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기출문제집에서 벗어나 다양한 교양 서적을 읽고 싶은데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어요.”신입생들을 위해 준비했다. 이번 학기 핵심교양 강의를 진행하는 교수들에게 새내기들이 읽으면 좋은 책을 추천받았다. 이 책들이 앞으로 펼쳐질 대학 생활에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타인의 고통」, 수전 손택 지음
저자가 한국어판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타인의 고통」은 “사진 이미지를 다룬 책이라기보다는 전쟁을 다룬 책”이다. 독자는 이 책에서 폭력과 잔혹함을 보여주는 전쟁 사진을 통해 타인의 고통을 경험한다. 전쟁이야말로 타인의 고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사회에서 타인의 고통에 대한 지각을 넓히는 것은 행위 자체만으로도 큰 가치를 지닌다. 전쟁의 본성, 연민의 한계, 그리고 양심의 명령에 대해 진실하게 생각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바람에 동의하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명작명문 읽기와 쓰기> 조경하 교수(국어국문학과) 

「무용예술코드」, 김말복 지음
무용예술을 이해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코드어 100가지를 선별해 기술한 책이다. 토슈즈, 튀튀 같은 무용용어부터 효명세자, 태양왕 같은 주요무용인물, 모던댄스, 컨템퍼러리 댄스 같은 사조개념에 이르기까지 코드어의 깊이와 폭이 다양하다. 코드어들은 ‘성’, ‘문화’, ‘유형’, ‘기법’, ‘생각’의 5가지 하위영역으로 분류돼 있지만, 저자는 대이론이나 특정 사조 중심의 기술이 아닌 독자들 각자 코드어를 재조합해 자유자재로 읽어나가도록 한다. 이 책은 무용예술을 접하는 신입생들이 각자 흥미 있는 코드어만 선별해 읽거나 자신의 생각을 전개하는데 필요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무용의 이해> 이지선 교수(무용과)



「토지」, 박경리 지음
「토지」는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에 이르는 기간동안 한반도에서 발생한 근대적 변화를 드러낸 소설이다. 작가는 근대적 요구를 감당하는 개개인의 면모를 독립된 근대국가를 수립해야 한다는 민족사의 과제와 변주시킨다. 몰락한 사대부이자 토지귀족인 평사리 최참판댁의 운명을 밑그림에 놓고, 개별과 보편이 서로 어우러져 전체가 드러나도록 하는 구성이다. 이런 구성을 통해 「토지」는 한반도라는 제한된 공간을 뛰어넘어 '근대'라는 시간성의 원형에 도달하는 성과를 거둔다. 예술작품은 개별과 보편사이를 매개하는 사유활동을 촉진해야 한다.  박경리의 「토지」는 우리의 사유를 활성화시키는 탁월한 예술작품이다.  <서양예술의 흐름> 이순예 교수(독어독문학과)



「우리궁궐이야기」, 홍순민 지음
많은 사람들은 궁궐을 아주 친숙하게 여긴다. 그러나 서울에 궁궐이 몇 개가 있는지 물어보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경복궁을 비롯한 조선의 궁궐은 조선의 사상과 이념, 문화, 500여년의 역사를 그대로 드러낸다. 이 책은 그러한 조선의 5대 궁궐과 그 주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궁궐들은 학교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궁궐에 대한 이해를 높인 뒤 궁궐을 방문한다면 서울의 궁궐이 외국의 여느 유명한 궁전에 못지않은 높은 문화적 가치를 지닌 공간임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한국생활문화사> 홍연주 교수(사학과)


「한류, 북한을 흔들다」, 강동완․박정란 지음
‘주체’,‘선군’의 기치를 들고 ‘우리식’의 생활양식에 유폐되어 온 북한 사람들의 일상에 새로운 변화가 시작된 것일까? 이 책은 북한이탈주민 33명에 대한 심층면접을 통해 최근 북한주민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한류를 파헤치고 있다. 남한 사회에도 알려진‘북한 한류 열풍’이라는 이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전모를 파악할 수 있게 돕는다. 또한‘남한 영상매체가 북한주민의 의식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와 같은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특히 북한의 사회문화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북한의 문화변동과 주민들의 의식변화를 예측하는 데 큰 시사점을 제공해 줄 것이다.  <북한지역 문화와 생활> 전미영 교수(북한학과)

「모두가 광장에 모이다」, 송인혁․이유진 지음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싸이월드, 카카오톡… 소셜 네트워크로 인해 정보, 지식, 문화를 생산하고 교환하는 방식이 완전히 재편성되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오늘날의 세계인은 창의력, 컴퓨터, 인터넷만 있으면 무엇이나 협력해 만들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소셜 네트워크를 가능하게 한 문화와 상상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실질적이고 심화된 사유로 안내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얼마나 거대한 사회의 일원인지를, 그리고 이 세상을 의미있게 바꿔나가기 위해 우리는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다. <21세기 문화와 상상력> 조윤경 교수(이화인문과학원)




이예진 기자 yegene18@ewhain.net
사진제공 : 교보문고, 청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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