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이번 호 1면 기사 “경영·경제학과 수강신청 하늘에 별 따기…소비자경제학 수강 대기자 150명 이상”을 보도했다. 경영·경제학과가 인기 학과로 급부상 하면서 전공 학과로서의 인기는 물론 부·복수 전공자까지 몰린 것은 한 두 해의 일이 아니다. 매 년 수강신청을 할 때마다 경영, 경제학과 수업을 듣는 학생은 한바탕 수강신청 전쟁을 치러왔다. 인기학과의 주요 과목에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데도 제때 교수를 충원해 강의를 개설하지 않고한 강의에 280명이 수강하게 되는 일이 발생하게 된 데에는 학교 당국의 책임이 크다. 교육의 질을 인증받기 위해 도리어 수강 정원을 제한했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 교육의 질을 인증받기 위해 수강 정원을 제한했지만 이에 따르는 추가 강의 개설 등의 조치는 취해지지 않아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넘겨졌다.

수강신청의 어려움에 대한 문제는 경영·경제학과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전 학과의 강의에 걸친 케케묵을 이야기다. 강의를 들으려는 학생과 수강 인원의 차이는 전공, 교양 과목을 불문하고 존재해왔다. 오래전부터 학생들 사이에서는 원하는 강의를 듣기 위해 돈을 주고 강의를 사고파는 ‘강의 매매’가 암암리에 이뤄졌다. 2009년 9월7일 기사 ‘원하는 과목 수강하려 ‘뒷거래’까지…’에 의하면 학생들은 이화이언 열린광장을 통해 수강 과목을 거래했다. 수강신청 시작일인 8월11일(화)부터 변경 기간인 9월3일(금)까지 수강 과목을 교환, 양도하자는 글이 약 80건이 게시됐다. 이 중 원하는 과목을 양도해 주면 사례하겠다는 글이 약 30건이었다.

고학번들은 졸업·취업 준비로 시간표·과목 변경에 더욱 애를 먹는다. 졸업학기에 졸업논문과 관련된 전공과목을 신청하지 못하면 수업을 양도해 줄 학생을 찾는 글을 올리기도 한다. 사례를 하겠다는 말은 예사로 나온다. 졸업 학기에 이미 들은 과목밖에 개설되지 않아서 다음 학기에 학점 등록을 고민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반면, 16일(금) 기준으로 인트라넷에 게시된 학부 폐강교과목 개수는 모두 112개였다. 2011년 1학기에는 186개의 강의가 수강정원 미달로 폐강된 바 있다. 본교 학칙에 의하면 교양과목은 수강생 30명 미만 시, 전공과목은 수강생 10명 미만 시 폐강된다. 어떤 강의에는 280명이 몰리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10명의 학생도 채우지 못하는 강의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한 쪽에서는 증반, 증원을 요구하고 반대편에서는 정원 미달로 폐강되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이제 시정되어야 한다. 학교 당국에서 강의를 일괄적으로 개설을 결정할 것이 아니라 학생의 수요를 파악하고 개설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기본적인 시스템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수강신청 문제는 반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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