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에 대처하는 방법
불안에 대처하는 방법
  • 이서현 (국문·08)
  • 승인 2011.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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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풍성함으로 가득 찬 추석이 벌써 한 주가 지났다. 하지만 소멸한 태풍 ‘꿀랍’의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지난 추석의 악몽을 떠오르게 했을 것이다. 강수량 관측 시작 이래 9월 하순 강수량으로는 최대치를 기록했던 작년 추석의 폭우는 서울 시내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연휴 내내 각종 매체에서는 하수구를 뚫고 분수처럼 솟구치는 물기둥 사진과 실시간 피해상황이 연이어 보도됐다. 이에 누리꾼들은 서울시의 늑장 대응과 하수처리시스템을 지적하며 불평을 쏟아냈다. 그리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이에 서울 우면산에서 토사가 유출되는 작은 사건이 있었다.

지난 7월, 또 다른 집중 호우와 함께 서울시는 마비가 되었고 우면산에서 일어난 대형 산사태는 신문의 1면을 장식했다. 사망자 18명의 소식과 도로를 뒤덮은 벌건 흙, 가옥의 2층에 위태롭게 박혀있는 자동차는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산사태는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였다. 작년 추석에 있었던 작은 산사태를 간과한 채 무분별한 난개발과 배수 문제가 더해져 큰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산사태 후의 잔해들과 흙먼지를 뽀얗게 날리며 지나가는 군부대 차량들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지금도 우면산을 끼고 있는 남부순환도로를 지날 때면 아직 지워지지 않은 여름의 흔적을 보며 불안감을 느끼곤 한다. 비가 조금이라도 많이 올라 치면 아직 보수 중인 산에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부터 든다. 산사태 폭탄을 맞아 텅 빈 몇 채의 가옥들은 아직도 그 때의 악몽 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물난리나 홍수 같은 재해로 인한 불안을 차치하고서라도, 불안은 여러 이유와 함께 우리 삶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알랭 드 보통은 <불안(Status Anxiety)>에서 현대인들의 불안을 사회적 지위와 연관 짓는다. 그는 불안이 사회에서 제시한 성공 기준과 타인의 시선 등에 의해 생성된다고 말한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은 행여나 시험을 망칠까하는 걱정과 불안에 시달린다. 직장인의 정년퇴직 나이는 점점 어려져 40대만 되어도 좌불안석이다. 그리고 대학생인 우리에게 있어 불안은 청년 실업률이 8%에 육박하는 현실의 문 앞에서 필연적이다.

불안의 사전적 정의는 ‘자기에게 닥칠 위험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미래의 가능성으로서 존재하고 있어 자기 안전이 깨어질 것이라는 두려운 감정’이다. 현재를 살면서 언제나 미래를 그려야 하는 우리에게 당연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보이지 않는 미래의 삶처럼 우리를 두렵고 불안하게 만드는 것도 없다. 여기저기서 듣도 보도 못한 ‘엄친아’, ‘엄친딸’ 들의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불안은 우리를 더욱 옥죄어 온다.

이처럼 불안은 알 수 없는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기 때문에 막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불안이라는 감정은 적절한 사전 조치만 취해진다면 얼마든지 해소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면산의 산사태는 초기의 토사 유출에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여 미리 보수를 마쳤더라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 마찬가지로 우리 또한 미래에 대한 불안이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했을 때, 그것에 귀를 기울이고 적절한 준비를 한다면 충분히 불안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어떠한 행동이나 조치가 수반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안감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난리를 겪고서야 뒤늦게 보수 중인 우면산과 제대로 배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하수구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미래를 꿈꾸면서 행동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우면산의 흙더미도, 우리도 미래도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내버려 둔다면 언젠가는 무너져 내릴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불안함을 경각의 알람으로 여기고 차분히 나름의 대처 방식을 찾아가야 한다. 스스로를 잘 이해하고 적절한 행동을 취할 때에서야 비로소 불안감은 당신을 비껴갈 것이다.

취업 대란의 한복판에 서있는 우리에게분명 불안은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 요소 중 하나이다. 다만 불안의 원인을 찾아 미리 대처하고 준비한다면 우리는 불안에서 벗어나 조금 더 여유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사람마다 답은 다르겠지만, 불안을 알고 대처하는 이에게 ‘불안’은 해당 사항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