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신입생 중 외국어고(외고) 출신 비율이 2008년~작년 4년 간 상승세였으나 올해 처음으로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고 출신 학생 비율은 2008년 13.17%(442명), 작년 16.9%(553명)로 4년간 3.73%P 증가했으나 올해의 경우 16.56%(573명)로 작년에 비해 0.34%P 하락했다. 지금까지 외고출신 입학생 비율은 2009년 13.7%(458명), 재작년 15.6%(527명), 작년 16.9%(553명) 등으로 꾸준히 상승해 왔다.
외고 입시담당 교사들은 외고 학생의 상승세가 멈춘 이유로 ▲수시 전형의 변화 ▲난이도 낮은 외국어 영역을 꼽았다.

△내신 반영비율 늘고 외국어 특기자선발 비중 줄어
2012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작년에 비해 외국어 특기자를 선발하는 전형 수와 정원이 줄어들었고, 일반전형의 경우 내신 반영 비율을 10% 높이고 대신 논술비중을 낮췄다. 2011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이화글로벌인재’, ‘국제학부1’, ‘스크랜튼학부1’ 등 외국어 특기자를 대상으로 한 전형의 모집 정원이 340명이었다. 2012학년도에는 이화글로벌인재 전형이 ‘미래과학자’ 전형과 통합되면서 모집 정원이 40명 줄어들고, 스크랜튼학부1 전형이 폐지되면서 20명 감원됐다. 감원된 인원은 학교생활기록부 교과 성적을 90% 반영하는 학업능력우수자 전형에서 25명 , 가정형편과 내신 성적을 약60%반영하는 이화미래인재 전형에서 30명 충원했다.
대일외고 이도훈 3학년 부장은 "수시로 보통 약30명의 학생이 이화여대에 붙었었는데, 2012학년도에는 8명밖에 합격하지 못했다"며 "수시전형이 바뀌고 수시인원 미등록 충원(수시모집에서 등록하지 않은 학생 수만큼 충원합격자를 발표하는 것)이 시작되면서 정시 모집인원도 줄어 외고학생이 들어갈 문자체가 좁아졌다"고 말했다.

△수능 외국어영역 난이도 낮아 변별력 줄어들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외국어 영역이 쉬웠던 것도 외고 출신 학생 비율 증가세가 주춤한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작년 11월 치러진 2012학년도 수능 외국어 영역 만점자는 전체 수험생의 약2.67%인 1만7천49명으로 언어(0.28%, 1천825명), 수리‘가’(0.31%, 482명), 수리‘나’(0.97%, 4천397명)에 비해 높았다. 이는 2005학년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였으며, 2011학년도 수능의 12.3배다. 1등급 비율도 전체 수험생의 6.53%인 4만1천662명에 달했다.
고양외고 전효동 교사는 "수시 글로벌 전형을 많이 쓰는데 작년부터 내신 비중이 올라가 외고학생들이 불리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수능 외국어 영역마저 너무 쉬워져 상위권 학생들 간의 변별력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입시전문가들, “앞으로 외고학생 비중 정체되거나 줄어들 것”
일부 입시전문가들은 ▲작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능 난이도 ▲자율고의 졸업생 배출 ▲외고학생의 경쟁력 하락으로 당분간 외고출신 학생 비중이 정체되거나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투스청솔교육평가연구소 오종훈 평가이사는 "수능이 어려워야 외고출신 학생들이 비교우위를 갖는데 당분간 2012학년도와 같은 추세가 계속될 전망이라 외고출신 학생비율도 올해와 비슷하게 정체기에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대성 입시전략연구센터 이규은 팀장은 자율형 사립고․자율형 공립고(자율고)의 졸업생 배출로 외고출신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팀장은 ”자율고 학생들은 대체로 일반고 학생보다 우수한 편이고, 수능맞춤형 교과편성이 돼 있어 입시에 유리하다"며 "자율고 학생들이 일반고 출신으로 분류되므로 상대적으로 외고출신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올해 수능을 치른 외고 졸업생들은 수학시험을 보지 않고 외고에 입학했던 학생들이었기 때문에 예년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다”며 “일부 외고에서 2011년에도 중학교 영어내신과 면접만으로 입학생을 선발해 외고 학생 학업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앞으로 서울 상위권 대학의 외고출신 입학생 비율이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현상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SKY대)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외고출신이 SKY대에 합격한 비율은 재작년 32.2%, 작년 33.4%였으나 올해 31.3%로 2.1%P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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