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생 100명 중 32명 스마트폰 중독 초기상태

ㄱ(기독·09)씨는 매일 밤 30분~1시간씩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한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자주 접속하는 인터넷 카페를 탈퇴했지만 밤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던 습관 때문에 일주일만에 재가입했다. ㄱ씨는 “문자나 카카오톡(카톡) 메시지가 왔을까봐 불안해 화장실에 갈 때도 수건에 스마트폰을 싸서 들고 간다”며 “대화나 수업 중에도 카톡 메시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수시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자가진단 결과 ㄱ씨는 스마트폰 중독 초기였다. 그는 스마트폰 중독증상이 더 심해지면 스마트폰을 없앨 생각이다.

ㄴ(식품·09)씨도 자가진단 결과 중독초기 증세를 보였다. ㄴ씨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과제할 때 과제에 집중하지 못 한다”며 “공부할 때는 카톡같이 자주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지워야 한다”고 말했다. ㄴ씨는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생각한 가장 큰 이유를 ‘충전한 배터리로 하루를 버티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꼽았다.그는 “핸드폰을 충전시킨 후 5~6시간 정도면 배터리를 다 쓴다”며 “학교에도 스마트폰 충전기를 갖고 다니며 쉬는 시간에 배터리를 충전시켜 놓는다”고 말했다.

본지가 14일(수)~15일(목) ‘스마트폰 중독의 10가지 신호’ 자가진단표를 통해 본교생 100명을 설문조사 한 결과 스마트폰 중독 초기인 학생은 32%(32명)였다. 스마트 폰 중독증세가 매우 심한 학생(8점이상)은 없었으며, 나머지 68명은 스마트폰 중독증세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본인이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생각한 이유로 ‘충전한 배터리로 하루를 버티기 힘들기 때문’(약55.56%, 10명)을 가장 많이 꼽았다. ‘화장실 갈 때조차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때문’(약22.22%, 4명), ‘주머니에 스마트폰이 없으면 공황 상태에 빠지기 때문’(약5.56%, 1명)이 뒤를 이었다.

스마트폰 중독으로 인해 입은 피해로는 ‘업무에 차질이 생겼다’ (약32.26%, 10명)가 가장 많았으며 ‘상대방과의 대화에 집중을 못해 다툼이 일어났다’(약25.81%, 6명)가 뒤를 이었다. 이혜선(식품공학·09)씨는 올해 여름 스마트폰 때문에 친구와 다툰 적이 있다. 그는 “남자친구와 대화중에 혼자 스마트폰으로 카톡을 한 적이 종종 있다”며 “대화에 집중하지 못해 남자친구가 무척 기분 나빠한 적도 있
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중독으로 인해 느낀 신체적, 정신적 증상으로는 ‘목 결림’(약20.69%, 6명)이 가장 많았고 ‘손가락·손목 저림 현상’, ‘우울, 불안감’(약17.24%, 5명)이 뒤를 이었다. 또 ‘수면장애’와 ‘관절통증’(약10.34%, 3명) 증상을 보이는 응답자도 있었다. ㄷ(국문·07)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다보니 하루 종일 고립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학생 32명 중 22명(68.75%)은 자가진단 결과 중독 초기 증세를 보였지만 중독을 인지하지 못했다. 윤아름(식품8)씨는 자가진단 테스트 10개의 항목 중 4개를 체크했지만 스스로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윤 씨는 “스마트폰이 고장 났을 때 알람, 시간표, 카톡을 사용하지 못해 불안했던 적이 있다”며 “스마트폰에 중독됐다고 하더라도 스마트폰의 편리함에 만족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조도상 교수(의학과)는 “최근 스마트폰의 과도한 이용으로 목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목 척추는 앞으로 휜 C자 모양을 하고 있는데 스마트폰을 눈높이보다 아래에 놓고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 목척추와 주변근육에 무리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줄이고 목 스트레칭으로 근육의 피로를 감소시켜야 한다”며 “스마트폰의 높이를 올려 목이 구부러진 상태에서 장기간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새미 기자 semi0809@ewhain.net
황미리 기자 ahead@ewhain.net


스마트폰 중독의 10가지 징후 자가진단표
1. 화장실에 갈 때조차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2. 주머니에 스마트폰이 없으면 공황 상태에 빠진다.
3. 같은 스마트폰 사용자를 만났을 때 그 스마트폰 이야기만 한다.
4. 스마트폰이 고장나면 친구를 잃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5. 충전한 배터리로 하루를 버티기 힘들다.
6. 스마트폰 요금 10만원을 지불하기 위해 생활비를 줄인다.
7. 내 스마트폰에 관한 것을 스마트폰을 통해 알아본다.
8. 하루의 모든 일정이 모두 스마트폰 안에 저장돼 있다.
9. 스마트폰에 어플리케이션이 30개가량 설치돼 있고 그것을 모두 사용한다.
10. 스마트폰 액세서리 구입에 스마트폰 가격보다 더 많은 돈을 쓴다.
*‘스마트폰 중독의 10가지 징후’는 미국 디지털 정보 웹사이트 ‘디지털 트렌즈’
(digitaltrends.com)에서 제시한 것이다. 문항 당 ‘그렇다’는 1점, ‘그렇지 않다’는 0점이다. 합산된 점수가 0점~3점은 스마트폰 중독이 없는 상태, 4점~7점은 스마트폰 중독 초기 상태, 8점~10점은 스마트폰 완전 중독 상태를 뜻한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