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학보사 해외 취재 특별기획팀 -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연재 순서
<1> 한국의 대학생은 왜 불행할까
<2> 뉴욕대, 행복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다
<3> 행복을 찾은 대학생…그들에게 행복을 배우다

<편집자주> 지난3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하 카이스트) 4명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세간에 충격을 주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08, 2009, 2010) 20~24세 사망원인으로 자살이 47.3%, 47.9%, 45.1%로 1위를 기록했다. 최근 9년간 대학생 자살통계에 따르면 연간 평균 230명의 대학생들이 자살하고 있다. 이 대학생들은 왜 죽음을 선택했을까.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전체 대학생 자살자 332명 중 염세, 비관, 낙망 등의 이유로 자살한 사람이 175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본교생 행복지수 7개 대학 평균보다 낮아…개인, 관계, 집단의 만족도 모두 7개 대학 중 최하위

본지가 본교,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양대 등 7개 대학 7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평균은 59.6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교는 평균보다 0.6점 낮은 59점이고 서울대, 서강대는 59.5점으로 본교와 비슷했다. 성균관대는 55.7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반면 고려대(60.5점), 연세대(61.9점), 한양대(61점)는 평균보다 높았다.

본교는 개인적 성취, 성격, 건강 등 개인적 측면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서 4.9점(1~7점 범위)으로 7개 대학 중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친구, 애인 등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 등 관계적 측면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 역시 4.8점으로 가장 낮았으며 학교, 직장, 지역사회 등 내가 속한 집단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서도 4.9점을 기록해 가장 낮았다.

사회영역에서 학생들은 학업, 취업으로 고통 받는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학업과 취업을 문제로 꼽은 학생 비율이 본교는 52.1%, 서울대는 67%, 연세대는 57.3%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영역에서 가장 많은 학생들이 고통 받는 문제로 경제적 요인을 꼽았다. 본교는 32.2%, 연세대는 35.1%, 한양대는 31.4%의 학생이 경제적 문제로 고통 받는다고 답했다. 경제적 문제로 고통 받는다고 응답한 ㄱ(체육학과․11)씨는 “등록금도 비싼데 장학금도 잘 안주니까 알바를 여러 개 해도 생활비 문제에서 경제적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학생들은 개인영역에서 조절하기 어렵거나 고통 받는 문제로 운동부족과 다이어트 등 식습관 조절을 꼽았다. 본교의 경우 40%의 학생이 다이어트 등 식습관 조절을, 26.3%가 운동부족을 꼽았다. 서울대는 34.3%가 운동부족, 20.4%가 다이어트였다. 다이어트 등 식습관 조절로 고통 받는다고 응답한 황지은(언홍영․11)씨는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막상 잘 조절하지 못하고 계속 먹는다”며 “다이어트는 계획만 세우고 실천은 못하는 상황이라 스트레스 받는다”고 말했다.


△한국 대학생은 학업, 취업, 경제적 문제로, 미국 대학생은 대인관계, 심리적 문제로 고통 받아

미국 대학생은 한국에 비해 학업, 취업보다 대인관계에서 문제를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사회영역에서 고통 받는 문제로 친구, 애인 등 대인관계 문제를 문제점으로 꼽은 학생 비율이 높은 반면 한국은 학업, 취업을 문제를 꼽은 학생이 많았다.

뉴욕대에서는 대인관계를 문제로 꼽은 학생이 35.7%로 취업(25.5%)보다 10%포인트 높았다. 콜럼비아대에서는 학업, 취업을 문제로 꼽은 학생의 비율은 34.7%, 대인관계를 꼽은 학생은 24.3%였다. 펜실베니아대는 학업, 취업(36.8%)가 대인관계(22.9%)로 약14%포인트 높았다.

반면 학업, 취업을 선택한 한국 대학생의 비율은 대인관계를 선택한 비율보다 약40~50% 높았다. 서울대는 학업, 취업(67%)을 선택한 비율이 대인관계(17.9%)를 선택한 비율보다 약47%포인트 높았다. 서강대 역시 학업, 취업(58.2%)을 선택한 비율이 대인관계(15.5%)보다 약43%포인트 높았다.

이에 대해 연세대 서은국 교수(심리학)는 “미국 대학생은 한국에 비해 대인관계와 같은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고 관심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며 “행복에 대한 연구를 종합적으로 봤을 때 좋은 사회적 관계가 행복의 가장 큰 조건”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한국 대학생은 심리적 문제보다 경제적 문제를 더 많이 느낀 반면 미국 대학생은 심리적 문제를 경제적 문제보다 더 많이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를 제외한 한국의 모든 대학 학생들은 심리적 문제보다 경제적 문제로 고통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본교의 경우, 경제적 문제라고 답한 학생은 32%, 심리적 문제라고 답한 학생은 23%였다. 연세대는 35.1%의 학생이 경제적 문제를, 25.7%의 학생이 심리적 문제를 선택했다. 반면 콜럼비아대는 22.8%가 심리적 문제를, 16.1%가 경제적 문제로 고통을 받는다고 응답했으며 펜실베니아대는 15.5%가 심리적 문제, 12.6%가 경제적 문제라고 답했다.

연세대 서은국 교수(심리학)는 “대학생뿐만 아니라 많은 한국인들은 물질주의적인 사고를 많이 한다”며 “이는 불행으로 치닫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15개 대학 중 ‘행복’ 강의하는 대학은 단 2곳뿐

기자가 본교, 서강대, 한양대 등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15곳을 조사한 결과 ‘행복’에 관한 강의를 진행하는 곳은 서울대와 연세대 단 2곳이었다. 고려대의 경우 비정기 특강으로 ‘멘탈휘트니스 프로그램 - 행복의 심리학’이라는 강연을 진행하고 있었다.

서울대 권석만 교수(심리학과)는 ‘행복의 과학적 탐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수업에서는 ‘행복’에 대해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긍정 심리학의 과학적 연구와 이론에 근거한 강의를 하고 있다. 또, 강의 내용을 토대로 과거와 현재의 삶을 살펴보고 행복한 삶을 설계하고 대학생활에서 행복감을 증진할 수 있는 방법을 조별로 탐구하게 하는 등 학생들에게 행복을 증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탐구하게 하고 있다.

연세대에서는 ‘행복의 과학’ 수업이 8년째 진행되고 있다.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서은국 교수는 “'매일 감사하라'는 식의 내용은 전혀 과학적이지 못하고 피상적인 얘기만 난무하는 수업은 도움이 안된다”며 “20년 가까이 연구를 통해 누적되고 반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나 결과물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정확하게 전달하는 수업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jh5619@ewhain.net
변주연 기자 yksbjy@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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