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북송반대’ 목소리가 정치권을 넘어 대학가에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8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대학생들이 만든 인터넷 방송국 '리얼코리아'가 탈북자 강제북송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려대, 계명대 등 학생들은 북송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대학생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대학생들도 이런 흐름에 참여하고 있다. 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 대학생 약40명이 시내 중국 영사관 앞에서 탈북자 북송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는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 날이 갈수록 외국인들이 모여들고 있다. 1일에는 20대 중국 여성이 발언을 자청해 마이크를 잡아 북송 중단을 중국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이렇듯 북송문제에 대한 목소리가 점점 확산되는 이유는 이 문제가 북한과 이념이 다르다고 해서 외면 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데 있다. 왜냐하면 이 문제는 인권문제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7일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열린 강제북송 중단 ‘촛불문화제’의 참가자들은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는 이념이나 외교 전략이 아닌 인권의 보편적 가치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각계의 시민들은 탈북자와 북한 주민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행동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2월초 중국 선양 등지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된 탈북자 31명이 전원 북송됐다. 이들은 앞으로 최소한 정치범수용소 종신 수감 이상의 혹독한 처벌을 받게 될 수 있다.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방법은 딱 한 가지다. 북송 반대의 목소리를 전 세계로 퍼뜨리는 것이다. 북한이 무너진 경제를 회복하려면 앞으로 미국과 유럽 등 국제 사회에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는 오해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은 특히 이런 여론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 대학생들이 한 목소리를 냈을 때 사회에 미치는 파장은 대단히 크다. 우리나라만 해도 학생 몇 명이 시작한 ‘등록금인하’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 이슈가 돼 본교, 연세대, 한양대 등의 등록금을 약간이나마 낮췄다. 작년에 미국 대학생 약10명이 교육문제, 실업문제 등을 월가가 해결하라며 시작된 월가 시위는 이탈리아, 영국을 넘어 전세계로 퍼진 바 있다. 과거 대학생들이 주도한 민주화 운동이 오늘날 민주주의를 발전시켰다는 데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독특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점이 대학생들이 이 시위에 동참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일부 미국 대학생들은 북한에 송환될 위기에 빠진 탈북자들을 상징하기 위해 1번부터 30번까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시위를 했다. 또,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다양한 퍼포먼스를 통해 이번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런 대학생들의 행동이 조금씩 모여지다 보면 국제사회의 여론에 북송 반대의 목소리가 전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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