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 대한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 토크쇼 열려

21일(월) 오후7시30분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여성의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우리 얘기해보지’가 열렸다. 이 토크쇼는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The Vagina Monologues)’ 한국 공연 10주년을 기념하는 토크쇼다. 토크쇼에는 이지나 프로듀서, 연출 이유리씨, 배우 김여진, 이지하, 정영주, 정애연씨가 참석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로 참가를 신청한 관객 약100명도 함께했다.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감추어지고 금기시돼왔던 여성의 성기(vagina)에 대한 여성들의 에피소드를 소재로 한 토크쇼 형식의 연극이다. 10년 전 초연 당시 파격적인 소재와 대사로 이슈화됐다. 연극의 원작자인 이브 엔슬러(Eve Ensler)는 그의 저서 「버자이너 모놀로그」에서 “지난 10년 동안 여성은 제 몸의 주인이 자기 자신임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극의 등장인물은 여성들이 실제로 겪은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배우들은 조명이나 무대장치가 따로 설치되지 않은 토크쇼 무대에서 ‘난 내가 더 이상 화내지 않기를 원합니다. 난 내가 더 이상 부끄럽지 않기를 원합니다. 나는 원하고 원합니다. 나는 보지입니다.’ 등의 대사를 들려주기도 했다.

토크쇼는 관객들이 질문한 내용을 배우들, 프로듀서와 연출가가 답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한 관객이 “사람들이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보고 어떤 느낌을 가졌으면 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 프로듀서는 “‘보지’라는 단어를 말하는 순간 우리를 얽매던 속박감이 없어지고 순수하고 맑아 보였으면 좋겠다”며 “공연장 내에서라도 이 단어를 말하는 데 부끄러움이나 수치스러움 같은 감정이 없는 상태로 본인에게 집중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관객은 매혹적인 20대 초반의 여자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것을 묻기도 했다. 이유리 연출가는 “이 연극에서는 여성이 자신의 신체 일부인 성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고 이야기한다”며 “여성이 자신의 얼굴을 가꾸는 만큼 성기를 친밀하게 여기고 사랑하게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 정애연씨는 “산부인과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피임을 꼭 해야 한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덧붙였다.

토크쇼에 참석한 성신여대 김잔디(정외‧11)씨는 “이 공연을 보는 사람들에 한해서라도 여성의 성기가 소중한 몸의 일부라는 인식이 퍼져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임경민 기자 grey24@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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