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이화학술원 제2회 교수포럼 최재천 석좌교수(에코과학부)의 ‘내 책을 말한다: 다윈지능’이 4월30일 오후5시 대학원관 106호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화학술원 김미현 사무국장이 사회를 맡은 이번 강연에는 약70명의 학생과 교수가 참여했다.

이번 강연은 최 교수의 책 「다윈지능」을 바탕으로 ‘공감의 시대를 위한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의 지혜’를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최 교수는 다윈의 이론에 대한 역사적 배경 설명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다윈은 세계를 탐험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의 이론인 ‘종의 기원’을 정립했다. 1831년, 다윈은 세계탐험을 하기 위해 해군측량선 비글(Beagle)호에 올랐다. 그는 5년 동안 배를 타고 남아메리카․남태평양의 여러 섬과 오스트레일리아 등을 탐사했다. 다윈은 항해에서 돌아온 후 관찰기록이 담긴「비글호항해기」를 출판해 진화론의 기초를 확립했다. 이후 1859년에는 진화론에 관한 자료를 정리해 「종의 기원」을 출판하며 진화론을 발표했다.

다윈은 이 이론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인간이 인위적으로 생물을 선택해 훈련시킬 때 품종이 개량될 수 있다는 이론인 ‘인위선택(Artificial selection)’을 주장하기도 했다.

“원래 새는 번식을 위해 일 년에 두 번 알을 낳아요. 하지만 우리가 기르는 닭은 매일 한 개씩 알을 낳죠. 오랜 시간에 걸쳐 인간이 닭에게 반복적으로 훈련을 시킨 결과로 닭의 진화가 발생한 겁니다.”

다윈의 이론을 표면적으로 이해한다면 진화와 진보를 혼동하기 쉽다. 진화와 진보는 동일하지 않다. 진화는 ‘생존경쟁에서 뛰어난 형질을 가진 개체만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일 뿐이다. 진화는 정해진 목적 없이 우연한 기회를 통해 진행되는 반면 진보는 완전함을 지향한다.

다윈은 소통을 중요시하는 학자이기도 했다. 그는 일생동안 친구들과 약 1만4천통의 편지를 주고받았다.
“다윈은 사람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려고 했죠. 만약 현대에 살았다면 사람들과 끊임없이 생각을 공유하는 ‘파워 트위터리안’이 됐을 거예요.”

다윈의 이론인 ‘적자생존’에서 ‘공감’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서 공감이란 생물이 진화에서 낙오되지 않고 함께 발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적자생존은 다른 종(種)과의 경쟁 속에서 이겨야만 진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잘못 인식되기도 한다.

“다윈의 이론은 다른 생물과 함께 해야만 진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따뜻한 이론이에요. 그의 이론처럼 지구상에서 공생을 하지 않고 살아남은 생물은 없어요. 우리시대의 화두인 공감이 다윈 이론 안에 잘 표현돼 있죠.”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닌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는 뜻의 적자생존은 예능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나가수)’에서 드러나기도 한다.

“환경이 변하면 그 환경에서 살아남는 사람이 있죠. 과거에는 가수 김범수가 지금과 같은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나가수라는 환경 속에서 김범수라는 스타가 탄생했어요.”

강연을 들은 학생들은 과학자의 이론을 인문학적으로 풀어 설명한 부분이 신선했다는 반응이었다. 구혜빈(기독․11)씨는 “다윈의 과학적인 이론을 인문학적 개념인 공감과 연결한 점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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