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필자의 최근은 운수 좋은 날의 연속이었다. 마침 부재자 신고 기간을 놓치지 않고 확인했고, 놀랍게도 이틀의 투표 기간 중 하루에 공강이 있었으며, 거짓말처럼 투표소가 근처 학교에 설치되는 행운을 누리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주민등록상 주소지에 거주하지 않는 필자는 처음으로 가지게 된 소중한 투표권을 무사히 행사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주변 친구들 모두가 필자와 같은 행운아는 아니었다. 한 친구는 신고일 마지막 날까지 신청서가 주민센터에 도착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끝내 신청을 하지 못했다. 한편 투표 의사가 있었고 부재자 신고 절차에 대해 잘 알고 있었지만 수업과 아르바이트 때문에 투표소에 갈 시간이 나지 않아 투표 자체를 포기한 친구도 있었다.

 투표를 마치고 부재자 투표소가 설치 된 근처 학교의 낯선 교정을 걸으면서 우리 학교에서 투표를 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생겼다. 찾아보니 한 학교에서 2000명 이상이 부재자 신고를 해야만 교내에 투표소를 설치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선거에는 지난 18대 총선의 10배인 전국 29개의 대학에 부재자 투표소가 설치되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부재자 투표소를 설치한 다른 학교의 경우를 보니 총학생회가 나서서 부재자 신고를 받거나 학교 차원에서 부재자 투표소를 신청했다고 한다. 총학생회 또는 학교가 부재자 투표에 대해 조금의 관심만 있었다면 위에 거론한 필/자의 친구들을 비롯해 부재자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많은 이화인들이 투표에 참여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쉬움을 잠시 뒤로 미뤄보도록 하겠다. 2012년에는 하나의 선거가 더 남아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5년 동안 나라를 책임질 대통령을 뽑는 중요한 선거가 12월 19일에 예정되어 있다. 방학 첫 날이지만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번 겨울에는 이화의 교정에서 민주주의의 꽃이 피는 모습을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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