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 1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공기관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Arte)에서 일하고 있다. Arte는 전 국민이 문화예술(문화와 예술을 융합하여 예술 활동이 있는 문화)을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05년 설립된 기관이다. 이곳은 학교, 복지시설 등에 문화예술을 가르칠 예술강사를 지원하고 문화예술 교육을 선도할 학교를 지원하는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우리는 문화예술수업에서 수강생들에게 단순한 기능교육을 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기타를 가르쳐줄 때 먼저 아이들에게 이 악기를 처음 봤을 때 느낌이 어떤지 말해보라고 하거나 기타 줄을 그림으로 나타내보게 한다. 아이들의 속에 내재한 다양한 감각을 나타나게 해 문화예술적인 특성을 발현시킨다.

 내가 일하는 부서는 ‘인력양성팀’인데 이런 수업에서 일할 선생님들을 연수하고 재교육시키는 온·오프라인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예를 들어, 예술강사이 대상인 연수는 노인, 어린이 등의 수강생들을 쉽게 가르칠 수 있도록 교육학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문화예술을 이해하기 쉽도록 다양한 실습수업을 진행한다. 나는 이 모든 프로그램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기획한다. 어떻게 프로그램을 기획할지, 누구를 강사로 초빙할 것인지, 강사가 필요로 하는 수업 재료는 어떤 것인지, 어디에서 얼마나 진행할지를 매일매일 고민한다.   

 우리 기관에서는 약60명이 일하고 ‘대외협력팀’, ‘사회교육팀’ 등 각 팀은 5~6명 정도다. 그러다보니 한 사람에게 많은 업무량이 주어지지만 이 일은 무척 매력 있다. 일정한 형식 안에서 무한한 변화를 내 손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문화예술에 대해 새롭게 공부하고 알게 된 것들을 프로그램에 계속해서 적용시켜 윗사람들을 설득시키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창조할 수 있다. 아무리 신입사원의 의견이라도 기관 자체가 가족 같은 분위기라 잘 반영된다. 내가 기획한 프로그램들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에 느끼는 보람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나는 현재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 무척 행복하다. 이 일을 하기 전까지 나또한 많은 방황을 했다. 졸업하고 나서도 약8개월 동안 직장이 없었다. 막막한 나날이었다.

 미래를 막연히 걱정하는 후배들에게 말하고 싶다. 지금 책상 앞에 앉아 홀로 토익책이나 전공서적을 붙잡고 끙끙대고 있지는 않는지. 걱정만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우리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 필수다. 그러려면 빨리 발을 움직여 나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나보다 노하우가 있는 교수님, 문화예술분야에서 일하는 선배들 등 수많은 사람들에게 진로에 대해 궁금한 것이 생길 때마다 연락을 취해 만나고 답을 얻었다. 그 과정 속에서 간접 경험을 하며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또, 후배들이 ‘남는 것이 없어보여도 무슨 일을 하든지 남는 것은 있다’라는 사실을 알기를 바란다. 당장 눈앞의 스펙을 쌓기 위해 하고픈 일을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다. 도전할까? 말까? 무조건 도전해라. 본능적으로 내가 이끌리는 일에 자신을 투자해라. 나또한 한창 취업을 걱정해야한다는 4학년에 해외봉사를 나갔지만 그곳에서 얻은 경험이 지금 회사 일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우리 회사 뿐만 아니라 모든 곳에서는 지원자들의 지원동기를 가장 중요시한다. 내가 원하는 일을 알게 될 때 면접장에서 우리의 진심이 드러난다. 특히 문화에술분야에 대한 포부와 애정 없이는 이 분야에서 일하기 어렵다.

 Arte가 추구하는 문화예술은 복지개념과 관련돼있다. 앞으로 토요문화학교를 열어 주5일제로 갈 곳 없는 학생들에게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나도 이와 같은 프로그램의 기획뿐만 아니라 운영, 정리 등을 해보는 것이 목표다. 이에 관심 있는 후배들이 많이 Arte에 들어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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