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끼리 학교 다니면 재미없지?” 이화에 들어온 뒤로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정확히 말하면 공학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말이다. 사실 처음에는 저 물음에 학교가 재미없고 외롭고 심심하다는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수업을 마치고 과 선배들, 동기들과 함께하는 술자리, 친목회가 매일같이 있는 그 친구들의 얘기를 듣고 있자면 더욱 더 그러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이화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느껴봤을 것이다.

   그런데 학교가 재미없고 외로운 이유는 여자들만 있는 여대이기 때문은 아니다. 우리학교는 인문과학대학과 사회과학대학 등 신입생을 학부제로 선발하고 있는 단과대학이 많다. 한 학부에 적으면 100을 웃도는 인원에서 많게는 400명 이상이 학부생으로 입학하게 된다. 이렇듯 한 학부에 소속된 인원이 너무 많아서 서로 모일 기회도 별로 없고, 동기라는 이름하에 서로 얼굴도 모른 채 4년 혹은 그 이상을 지내다가 졸업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때문에 동아리 활동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한 외톨이 생활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었고, 학과별 MT나 과 행사들도 학생회 집행부원들만의 행사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학부제를 실시하고 있는 다른 학교들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까. 바로 옆 학교인 연세대학교는 현재는 과별로 정원을 나누어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학부제를 실시했었다. 그때에는 ‘반’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한 학부 내에 여러 반을 나누어 학생들이 각 반에 소속감을 느끼게 하고 반끼리 뭉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그래서 각 반끼리 선후배 간의 교류도 더욱 활발해지는 효과까지 있었다. 이러한 제도는 대부분의 학부제를 실시하는 학교에서 행해지고 있다.

   우리학교도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여 학생들에게 학교에 더욱 깊은 소속감을 느끼게 해줘야할 의무가 있다. 다가올 겨울방학이 지나고 이화 동산에 새싹이 돋아날 때면 12학번 후배들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들의 새내기 시절은 학교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들로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여대라서 재미없고 여대라서 선후배 교류도 없는 이화가 아니라 여대라서 오히려 더 끈끈한 이화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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