 ‘생활 속의 문화예술·체육·관광 정책 확산으로 국민 모두가 문화의 혜택을 문화국가 실현’을 채택하면서 문화예술과 관련한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있다.

△창작-소통-향유를 지향하는 서울시창작공간

 ‘서울시창작공간’은 중구, 성북구, 서대문구 등 8개 구에 위치한 문화예술 및 창작공간이다. 현재 서교예술실험센터, 금천예술공장, 남산창작센터 등 11곳이 사용하지 않는 동사무소 등 유휴시설을 리모델링해 사용하고 있다. 서울시창작공간은 2008년 서울시의 도심 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서울시창작공간은 창작, 소통, 향유를 연계해 진행한다. 예술인에게는 창작공간 및 창작 지원 서비스를 공급하고, 지역 주민에게는 문화예술 향유와 소통의 기회를 제공한다. 예술인들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자신의 창작공간을 지원받고 지역 주민에게 여러 장르의 문화예술교육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은 창작공간에서 행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간의 등장 배경에 대해 서울문화재단 창작공간사업단 한정희 홍보매니저는 창작자, 주민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이전에는 예술가가 자신만의 공간에서 예술을 하며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에는 예술가들이 사회와 소통하려는 욕구가 커졌다”며 “시민들 또한 민주화가 확산되고 삶이 풍요로워지면서 문화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문학에서 실험예술까지 다루는 서대문구, 마포구 창작공간

 서대문구와 마포구에는 11곳의 서울시창작공간 중 3곳이 위치해있다. 서대문구에는 문학창작가들의 집필촌인 연희문학창작촌와 공연 및 미술 작가들이 입주하고 있는 홍은예술창작센터가 있다. 마포구에는 홍대 앞 문화생태계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위한 서교예술실험센터가 있다.

-주민과 소통하는 문학가들의 집필촌, 연희문학창작촌

 연희문학창작촌의 대표적인 시민 참여 프로그램은 ‘연희목요낭독극장’이다. 연희문학낭독극장은 연희문학창작촌 입주작가를 중심으로 입체낭독, 노래공연, 연극 등 다양한 형식의 무대가 꾸며진다. 2010년 2월부터 진행된 낭독극장은 올해 4월 기준으로 19회의 무대에 작가 49명과 공연 및 관련 예술가 약160명이 참여했다. 한 회당 약200명의 관람객이 참여해 현재까지 약3천200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4월에 열린 ‘행진 203’ 낭독극장에는 「똥개 행진곡」의 김종광 작가, 「개그맨」의 김성중 작가가 초대됐다. 목요낭독극장은 「똥개 행진곡」 의 텍스트를 배우들이 극대화해 낭독한 ‘낭독공연’, 작품에 대한 배경 및 책 이야기를 전하는 ‘초대작가와의 만남’ 등으로 구성된다. 이날은 이우성 시인이 사회를 맡고 김동완, 이소영 배우 및 김상현 성우 등이 낭독극장에 참여했다.

 연희문학낭독극장은 시민을 위한 정기 문학 낭독회로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오후7시30분 야외무대 ‘열림’에서 개최되며, 더 많은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무료로 진행된다.

-다양한 공연 및 미술 프로그램으로 소통하는 홍은예술창작센터

 공연, 미술 등의 창작자가 입주한 홍은예술창작센터의 주민 참여 프로그램은 무용이론워크숍인 ‘몸, 읽다’가 있다. 몸, 읽다는 무용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무용을 쉽게 설명해 일반인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됐다. 문화관광체육부의 ‘2008 문화향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1년 동안 평균 4편의 영화를 보지만, 무용은 연평균 0.03회를 관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의는 현재 무용계에서 활동 중인 개인 및 단체가 사진과 영상 자료를 활용하여 진행된다. 지금까지 무대에 올렸던 작품과 각 작품의 기획의도, 내용 및 움직임 등에 대해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 설명한다. 또한 함께 무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갖는다.

 올해 3월24일~6월23일 12주에 걸쳐 진행되는 ‘몸, 읽다’의 첫째주와 둘째주의 강의를 맡은 유빈댄스의 이나현씨는 사진자료와 영상자료를 활용해 국내·외 현대무용가를 소개했다. 그는 자유롭고 개성적인 표현력을 강조한 이사도라 던컨(Isadora Duncan), 현대무용에 우연성과 즉흥성을 도입한 머스 커닝햄(Merce Cunningham) 등 현대무용계의 무용(안무)가를 소개했다. 또한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무용가인 지리 킬리안(Jiri Kylian), 윌리엄 포사이드(William Forsythe) 등의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도 가졌다.

 홍은예술창작센터 관계자는 “시민들이 집 가까운 곳에서 문화를 향유하고 예술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내 집 앞 ‘예술창작공간’에 많은 시민들이 찾아주셔서 예술을 즐기고 가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은예술가의 입주예술가 백정기씨는 “시민들이 이러한 문화예술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각박한 현실 생활에서도 예술할 때의 상상의식을 유지하며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르를 넘나드는 예술을 공유하는 서교예술실험센터

 서교예술실험센터는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며 동시에 창작품 ‘속’에서 영화를 보는 ‘텐트올데이_'그들 각자의 호(互)시(see)탐탐'’ 프로그램을 12일~30일(수) 진행한다. 작년 텐트를 영화관으로 활용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으로 상영관을 조성해 영화 관람 공간을 제공한다.

 예술가가 직접 영화 및 영상을 선택하고 그 영화로부터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 전시된 상영관으로, 예술가의 창작품이 곧 상영관이 되는 이색 기획전시이다. 이 전시엔 손몽주, 송지은, 장성진, 조경희씨가 참가한다.

  1층 전시실에서 열리는 조경희씨의 ‘콤플렉스 - 불안 - 정체성’은 망사 스타킹과 가방으로 상영관을 꾸민다. 그는 어린 시절 외모 콤플렉스에서 비롯된 숨겨진 욕망에서부터 세포가 분열하듯 자신의 욕심의 변형된 모습을 전시장에 잠식시키듯 망사 스타킹을 퍼지게 설치했다. 그의 전시장에서는 거울을 보면 자신의 얼굴이 괴물처럼 보이는 ‘어글리’와 외모로 인해 차별 대우를 받는 어린 소녀의 이야기인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 등이 상영된다. 관객은 이 작가의 창작품을 감상하는 동시에 작가의 뜻을 파악하며 영화 및 전시를 동시에 향유할 수 있다.

 서울시창작공간은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외부인도 참여할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서울시창작공간 홈페이지(seoulartspace.or.kr)에서 신청하면 된다. 각 프로그램은 종류에 따라 유․무료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