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맥주녀, 지하철 담배녀, 패륜아… 요즘 언론에서 전하는 소식들은 얼룩진 이야기가 그렇지 않은 이야기보다 많은 것 같다. 세상은 점점 삭막해지고 개인 간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겨 찬바람이 쌩쌩 부는 것 같다. 하지만 추운 겨울이 지나고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고 이화동산과 우리의 마음속도 예외는 아니다. 여기 따스한 봄 햇살과 어울리는 따뜻한 이야기들이 있다. 바로 이화인들의 이야기이다. 자신의 수업에 늦는데도 불구하고 다리를 다쳐 절뚝거리는 이화인을 부축하여 강의실까지 데려다주고 가는 이화인, 갑자기 내린 비에 우산 없이 걸음을 재촉하는 이화인에게 함께 쓰자고 우산을 씌워준 이화인, 이화사랑에서 무심코 혹은 귀찮아서 치우지 않고 간 다른 이화인들의 흔적까지 치우고 뒷정리하는 이화인, 학교를 아름답게 가꿔주시는 환경미화 아주머니께 음료수를 갖다드리며 감사인사를 전하는 이화인… 이 작은 공간을 다 채우지 못할 정도로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이화인들이 이화동산 곳곳에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 조그만 마음일지라도 이러한 따뜻한 기운을 전해 받은 이화인이 그 기운을 또 다른 이화인이나 친구, 가족, 타인들에게 전하고, 그들이 또 그 마음을 다른 곳으로 흘려보낸다면 점점 더 우리의 삶은 행복 바이러스로 물들 것이다.
 새 학기가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4월의 문턱에 있다. 이것저것 해야 할 일도 과제도 많아서 시험기간은 좀 남았지만 벌써 마음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이럴 때일수록 작은 배려가 상대방에게는 큰 힘이 되어 서로가 기분 좋은 발걸음을 뗄 수 있을 것이다. 이 봄날,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이화인들을 바라보니 문득 김남권의 시 한 구절이 떠오른다.
“당신이 따뜻해서 봄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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