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들겨 봐야 알 수 있어요. 부딪쳐 봐야하죠. 그 다음엔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해요.”

 교육으로 제3세계의 빈곤을 없애기 위해 2008년 설립된 HoE(Hope is Education․호이)의 대표인 박자연(법학․04년졸)씨가 졸업을 앞둔 후배에게 전하는 말이다.

 호이는 HEART(Higher Education for AfRican Teachers․아프리카교사 장학사업), STIC(Short Term Intensive Course for school teachers․단기집중교사연수) 등 아프리카에 새로운 교육 지원 모델을 제시한다. 3차까지 진행된 STIC은 작년 한국유네스코위원회로부터 지속가능발전교육 공식프로젝트로 인정받기도 했다.

 그러나 호이를 설립하기 전 박씨는 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젊은이 중 하나였다. 전공공부에 관심 없는 학생, 졸업 후 5년간의 백수 생활, 불합격 딱지가 붙은 수십 개의 지원서. 모두 과거 박씨의 모습이었다.

 “1998년 법학과에 입학한 뒤 보낸 7년간의 대학생활 동안에는 제 길을 잃어버린 것 같았어요. 전공공부는 ‘적당히’ 하면서 음악, 책, 그림 등 전공과 무관한 것에만 몰입했어요. 졸업 후 사법 고시를 공부하고 공사에 지원도 했죠. 바로 취직될 줄 알았는데 계속 실패했어요.”

 취업에 실패해 좌절하고 있던 그는 2006년 한비야의 「지구 밖으로 행군하라」를 읽고 여러 국제구호단체를 알게 됐다. 그는 인도네시아로 해외 자원 활동을 가고, 한국기아대책기구 한국 본부에서 인턴 일을 하는 등의 과정에서 NGO 설립의 꿈을 꿨다.

 NGO를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은 효과적인 지역 개발 모델을 탐색하러 중국에 갔을 때 생겼다. “중국에서 한 박사님을 만났어요. 그 분께서 미국의 학생들이 슬럼가에서 교육을 전하는 NGO를 만들었다는 얘기를 해주셨어요. 그들도 했으니 저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호이를 본격적으로 설립하기 위해 박씨는 제안서를 작성하고 호이의 기획의도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모았다. 그 중 그의 친동생 박에스더(사생․05년졸)씨와 박양선(경제 ·07년졸)씨는 전공을 살려 각각 교육팀, 운영팀을 도맡아 호이가 첫걸음 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박 대표는 후배들에게 다양한 사람을 만날 것을 당부했다. “자신의 미래가 결정된 게 없어 걱정돼도 두려움을 넘어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나보세요.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을 조금 더 알게 되거든요. 자신을 이해할수록 가야 하는 길도 더욱 잘 찾아갈 수 있어요.”

 이예진 기자 yegene18@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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