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서 매일 약1천470개의 페트병 생수 팔려…수돗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페트병 생수 소비 촉진

9일 오전11시~오후4시 이화·포스코관(포관) 앞에서 본교 학부생 9명으로 구성된 물대책수립위원회(위원회) ‘생생수다’가 주관하고 서울 상수도 사업본부에서 지원하는 ‘가장 맛있는 물을 찾아라’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학생들에게 페트병 생수(병물, Bottled Water)가 환경 뿐 아니라 인체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이에 수돗물(아리수) 마시기, 텀블러 쓰기 등의 페트병 생수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시중에 판매하는 일반 생수, 프리미엄 생수, 수돗물 간의 블라인드 테스트도 열렸다.

9명의 물대책수립위원들은 페트병 생수에 대한 설명이 적힌 판넬을 들고 학생들에게 페트병 생수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미국에서 사용되는 생수는 연 평균 150억 달러 어치다. 또한 1년에 플라스틱 물병 생산을 위해 연 평균 석유 150만 배럴을 사용하는데 그 양은 미국에 있는 10만대의 차에 주유하고도 충분한 양이다. 500ml 플라스틱 물병 하나를 만드는데 석유가 물병 용량의 1/4만큼 필요한 것이다.

물대책수립위원들은 페트병 자체가 인체에 유해한 점이 적힌 부채를 나눠주기도 했다. 부채에는 페트병이 우리 몸과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간략히 적혀 있다. 위원회는 페트병 자체에 있는 세균과 독성물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위원회에서 검사한 결과 시판되는 16종류 생수 중 절반이 넘는 9개의 생수가 일반세균에 오염되어 있었고 그 가운데 4종류는 항생제에 강한 내성을 가진 병원성세균도 검출됐다.

페트병을 만드는 과정에서 유입되는 강한 독성물질인 안티몬도 우리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안티몬은 페트병을 보다 가볍고 열과 충격에 잘 견디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촉매로 자연 상태의 흙이나 바위에 존재하는 독성물질이다. 위원들에 의하면 생수 16종류에서 안티몬을 측정했는데 안티몬 수치가 낮았던 물도 페트병에 담자 많게는 수백 배 이상 안티몬 양이 증가 했다.

한 쪽에서는 시중에 판매하는 일반 생수, 프리미엄 생수, 수돗물 간의 블라인드테스트가 진행됐다. 위원들이 각각의 물을 나눠주며 ‘어떤 물이 가장 맛있는가’에 대해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번 테스트는 위원회에서 수돗물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재고하기 위해 실시됐다. 결과는 수돗물이 140표로 1위, 프리미엄 생수가 112표로 2위, 일반 생수가 94표로 3위가 나왔다.

블라인드 테스트에 참여한 이지원(광홍·11)씨는 “수돗물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마실 생각조차 안했는데 막상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맛에 큰 차이가 없는 것을 몸소 느끼고 성분에도 별 차이가 없음을 알았다”며 “앞으로 환경보호와 건강을 위해 텀블러를 들고 다니며 수돗물을 마시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물대책위원회 오선민(방영·11)씨는 “페트병 생수 문제에 대한 인식이 한국에서 아직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지 않고 자료도 많이 부족해 학생들에게 알리는데 힘들었다”며 “이번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많은 이화인들의 수돗물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위원회는 페트병 생수의 위험성을 알리는 동영상을 제작 및 배포하고 교내에 홍보 포스터를 붙이는 등의 활동을 할 예정이다. 대동제 때는 생생수다 부스를 설치해 수돗물을 이용한 음료수를 제공 할 예정이며 코카콜라 사의 지원을 받아 친환경 물병(Eco Bottle) 캠페인을 기획하고 있다. 또한 카리부, 마노핀 등 학교 앞 여러 카페와 제휴를 맺어 위원회가 제공하는 쿠폰과 텀블러를 가져가는 학생에게 할인이나 사이즈업 혜택을 주는 행사도 진행 중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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