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at Free 7days’ 운동 시작한 박서윤씨를 만나다

매월 둘째 주에는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먹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약간의 돼지고기가 들어간 김치찌개를 주문하는 것도 반칙이다. 채식주의자도, 다이어트 중인 사람도 아니며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다. 이들은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Meat Free 7days(MF7, 고기 없는 일주일)’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MF7은 박서윤(언론․12년졸)씨의 작은 실천으로부터 시작됐다. 다섯 번째 고기 없는 일주일을 앞둔 박씨를 1일 만났다.

“2009년부터 유넵엔젤(유엔환경계획(UNEP) 한국위원회 산하 전국대학생연합) 활동을 하면서 환경 문제에는 늘 관심을 가져왔지만 가축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다는 사실은 최근에야 알았어요. ‘이것도 모르고 있었다니’하고 충격 받아 저 스스로 육식 소비를 줄여보기로 했죠.”

그는 작년 11월 둘째 주 월요일 처음으로 MF7을 시작했다. MF7이라는 운동 이름은 비틀즈의 멤버 폴 매카트니가 2009년  제안한 ‘고기 없는 월요일(Meat Free Monday)’에서 착안한 것이다.

“의식적으로 육류 소비를 금하지 않아도 한 달에 4일 정도는 고기를 안 먹고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일주일로 변형하고 MF7이라고 이름 붙였죠.”

그는 축산물 수요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해산물과 유제품, 달걀 같은 단백질 식품은 허용하지만 ‘고기가 들어간 음식을 주문하는 것’은 금지하기로 원칙을 세웠다.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이 궁극적 목적인데 고기를 먹는 것이나 고기만 골라 버리고 먹는 것이나 육류를 소비했다는 점은 마찬가지라는 의미에서다.
원칙을 지키는 것은 첫 주부터 순탄치 않았다. 고기를 피하기 위해 고른 멸치 김밥에는 햄이, 샌드위치에는 베이컨 들어있는 식이었다.

“고기하면 고깃집에서 구워먹는 고기만 생각했었는데 우리가 무의식중에 소비하는 고기가 얼마나 많은 지 깨달았어요.”

그는 고기 없는 일주일의 하루하루를 미니홈피와 페이스북에 게시하고 주위사람들에게 동참을 권유했다. 박씨의 친구들을 중심으로 반응이 왔다. 그가 MF7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MF7에 참여의사를 밝힌 사람이 약60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자 박씨는 작년 12월 정보를 교환하고 운동을 독려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MF7 그룹도 만들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면서 모르던 정보도 많이 알게 됐어요. 라면스프와 초코파이에도 고기성분이 들어있다는 사실 아셨나요?”

박씨는 요즘 MF7을 위해 또 다른 준비를 하고 있다. 채식요리 전문 블로거의 레시피를 MF7 회원과 공유하는 것이다. 일반 음식점에서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음식을 찾기 어렵고, 채식 전문식당은 비교적 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고기가 안 든 음식을 찾기 어려워 편의점에서 빵과 우유로 끼니를 해결한다는 분도 있었어요. 뭘 먹어야할 지 몰라 고민하는 사람을 위해 기획하게 됐죠.”

1일 기준으로 MF7 그룹의 회원은 약150명이다. 회원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도 대학생에서 일반인, 고등학생, 외국인으로 다양해졌다. 박씨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MF7을 더 널리 알리고, 회원들이 1회 참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참여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환경운동을 어렵고 지루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MF7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활동이라는 점이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제 목표는 MF7을 통해 환경운동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환경 운동이 하나의 대학생 놀이문화로 자리 잡는 것입니다.”


변주연 기자 yksbjy@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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