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신문의 역할 변화, 학내 매체 수 증가 등으로 구독률 하락
대학 신문의 역할 변화, 학내 매체 수 증가 등으로 구독률 하락
  • 박준하 기자
  • 승인 2012.0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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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신문사는 전문적 기자 양성하고 인력 부족 문제 해결해야

 대학 신문은 더 이상 유일한 학내 여론의 장이 아니다. 다양해진 독자의 관심사에 맞춰 일간지 및 무가지와 같은 콘텐츠로 기사를 써야 하는 위치에 섰다. 본지는 대학 신문이 당면한 위기의 원인을 ▲대학 신문의 역할 변화 ▲학내에 대학 신문 외의 매체 수 증가 ▲종이신문 선호도 감소 등으로 분석하고, 3명의 전문가에게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에 대해 자문했다.

 

글 싣는 순서

1. 학생운동과 함께한 편집권 분쟁
2. 독자의 시선으로 본 대학 신문
3. 대학 신문의 위기, 해결방안을 고민하다

 

△대학 신문, 대안언론에서 학내언론으로
 대학 신문의 역할은 1990년대를 기점으로 대안언론에서 학내언론으로 변화했다. ‘대학 신문의 전성기’라고 불리는 1970~80년대의 대학 신문은 일간지에서 검열돼 나오지 못하는 정부 비판적인 내용을 다루며 대안언론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정치·사회·학내문제 등에 편중됐던 기사의 내용은 학생운동이 잦아든 1990년대 중반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독자들의 관심이 문화·예술·생활 등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본지도 이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1985년 8월26일에 발행된 제800호에서는 ‘한국사회, 민족·민주·민중의 구조적 극복을 필요로 한다’라는 칼럼 시리즈와 ‘이화인의 정치․사회 의식-민주화의 지름길’ 등 민주화 운동과 사회 변혁을 주장하는 기사가 머리기사로 배치됐다. 한편, 1999년 11월1일에 발행된 제1144호에는 ‘혼돈 속 대학문화 길들이기’, ‘청년문화운동의 유형과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 등 당시 대학문화를 다루는 기사가 실렸다.
 사회 분위기가 변화하면서 대학 신문은 대안언론의 자리를 잃고, 일간지 등 여러 매체의 기사에 비해 질적 수준이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대구대 김성해 교수(신문방송학과)는 “80년대 대학에서 가장 큰 고민은 ‘민주화’였으며 대학 신문 특성상 학술적인 성격이 강조됐다”며 “지금의 대학 신문은 청년 실업, 북한과 미국의 관계 등 현재 주요 현안으로 공론화되는 문제를 나눌 수 있는 공개적인 게시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신문 이외의 읽을거리 증가
 학내에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읽을거리가 유입되고 있다.
 29일 오후3시 기자가 학생문화관을 조사한 결과 「캠퍼스 헤럴드」, 「코스모 캠퍼스」, 「쎄씨 캠퍼스」 등 약10개 이상의 신문·잡지가 비치됐거나 배포대가 설치됐다.
 매주 월요일 전국 대학교에 5만부가 무료로 배포되는 「대학내일」은 주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기사, 각종 공모전과 기업 광고 등으로 이뤄졌다. 「코스모 캠퍼스」 등 패션 관련 무가지는 요즘 대학생의 패션과 화장법 등을 소개·추천하고, 취직에 관련된 내용을 지면에 싣기도 한다.
 일부 설문에서는 학생들이 대학 신문보다 무가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에서 2010년에 발표한 대학생정기조사에 따르면 학내 매체로 무가지를 이용하는 대학생이 78%였고, 학보를 이용하는 대학생은 22%에 그쳤다.
 학생들은 패션, 맛집, 취업 등의 정보를 무료로 얻을 수 있어 무가지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안한나(시디·10)씨는 “무가지는 화장품·패션 등 평소에 관심이 있던 내용이 실려 있어서 읽는다”며 “궁금했던 다른 대학의 소식도 무가지를 통해서 얻는다”고 말했다.

△매체의 발달로 종이신문의 퇴조
 종이신문의 퇴조 또한 대학 신문의 위기의 원인 중 하나다. 한국광고주협회가 실시한 ‘2010년 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18세 이상 성인의 신문 구독률은 2001년 51.3%, 2006년 34.8%, 2009년 31.5%로 지속해서 하락했다.
 본교 학생들도 본지보다 ‘인터넷·모바일 뉴스’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27~28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복수응답 가능) 124명 중 77명(약62.1%)이 인터넷 뉴스를, 57명(46%)이 모바일 뉴스를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종이신문으로 정보를 얻는다는 응답자는 31명(25%)으로 인터넷·모바일 뉴스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였다.
 언론사는 종이신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대마다 새로운 접근 방법을 내놨다. 1990년대에는 「딴지일보」, 「오마이뉴스」 등 인터넷 신문만 발행하는 일간지가 생겼다. 2000년대에는 신문의 모바일 서비스가 확대돼 독자들은 모바일 웹을 통해 신문을 읽게 됐다. 최근 언론사들은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독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기사를 받아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SNS, QR코드 등을 활용하고 있다.
 대학 신문도 스마트 기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서울 시내 11개 대학신문 조사 결과 <건대신문>, <고대신문>, <대학신문>, <성대신문> 등 5개의 대학이 모바일 웹 서비스를 제공했다. <연세춘추>는 재학생이 개발한 연세대 앱 내에 ‘연세춘추’ 항목이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대학 신문사는 전문성 있는 기자 양성해야
 전문가들은 대학 신문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저널리즘 교육을 통한 기자 양성, 취재에 임하는 기자의 자세 변화 등을 꼽았다.
 이재경 교수(언론정보학과)는 기자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저널리즘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언론정보학과와 학보사를 연계해 실습을 통해 저널리즘을 배우고 기사의 질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제도가 도입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대신문 임춘택 간사는 학생 기자가 시간과 역량 부족을 이유로 사건 자체가 아닌 취재원에 의존하려는 행태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임 간사는 “기자는 사건에 관한 판단과 이해 과정을 건너뛴 채 일방적으로 사건 당사자의 주장을 전하면서 독자의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며 “기자의 광범위한 지적토대와 취재를 위한 시간, 그리고 그 시간을 효과적으로 쓰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해 교수는 부족한 대학 신문사 인력 문제에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상근 기자에 대한 장학금을 집중하고 나머지 콘텐츠는 공동체 구성원을 통해 조달하는 객원 혹은 프리랜서 제도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디지털 기반의 온라인 신문을 적극 활용해 독자의 접근성 향상 ▲재정 및 편집의 독립을 위해 학교·학생 등 공동체가 주도하는 이사회 도입 ▲학내외 다양한 사건 보도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