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연의 웹툰’ 작가 나희언씨

   
 
     
 
“그림을 말로 표현 못할 만큼 좋아해요. 그래서 그림 그리는 일은 가능한 취미로 남겨두고 싶어요. 취미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할 때 더욱 의미가 크지 않을까요?”

2일 학교 앞 카페에서 만난 나희언(역교·11년 졸)씨는 웹툰 속 캐릭터 화연이와 닮은 표정으로 말했다. 이화이언(ewhaian.com)에서 ‘웹툰벗’이라 불리는 그는 비밀의 화원에 웹툰을 올릴 때마다 많은 ‘공감’을 얻는다.

나희언씨는 개인 홈페이지(planet-t.co.kr)에 ‘어느 화연의 웹툰’과 자유 일러스트 등의 작품을 올리고 있다. 대표작인 ‘어느 화연의 웹툰’은 본교생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작년3월 시작됐다. 나 씨는 홈페이지에 주 5일 연재 식으로 웹툰을 올렸다. 어느 화연의 웹툰은 ‘중앙도서관’, ‘데자와’, ‘양배추 물’편 등 현재 26편이 있다.

“학교생활을 하다가 생긴 에피소드를 그리면 다른 이화인들도 친구의 이야기처럼 편안하게 봐 주시지 않을까 해서 하나씩 연재했죠. 나중에는 소재를 따로 메모해 두고 챙겨 그렸어요. 소재가 없을 때는 비밀의 화원에서 도움을 많이 얻었어요. 연재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메일과 댓글로 소재를 제공해 준 벗들의 힘도 커요.”

어느 화연의 웹툰은 그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하고 생각지 못했던 경험을 가능하게 했다. 웹툰벗으로 활동하면서 트위터나 개인 홈페이지 등으로 소셜네트워크 친구들도 여럿 사귀었다. 나희언 씨는 트위터 타임라인으로 트윗 친구들과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빵을 굽는 본교생에게 직접구운 빵을 받기도 했다. 나 씨는 그 경험담을 담아 그린 최신작 ‘깜짝선물’편을 지난 1월 공개하기도 했다. 또, 작년 10월말부터 11월초에는 뮤지컬 ‘명성왕후’의 관계자인 선배의 연락으로 공연장에 그의 ‘명성왕후 웹툰’이 걸렸다. 나 씨는 그 웹툰에 조선말기 인물들을 귀엽게 표현해 관객들이 역사적 사건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어느 화연의 웹툰’ 중 학생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편은 ‘무엇이든 물어봐’다. 위기상황에 처한 화연이가 도움을 요청하면 ‘화연여신’이 나타나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스토리다. 웹툰에서 화연여신은 화연이의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고 무엇을 먹을지도 결정해 준다.

“비밀의 화원에는 치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특히 많아서 웹툰에 화연이가 치킨과 피자사이에서 고민하는 장면을 담았어요. 화연여신이 ‘치킨을 먹으렴’하고 도움을 주고 ‘남은 것은 가져와’라는 컷도 그렸어요. 다른 편보다 특별하다 싶을 정도로 사람들의 반응은 좋았어요.”

나희언 씨는 웹툰 외에도 2009년 역사교육과 후드에 이어 이화이언에서 직접 디자인한 후드 공동구매를 추진하기도 했다. 그가 하나 둘씩 디자인한 후드들이 벌써 13개다. “쉬는 시간에 종종 ‘화연여신’ 등 디자인 그림을 그리기도 했어요. 그것을 보고 친구들이 비밀의 화원에 올려보라고 권해서 올렸더니 공동구매로 사고 싶다는 의견들이 있었는데, 그게 시작이 돼서 작년 겨울에도 후드를 만들었어요. 작년 겨울에 추진한 공동구매는 약260벌정도 나간 것 같아요. 공동구매를 하다보니까 취미처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작가로서의 포부를 묻자 그는 앞으로도 학생들에게 계속해서 많은 공감을 얻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답했다. “제가 홈페이지에 올린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다이어리로 만들고 싶다는 분도 계셨어요. 제 그림이 다른 사람의 일상에 소중한 부분이 된 것 같아 기억에 남아요. 앞으로도 다른 사람과 교감하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나 씨는 이화인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한마디를 웹툰으로 대신했다.



유은혜 기자 yoo8277@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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