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이번호에서 비오는 날 우산이 없는 이화인에게 우산을 빌려주는 ‘사랑의 우산’ 회수율에 대해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사랑의 우산은 3월1일부터 9월14일까지 약11%이 회수된 것으로 드러났다.

총학생회는 3월1일 우산 200개로 사랑의 우산을 시작했으나 8월 말 집계 회수된 우산은 0개였다. 이에 총학은 19일(월) 우산 100개를 추가로 구비했다. 구비한 우산은 개당 3천118원으로, 총학은 우산을 추가로 구입하기 위해 약31만원을 써야 했다.

사랑의 우산은 학생들의 복지 차원에서 총학이 거의 매년 진행해 온 사업이다. 그만큼 학생들이 사랑의 우산을 사용한 횟수도 많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은 “비 오는데 우산이 없을 때마다 사랑의 우산을 이용하는 편이다”, “여름철 한 달에 2~3번은 사랑의 우산을 쓴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사랑의 우산을 빌린 뒤 귀찮아서 반납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많았다. 사랑의 우산을 빌리기 위해 지출한 1천원이 큰돈이 아니고 학문관까지 가는 것이 귀찮기 때문에 맡겨둔 돈을 쓴 셈 친다는 것이다.

사랑의 우산 회수율이 낮은 것은 비단 올해만의 일은 아니다. 2003년부터 올해까지 지난 8년간 사랑의 우산 회수율이 낮다는 기사가 학보에서 총 4번 보도됐다.

본지(2004년3월15일자) ‘회수율 낮고 훼손율 높아’에 따르면 2004년 총학은 130만원의 예산을 들여 우산 500개를 새로 구입했다. 우산을 충당하지 않으면 사랑의 우산 사업을 운영하는 데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2003년 1학기에는 ‘사랑의 우산’ 반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4,5월 미반납자 183명의 실명을 공개하는 제재조치를 취한 적도 있다. 2003년 1학기의 경우 1천개의 우산으로 대여를 시작했지만 한 해가 끝나자 10개가 남았다. 회수율이 1%밖에 되지 않았던 셈이다.

이에 대해 김지영 부총학생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사랑의 우산을 실수로 잃어버린 학생도 있을 텐데 그들에게 우산을 물어내라고 하는 것은 너무한 일 같다”며 “복지사업에 대해 규정을 강하게 정해놓는 것 역시 복지사업 취지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복지사업에 대해 김 부총학생회장이 한 말은 옳은 태도다. 엄격한 규정이 있다면 그것은 학생 복지에 대한 사업을 할 때 걸림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총학은 학생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사업을 펼쳐야 한다. 그것이 총학의 일이자 의무다. 그렇다면 낮은 사랑의 우산 회수율 때문에 생기는 재정적인 손실은 간과해야 하는 것인가. 우산을 충당하기 위해 쓰는 예산이 줄어든다면 학생 복지사
업을 위한 재정 역시 더 풍족해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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