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스케줄러를 펼쳐줄 심리학 이야기
당신의 스케줄러를 펼쳐줄 심리학 이야기
  • 임경민 기자
  • 승인 2012.0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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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3월 중순이 지났다. 학기를 시작하고 다이어리, 스케줄 플래너에 일일 계획을 쓰고 실천하기를 하루 이틀 미루며 지내다 보니 어느새 텅텅 빈칸투성이다. 다시금 출발을 다짐하는 이화인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도서를 통해 살펴봤다.

 

△벽돌 쌓기, H빔 건너기…목표 설정을 위한 심리학의 조언

어떤 목표를 세워도 번번이 실천하지 못해 계획하기를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심리학이 충고를 건넨다. ‘집 안 소파에 앉아 결정하는 것, 의지를 갖는 것만으로는 변할 수 없다’고. 「나, 마이크로 코스모스」는 성격이 타고난다거나 고정돼 변할 수 없다는 선입견을 뒤집는다. 뇌의 신경세포는 거의 일평생 새로 조직될 수 있고, 그에 따라 성격이 변할 수 있다. 따라서 사람은 자신의 운명에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무엇이 될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이제 문제는 ‘나는 누구인가’가 아닌 ‘나는 누가 될 수 있는가’다. 삶을 건설현장으로 생각하고 이제부터라도 하나하나 벽돌을 쌓아 건물을 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목표를 세우기로 결심했다면 그 때 고려해야 하는 ‘함정’도 있다. 현재에는 일어나지 않더라도 미래에 생길 법한 여러 요인을 고려해야 하는데, 이를 쉽게 지나치는 것이 문제가 된다.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프레임」에서는 ‘계획표의 함정’을 예로 든다. 누구나 어린 시절 방학을 맞아 동그라미 계획표를 만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6시에 기상해 아침 운동을 하고, 신문도 읽는 알찬 계획표다. 하지만 지금까지 동그라미 계획표대로 보낸 방학은 손에 꼽을 정도다. 현재만 고려해 목표를 세우는 것은 마치 자동차를 타고 터널 속으로 들어가 터널 안만 보고 터널 밖은 보지 않고 달리는 것과 같다. 자신의 내면에만 주목하지 말고 몸살이 나거나 보고 싶은 영화가 개봉하는 등의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계획으로 세웠다면 여기에 자신만의 ‘스토리’가 담긴 목표를 빼놓지는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는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들을 지상 500미터 상공에 놓인 ‘H빔(건축에 쓰이는 철골 구조)’ 건너에 놓는다고 상상해보길 권한다. 밀려드는 두려움을 극복하고서라도 손에 넣고자 하는 것이 진정으로 무엇인지 찾아봐야 한다는 뜻이다.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게 뭔지를 아는 것만으로도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질 수 있다. 자신의 H빔 건너 놓인 것이 무엇인가를 확실히 알았다면 남은 일은 하나다.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그것을 구하는 일이다.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서 두려움, 함정, 상공의 H빔 같은 것들을 걸림돌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습관은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계획을 설정한 뒤에는 실천할 차례다. 여기에 작심삼일, 흐지부지 등 불필요한 수식어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 「꼭 알고 싶은 심리학의 모든 것」에서는 실제로 행동을 만들어가는 ‘조성(조형)’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 조성은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적절히 단계를 구분해 실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꾸준한 독서를 목표로 삼았다면 관심 있는 분야의 책들을 주말에 읽는 것으로 시작해 매주 한 권, 나흘에 한 권 등으로 독서량을 늘린다. 처음부터 무리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조금씩 그 정도를 높여가는 것이 중요하다. 각 단계에 도달했을 때마다 자신에게 선물하듯 강화물(행동의 빈도를 증가시키는 자극. 예를 들어 고양이의 강화물은 생선이다.)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매일 ○○하기’를 목표로 정했다면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Fyodor Mikhailovich Dostoevskii)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도 좋겠다. 그는 “습관은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일 반복해야 하는 일과가 지겹다면 자신을 ‘리프레임(reframe)’하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설정한 기간 내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그동안 이뤄낸 성과에 주목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다시 보기’를 통해 자신이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다.

주위의 다른 사람과 적절히 경쟁하는 것도 목표 실현에 한발 더 나아가게 한다. 「꼭 알고 싶은 심리학의 모든 것」에서 최초의 스포츠심리학자인 트리플렛(Norman Triplett)은 사이클 선수들이 혼자 달리는 것보다 다른 선수와 함께 달릴 때 기록을 더 단축하는 것을 보고 이를 ‘사회적 촉진’이라 이름 붙였다. 여기에는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볼 때 더욱 일에 열중하게 되는 현상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친구와 함께 하루에 외울 영어 단어를 정해 스터디를 한다면 ‘사회적 촉진’이 일어나 단어 암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려운 과제일 때는 반대 현상인 ‘사회적 저하’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사회적 촉진’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한결 수월히 다가갈 수 있는 셈이다.

설정한 계획을 완벽히 이루기 위해 새겨둘 만한 조언들도 있다. 「20대의 심리학」에서 소개하는 ‘성과=(동기×동기)×능력’이다. 이 공식은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동기가 없으면 성과도 없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내적인 성취동기가 높은 사람과 비교적 낮은 사람을 비교한다. 비슷한 학벌과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전제할 때, 내적 성취동기가 높은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스스로 연구해 능력을 키워간다. 둘 중 한 사람에게만 돌아가는 자리가 있다면 결과는 뻔하다. 어떤 일을 하던지 자신만의 ‘이유’를 찾는다면 자신이 갖춘 능력에 비해 몇 곱절의 성과를 이룰 수 있다.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동기를 분명히 하면 계획 실천에 도움이 된다. 3월 막바지에 접어드는 이때, 접어 두었던 다이어리를 펴고 자신만의 봄을 찾아 나갈 수 있길 바란다.

 

<기사와 함께 읽어보세요>

나, 마이크로 코스모스

베르너 지퍼‧크리스티안 베버 지음 전은경 옮김 들녘 2007.10.17 423쪽 13,000원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세계적으로 저명한 정신의학자, 심리학자, 사회학자 등을 만나 ‘나’라는 주제에 대해 수년 간 인터뷰했다. 이 책은 인간 존재와 깨달음이라는 주제를 신경과학적으로 살펴봤다. 저자는 인간이 ‘나’라는 자아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은 기억 때문으로, 여러 연구 결과에 따라 사실이라고 느끼는 기억이 대부분 만들어진 것에 가까워 ‘나’가 없음에 관한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꼭 알고 싶은 심리학의 모든 것

강현식 지음 소울메이트 2010. 12. 10 548쪽 16,000원

이 책은 어려운 심리학 전공서를 일반인들이 읽기 쉽도록 학문으로서의 심리학을 150개의 개념어로 풀어냈다. 저자는 심리학을 ‘상담과 심리치료’ 등 15개의 분야로 범주화했다. 이 책은 영화나 다큐멘터리 등 여러 예시를 들어 심리학에 관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 책은 심리학 대중서와 전공서의 가교 역할을 하는 책이다.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프레임

최인철 지음 21세기북스 2011. 3. 20 213쪽 10,000원

심리학에서 ‘프레임’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을 의미한다.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을 관조하는 사고방식, 세상에 대한 비유,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저자는 착각과 오류, 오만과 편견, 실수와 오해가 ‘프레임’에 의해 생겨남을 증명하고, 그것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프레임을 이해하는 것은 ‘일종의 마음 경영법’을 배우는 것과 같다. 저자는 행복하고 현명하게 살기 위한 ‘10가지 프레임’을 제시한다.

 

20대 심리학

곽금주 지음 랜덤하우스코리아 2008.9.19 228쪽 11,000원

이 책은 서울대 인기강의로 꼽혀온 곽금주 교수(심리학과)의 ‘흔들리는 20대’ 수업 내용을 엮은 것이다. 오랜 시간 강단에서 수많은 20대들을 마주했던 저자는 생애발달심리학 연구를 통해 20대 스스로 인생설계를 해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이 책은 실제 상담 경험 등을 통해 20대가 겪는 고민과 문제의 원인을 설명하고, 20대를 현명하게 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인 ‘맵핑(인생설계)의 기술’ 9가지를 제시한다.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정철상 지음 라이온북스 2010.5.10 304쪽 13,000원

저자는 20대들을 만났던 경험을 토대로 20대가 정신적으로 ‘어른아이’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책은 20대들이 자신 안에 숨겨진 힘을 간과하고 외부 환경을 탓한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자신감보다 열등감을 먼저 배우는 20대에게 부정적인 마음의 사슬을 끊고 잠재력을 발휘하려면 자신과 타인, 세상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임경민 기자 grey24@ewha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