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한 모금에 번지는 마음의 안정
음료 한 모금에 번지는 마음의 안정
  • 조윤진 기자, 이주연 기자
  • 승인 201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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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16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1년 정신질환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 여성의 경우 10명 중 1명은 우울증을 포함한 기분장애를 겪었고, 우울증은 2001년에 비해 1.5배 이상 증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진료비 지급자료를 토대로 기분장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여성이 전체 진료환자의 68.5%를 차지했으며 남성 환자 수는 연평균 1.9% 증가한데 반해, 여성 환자 수는 3.4%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여성들이 남성보다 우울증을 더 많이 겪는 원인을 ‘호르몬의 차이’와 ‘계절에 따른 정서적 변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신경정신과 루안 브리젠딘(Luoann Brizendine) 의사는 저서인 ‘여자의 뇌 여자의 발견’에서 “우울증 발병 비율이 남자보다 여자가 2배가 높은 것은 월경 주기 동안 일어나는 호르몬 변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인식 과학평론가는 그의 저서 ‘이인식의 과학생각’에서 “낮이 짧고 밤이 긴 겨울에 특히 더 여성 우울증 발병률이 높다”며 “이는 여자가 남자보다 빛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상심리학자 폴 호크(Paul A.Hauck)는 ‘당신을 탓하지 마라’, ‘자신에게 친절 하라’, ‘자신을 불쌍하게 여기지 마라’ 등을 강조하며 우울증 예방에 대해 조언했다.

 4월4일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본교에서 버스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두 카페를 찾았다. 두 카페는 손님들이 심리 안정을 되찾게 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심리치료카페 멘토’와 ‘티테라피 행랑’이다.


△개인의 성격유형을 진단해 볼 수 있는 심리치유카페 ‘멘토’

 합정역 2번 출구에서 100m가량을 직진하다보면 심리치유카페라는 파란 글씨의 간판을 건 카페를 볼 수 있다. 하얀 마카로 나무가 그려져 있는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면 카페 벽면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와 같은 긍정적 생각을 갖게 하는 인사말이 달려있다. 이는 커피 한 잔의 여유와 심리 상담을 함께 할 수 있는 카페의 특색을 보여준다. 이곳은 바로 손님들의 심리를 상담해주는 심리치유카페 ‘멘토’(mentor)다.

 멘토에서는 음식을 먹으면서 성격유형검사를 체험 할 수 있다. 이 검사는 ‘한국형 에니어그램 교육연구소’에서 제공한 것으로 총 81개의 객관식 문항으로 이뤄져 있다. 검사는 개인의 성향을 제시하는 문항으로 구성되며 이에 ‘전혀 그렇지 않다’에서부터 ‘매우 그렇다’까지 본인과 문항의 일치 정도를 표시할 수 있다. 검사시간은 개인에 따라 30분에서 40분이 소요되는데, 답변이 끝나면 특정 규칙에 따라 성격유형별 점수를 계산한다. 점수계산이 끝나면 심리치유사가 해당 결과를 그래프로 만들어 분석하고 그 내용을 설명해준다. 성격 유형 결과는 ‘개혁가’, ‘조력가’, ‘성취자’, ‘예술가’, ‘사색가’, ‘충성가’, ‘낙천가’, ‘지도자’, ‘중재자’ 등 9가지로 나뉘어 나타난다.

 1층 안쪽에 있는 유리문을 열고 계단을 따라 내려가 보면 지하실에 도착한다. 지하상담실에서는 구체적인 개인 상담이나 집단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지하 오른편은 복층구조로 이뤄져 있는데, 아래층에는 4개의 상담실이 있어 2시간동안 심층적인 개인․집단 상담을 받을 수 있고 위층에서는 신발을 벗고 올라가 앉아 독서나 그룹스터디를 할 수 있다.

 정기적인 상담을 희망하는 사람에 한해 보다 지속적이고 심층적인 장기 상담을 진행하기도 한다. 실제로 멘토에서 정기적인 상담과 치유를 받고 어려움을 극복한 사람도 있다. 카페의 단골손님인 김수정(서울시 동작구 22) 씨는 “휴학을 하고 난 후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많이 힘들었을 때 온라인 심리치유카페를 알게 됐고 카페가 멘토라는 이름으로 오프라인화 된 후에는 정기적으로 방문했다”며 “이제까지 12번 정도 상담을 받았는데 지금은 내가 가야할 길의 방향도 잡혔고 마음도 확실히 안정됐다”고 말했다.

 지하실에는 정신건강에 도움 되는 도서들을 마련해놓기도 했다. 벽면 안쪽에 환하게 웃고 있는 아이그림의 벽화와 함께 20여권의 다양한 서적이 놓여있는 나무책상이 있다. 책상은  가로로 길게 이어져 있어 다섯 명 정도가 편안하게 앉아 원하는 심리학 도서를 읽을 수 있게 돼있다. 오른쪽 내부로 보다 깊게 들어가면 심리학 서적 등 100여 권의 책이 구비되어 있는 책장 역시 준비돼 있다. 심리치유카페라는 특성에 걸맞게 준비되어 있는 서적들은 심리치유와 관련된 전문도서로 주로 자기긍정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직접 상담을 받지 않아도 구비돼있는 심리학 도서를 통해 내면의 자아를 다스리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멘토는 심리치유사 김화숙씨가 남편과 함께 운영하는 심리치유카페다. 이곳은 이미 4년 전, ‘실전 EFT(Emotional Freedom Techniques)’라는 이름의 온라인 상담 전문 카페로 개설돼 3천535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12월 김씨는 보다 직접적으로 상담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멘토를 열었다. 그는 “암환자들은 완치판결을 받은 후 다른 암환자들을 돕는다”며 “저 역시 마찬가지의 심정으로 실질적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심리치유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방 티테라피로 지친 정신을 치유할 수 있는 카페 ‘행랑’

안국역 1번 출구에서 바로 보이는 스타벅스 골목으로 들어가 안동교회에서 오른쪽으로 걷다보면 ‘티테라피’라는 푯말이 붙은 한옥을 만날 수 있다. 문에는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내 몸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라는 문구가 손님을 반긴다. 이곳은 당귀, 황기, 구기자 등의 차를 우려서 마시며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한방차 카페 ‘행랑’이다.

 행랑에 들어서자 벽에는 여러 종류의 한방차의 이름이 각 효능과 함께 걸려있다. 이를 통해 심신치유에 적절한 차를 찾아볼 수 있다. 한방차의 메뉴구성은 크게 ‘미병(微病)을 위한 티테라피’와 ‘열매, 꽃, 뿌리, 잎, 나뭇가지’이다. ‘미병’(微病)은 병원검사에서는 정상이지만 나는 불편한 상태를 일컫는 말로 내 몸이 내게 보내는 힘들다는 하소연이자 많이 아파버릴지도 모른다는 경고다. 스트레스, 눈 피로에 좋은 향통차, 긴장 완화와 불면에 좋은 안심차 등이 있다. ‘열매, 꽃, 뿌리, 잎, 나뭇가지’의 차 종류에는 불면과 진정에 효과가 있는 대추차, 스트레스와 어깨 결림에 좋은 칡차, 피로와 과로에 좋은 쌍화차 등과 계절차로 구성되어 있다. 이 분류에 속하는 차는 따로 거름망에 거를 필요 없이 주문받은 그대로 차를 마신다.

 또한 테이블에 놓여있는 체질검사표로 자신의 심신 상태를 검사해 이에 따라 차를 선택해 마실 수도 있다. ‘골격이 굵거나 살찐 편이다’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질문을 따라가면 최종적으로 자신의 상태에 따라 가게에서 추천하는 차를 볼 수 있다. 차의 종류는 차가운 것과 따뜻한 것 중 원하는 것으로 선택할 수 있다. 불면증에 좋다는 안심차를 주문한 경우, 조그마한 나무 쟁반에 차를 500ml정도 우린 티포트와 말린 대추와 율무, 구기자 과자를 담은 작은 그릇 두 개가 같이 나온다. 티포트에 담긴 차를 마실 때에는 주문 시 같이 나온 거름망에 걸러 따라 마시면 된다.

 이곳은 손님들이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꾸며지기도 했다. 카페 곳곳에는 향긋한 한약재 향이 감돈다. 이 향기는 한약방이나 한의원에서 접하는 강한 향기가 아닌, 방향제 정도의 향긋함이다. 각 테이블 위에는 생화가 꽂힌 작은 꽃병이 놓여 있고, 조명은 크고 밝은 백열등이 아닌 작은 주황색 조명을 사용해 따뜻한 기운을 연출한다. 티테라피 안에 흐르는 음악은 잔잔하고 가사가 없는 음악 위주다. 메뉴 또한 차와 자극적이지 않은 구기자 찰떡, 견과물 등으로 구성됐다. 윤보선 전 대통령의 생가를 개조해서 만든 카페에는 조선시대 시조의 붓글씨도 전시돼 있어 한국적인 미 또한 물씬 풍긴다.

 티테라피 행랑은 이상재 한의사가 기존의 한방차하면 떠오르는 오미자차나 쌍화차 같은 이미지에서 탈피해 현대인에게 익숙한 허브티와 같은 한방차 이미지를 만들고 싶어 열게 된 티테라피 가게다. 그의 저서 「한의사의 다방」에서 그는 ‘현대인들이 자신의 몸 구석구석을 느끼고 마음의 하소연을 얘기해 피곤한 몸과 세속에 찌든 마음을 치유하도록 차 한 잔으로 돕고 싶었다’며 티테라피 행랑을 열게 된 계기를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