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풍’의 시대를 꿈꾸며 여성 과학자의 글로벌 리더십』, 조기숙 지음

  『 요즘 각종 미디어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표현 중에 ‘여풍’이라는 단어가 있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우리나라는 이제 남아선호사상이 심한 유교 국가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여성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사회로 진입한 듯하다. 여야 각 정당의 대표를 여성들이 맡기도 하고 다양한 국가 자격시험에서의 여성 합격자 비율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학교에서도 여학생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아서 남학생들이 남녀공학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사회 각 영역에서 ‘금녀’의 벽이 무너지고 있는 지금, 여성들의 과학 분야 진출 역시 점차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여성들이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치기에는 그동안 쌓여온 여성에 대한 편견과 구습으로 인해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 또한 현실이다. 이런 과도기적 상황에서 이 시대의 진정한 리더가 되기를 갈망하며 자신의 목표를 위해 정진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이 걷고자 하는 길을 먼저 걸으며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쳐 성공에 이른 인생 선배들의 조언과 가르침일 것이다. 그들의 삶에 대한 간접 경험을 통해 우리는 더 빨리, 그리고 더 확실하게 우리의 꿈과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다. 또한 리더십을 형성하는 요소와 특징들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리더로서의 자질을 제대로 갖춰나가려는 노력 역시 꼭 필요한 과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성 과학자의 글로벌 리더십>은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 특히 과학계에 발을 내딛은 여학생들에게 리더십에 대한 학술적 이론과 성공적 삶을 위한 실제적 조언을 동시에 제공하는 특별한 책이다. 과거와 현재, 동·서양을 망라하여 과학기술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괄목할 만한 공헌을 한 여성들에게는 어떤 특징이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그들의 삶의 지혜와 리더십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이 책은 글로벌 리더를 꿈꾸는 모든 여성들에게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잘 아는 마리 퀴리에서부터 시작하여 게르티 테레사 코리, 마리아 괴페르트-마이어, 도로시 호지킨, 프랑수아즈 바레-시누시, 아다 요나트 등 과학 분야 여성 노벨상 수상자들의 성장 과정과 개성을 살펴보고, 임신과 출산, 육아 등 여성으로서 맞닥뜨리게 되는 삶의 고충과 해결점을 찾기 위한 노력 등을 조명하면서, 여성 과학자로서 성공하기 위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떤 작업들이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는 현재 이공계 대학교수나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로 활약 중인 여성들을 남성 과학기술인들과 비교하고, 이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과 그 과정에서의 다양한 고민과 갈등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인터뷰 내용들을 담았다.

 과거의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기회가 열려 있는 요즘, 여성들은 이 기세를 몰아 인류의 절반으로서의 확실한 역할과 자리매김을 해나가야 할 시점이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각 분야의 성공적인 여성 인물들을 만나고, 그들을 자신의 멘토로 삼아 멋진 여성 리더로서의 계보를 이어가는 진정한 ‘여풍’의 주인공이 되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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