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창간 58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본지의 기자로 일했던 이들은 이대학보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본지의 기자였던 8명에게 ‘이대학보는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박지영(영문‧02년졸) 이대학보사 61기 KBS PD
이대학보는 제 인생의 ‘예방접종’이었어요. 맞을 땐 따끔하고 아팠지만, 더 큰 질병을 막아주는 예방접종.

채라다(국문·08년졸) 이대학보사 73기 EBS PD
저에게 이대학보란 ‘아쉬움’입니다. 특히 이대학보는 이화여대와 여대라는 특성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 취재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요. 막상 학보사를 다닐 땐 마감에 치이고 어려서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때 못했던 것들을 지금 일하면서 시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더 도전하고 정진하시길 바랍니다.

한희연(중문·08년졸) 이대학보사 73기 머니투데이 더벨
이대학보는 제가 기자라는 직업을 택하기 전 간접적으로나마 언론이라는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었어요. 일반적인 대학생보다는 훨씬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체험할 수 있었던 공간이었죠. 학보사라는 집단 안에서 선, 후배, 동기들과 때론 충돌도 하고, 양보도 하고, 협력하면서 매주 하나의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좀 거창할 수도 있겠지만, 사회에 나와서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 같은 걸 미리 경험했다고나 할까요.

윤미로(독문·09년졸) 이대학보사 74기 미디컴 소셜커뮤니케이션팀
저에게 학보사란,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주제로 선정해 그에 대한 근거를 찾고, 논리에 맞게 구성해 완성된 콘텐츠로 만들어내는 경험이었어요. 모든 업무의 기초가 되는 일이자, 무슨 일을 하든지 꼭 필요한 기본 과정입니다. 학보사 시절에 이 같은 연습을 끊임없이 해왔기에, 졸업 후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지상(정외·09년졸) 이대학보사 74기 중앙일보 사회부
이대학보는 제 인생에서 '성장소설' 같은 존재에요. 성장소설의 주인공을 보면 처음엔 ‘엉망진창’이죠. 얼굴 붉히는 실수도 있고 눈물나게 아픈 일도 있지만 그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 눈부신 보석처럼 빛나는 경험이 되는 것처럼 말이죠. 학보사 기자 시절 혼자서 고민하고 울고 웃던 일들이 어떻게 보면 참 창피하다가도 ‘학보사 아니었으면 내가 언제 그런 경험들을 했겠나, 내 인생에 이렇게 다이나믹한 성장 소설이 또 어디 있겠나’ 싶어 뿌듯하기도 합니다. 그때 그 치열한 실수가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는 것. 그건 분명합니다. 지금도 저는 여기저기 부딪히며 성장 소설을 열심히 쓰는 중이니까요.

박혜진(국문·10년졸) 이대학보사 76기 민음사 한국문학 편집부
나는 내가 잘될 것 같다. 학보 만들었던 우리가 다 잘될 것 같다.
이건 무조건이고, 학보는 내게 무조건이다.

박초롱(언론‧10년졸) 이대학보사 76기 연합뉴스 국제부
이대학보는 제게 눈물이었습니다. 저는 눈물이 많지 않은 편이었는데, 대학 때 수차례 눈물을 흘린 이유는 다 학보 때문이었어요. 대체로 슬퍼서라기보다 내 능력부족에 좌절하며 울었고, 마지막엔 아쉬워서 울었죠. 더 잘해보려고 언론사에 입사했는데 작년에 수습기자를 하다 또 울었어요. 얼굴 펴지는 그날까지 열심히 출근해야겠습니다.

한보민(중문·12년졸) 이대학보사 83기 CJ E&M
저에게 이대학보란 ‘트러블 메이커’같은 존재였죠. 이대학보 기자 활동은 제게 항상 신선한 문젯거리를 던져줬어요. 그 ‘문제’를 해결하느라 좀 더 고민하고, 더 치열하게 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임경민 기자 grey24@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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