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모임이 잡힌 날이다. 카카오톡으로 메시지가 왔다. ‘오늘 11시 네이트온에서 만날까요?’ ‘네~’하고 답글이 달린다.

 요즘 지역을 막론하고 퍼지는 추세가 온라인에서 만남을 잡고, 대면적인 접촉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화여대에서 또한 시간이 많이 걸리는 모임은 거의 온라인 채팅으로 대체된다. 채팅으로 조모임을 하면, 얼굴을 보지 않고 대화하기 때문에 신경이 쓰이는 요인이 줄어들어 편하긴 하다. 하지만 직접 만나는 일이 적어져서 인간적으로 친해지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것은 비단 팀플만의 문제가 아니다. 친한 친구들 몇 명을 제외하곤, 소위 ‘형식적인 관계’만을 유지한 채 지내는 학우들이 매우 많다. 카카오톡에 친구로 저장되어 있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전화 한 통으로 불러내서 속 깊은 이야기까지 나눌만한 친구는 손가락 안에 꼽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이렇듯 대학교에서 사귀는 사람들과는 피상적인 관계가 많다. 성숙해 간다는 것이 다양한 인간관계를 구축해 볼 수 있는 기회일 수는 있지만, 중고등학교 때의 1차적 친구관계를 그리워하는 것은 분명 그 폭이 너무 좁아졌기 때문인 것 같다. 특히 이화여대 곳곳의 식당에서는 밥을 혼자 먹는 학생이 대거 눈에 띠고, 수업을 못 들었을 때 같이 듣는 친구가 없어 전체 쪽지로 녹음파일을 구하는 학생도 간간히 있다.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대학교에서 놓쳐서는 안 될 소중한 자산이라 생각한다.

 선거철인 요즘, ‘사람 냄새나는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건 학우들이 보인다. 그만큼 우리가 사람 사이의 관계를 너무 쉽게, 너무 소홀히 대하지 않았는지 반성해 보아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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