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금)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초청 특강-21세기의 여성과 우리 외교’ 열려

“외교는 인간관계와 비슷해 세계의 중심에 들어가지 못하면 남이 만든 규칙에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하드 파워보다 창의적인 소프트 파워를 갖고 세계무대에 진출해야 해요.”

정치외교학과(정외과)가 주최한 ‘외교통상부(외통부) 김성환 장관 초청 특강-21세기의 여성과 우리외교’가 16일(금) 오전10시 이화·포스코관 B151호에서 열렸다. ‘국제 질서의 동향과 한국의 외교정책’및 ‘외교 분야에서 여성이 가진 가능성’을 주제로 열린 이번 강연에는 교수, 정외과 학생 등 약200명이 참석했다.

김 장관은 최근 국제질서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그 속에서 외통부가 맡은 역할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G2(Group of 2, 2000년대 중반 ‘신흥강국으로 부상한 중국과 초강대국인 미국이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두 나라’라는 의미로 생겨난 용어)를 중심으로 변하는 세계 질서, 미국과 유럽 등의 선진국발 금융위기 등을 변화하는 국제 질서의 특징으로 꼽았다. 그는 “오늘날 미국과 중국, 우리나라 사이의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함과 동시에 한·미동맹을 조화롭게 발전시키는 것이 외통부의 주요 과제”라고 말했다.

외교 분야에서 떠오르는 주요 화두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김장관은 기존의 정치 이슈들이 정치, 경제에 관한 것이었다면 2000년대 이후에는 환경, 문화, 기술, 인권, 특히 기후 변화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해수면 상승의 영향으로 지금 몰디브 대통령은 주변국들을 돌아다니며 약40만 명의 자국민들이 살 땅을 구하고 있다”며 “그린란드에서는 빙하가 녹으면서 석유, 광물등이 발견되고 농사가 가능해지고 있는 등 기후가 급격하게 변하고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변화하는 세계 질서와 외교 문제들 속에서 한국이 추구해야할 비전은 ‘세계 10~15위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중견국가’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프트파워를 키워 세계무대로 진출해야한다. 그는 K-pop, 드라마 등 세계에 소개할 수 있는 우리 고유의 문화, 녹색 성장의 지속적인 발전, 국민들의 해외 진출 등을 통해 국제적인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또한 많은 국가들이 G77(개발도상국의 상호협력에 대한 국제회의), AU(Africa Unity)등 지역, 언어권으로 묶인 연합체에 가입돼있는데 동아시아를 묶는 협력체는 없다며 국가 간의 협력을 중심으로 하는 네트워크 외교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G20 이후로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초청될 정도로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졌다”며, “이처럼 여러 가지 국제회의를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보스 포럼은 세계 각국의 정계·관계·재계 인사들이 모여 각종 정보를 교환하고, 세계경제 발전방안 등에 대하여 논의하는 ‘세계 경제 포럼’이다.

최근 외교 분야에 불고 있는 여풍(女風)을 소개하고 외교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조언의 시간도 가졌다. 그는 한비야씨를 예로 들며 우리나라 여성의 장점으로 남성에 비해 타 문화권에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높은 점을 꼽았다. 그는 “최근 외무고시에서 여성의 합격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고위직은 여성 인력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외교 분야의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세계 문제, 타 문화, 언어에 관심을 갖고 봉사, 인턴 등의 경험을 쌓아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연에 참석한 김소정(정외·10)씨 는 “강연에서 최근 국제 관계가 어떻게 변화했고, 외교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서 여성으로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자세히 다뤄져 좋았다”고 말했다. 박새미(정외·10)씨는 “수업시간에 배우는 이론들이 실제 정치를 정확하게 반영하지는 않는데, 현장전문가의 생생한 경험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외통부가 알게 모르게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소현 기자 sohyunv@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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