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을 집어드는 마이더스의 손
대학신문을 집어드는 마이더스의 손
  • 성균관대학교 경영학부 3학년 김정찬
  • 승인 2012.0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사카 UNN 등에서 대학언론 위기의 대안을 모색하다

연재 1.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는 현실, 돌파구가 필요하다.
연재 2. 탐방이란 눈으로, 귀로, 마음으로 하는 것

본 취재팀은 일본의 ▲게이오대학교 학보사 ▲와세다대학교 스포츠 신문사 ▲오사카 UNN 신문사, 미국의 ▲하버드대학교 학보사 ▲예일대학교 학보사 ▲대학언론시민단체 campus progress를 방문했다.
△일본은 ‘변화’, 미국은 ‘발전’
일본 대학신문의 가장 큰 특징은 새로운 모델을 차용했다는 것이다. 와세다대학교 스포츠 신문사는 스포츠 신문만을 연 12회 발간하는데, 80여명의 기자들은 독자들과의 소통을 위해 경기장에서 호외까지 배포하고 있었다. 반면 관서지역 9개 학보사의 연합 조직인 오사카 UNN 신문사(이하: UNN)는 각 학교와 지역소식을 함께 다루고 있다. 지역성이 강한 특성을 효과적으로 이용한 이들의 시도는, 지역 상권의 광고 수주라는 부가 효과를 창출함과 동시에 학교의 지원 없이도 대학신문이 자립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 대학신문들은 학내 소식 보도라는 언론의 1차적 역할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해 독자와의 소통에 보다 주력하는 모습이다.
하버드대학교 학보사 ‘The Harvard Crimson’은 ▲비즈니스 ▲스포츠 ▲아트 ▲IT 등 10개에 이르는 다양한 부서와 150명에 이르는 기자들로 이뤄진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통해 학내 공식 언론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Melody 보도국장은 “비디오 부서에서 유투브 계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페이스북 및 트위터 등으로 주요 소식을 매일 업로드한다”고 전했다. 예일대학교 학보사인 Yale Daily News(이하: YDN)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Yale Daily News’ 역시 독자와의 소통을 증대하려는 고민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실제로 우리가 만난 캠퍼스의 많은 학생들은 YDN을 학교 공식 언론으로 인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설의 논조 ▲기사의 정확성 ▲보도의 신속성 등에 대한 의견들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다. Max 편집국장은 “매일 밤 9시마다 총장과 직접 통화할 수 있는 핫 라인이 구축돼 있으며, 지속적으로 보도의 사실성을 제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국내의 현실과 비교되는 이들의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선 다양한 사회적 지원책들을 인식해야 한다. 실제로 우리가 방문했을 때 시민단체 campus progress에서는 전국에서 모인 50여명의 대학생 기자를 대상으로 2박 3일간의 ‘2012 저널리즘 포럼’을 진행하고 있었다. 또한 이 단체의 Bryan 간사는 "대학언론이 학교에 비판적인 기사를 써서 학교와의 마찰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변호사를 선임하고, 학교와의 법적 분쟁을 전담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부러움을 용기로 바꾸는 대안들
사회적인 지지기반이 전무한 국내 대학신문이 외국의 대학신문사처럼 일거에 변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정체기에 빠진 국내 학보사들에게 이들의 모습은 좋은 참고자료로서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독립성 부족의 문제와 관련해 ▲졸업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특집면 판매 ▲학교 출판부와의 협업를 통한 자체 도서 출간 ▲대학생들을 타겟으로 하는 지역 상권과의 연계 등 실제로 외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방안들은 당장이라도 시도를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The Harvard Crimson의 Melody 보도국장 역시 “우리 역시 처음부터 완전히 재정적으로 독립한 것은 아니었다"며 "지금도 더 효과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어렵더라도 조금씩이나마 개선해 나가려는 시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기존의 체제를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는 대안들을 고민해볼 수도 있다. ▲오프라인에서 탈피해 온라인 기반 매체로 변화하는 방안 ▲전체 캠퍼스를 포괄하는 주제 대신 스포츠 등 세부적인 섹션에만 집중하는 방안 ▲반대로 지역사회까지 포괄함으로써 신문의 영역을 넓히는 등의 대안은 정체기에 빠진 국내 대학신문에 일종의 자극제로서 기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든 문제를 해결할 만능열쇠는?
그렇다면 과연 독자들의 무관심이라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예일대 캠퍼스 설문조사에서 만난 200여명의 독자들은 ▲최근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한 타이밍이 시의 적절합니다 ▲캠퍼스 이슈를 넘어서 진짜 세계에 충분히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RSS피드가 매우 편리합니다 등의 애정 어린 조언들을 쏟아냈다. YDN이 끊임없이 혁신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게이오대학교 신문사 ▲와세다대학교 스포츠 신문 ▲The Harvard Crimson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이들의 화려한 외면 아래에도 결국에는 독자들의 관심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마이더스의 손은 결국 뛰어다니는 기자들의 발에서부터 나오고 있었다.
본 취재팀이 탐방한 여러 기관 중 가장 열악한 처지에 처해있던 곳은 오사카 UNN 신문사였다.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5명의 기자들이 내놓은 대답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똑같았다. "버스에서 기사를 쓰면서도 3년 동안이나 이 일을 하는 것은 이를 그만두지 못하게 하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학생 시기에 하기 힘든 소중한 경험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쓴 기사를 읽어줄 학생들, 지역 주민들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