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측 “후보들 적립금의 출처, 재정운영 현황 등에 대한 이해 부족”

제44대 총학생회선거의 두 선거운동본부(선본) ‘Acting이화’와 ‘이화인의 힘’이 제시한 공약의 실현가능성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선본은 9일(수), 10일(목)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공약의 실현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학교측의 상황을 파악해 본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선본이 모두 제시한 이월적립금 환원, 파주캠퍼스 토지매입비에 문제제기, 외부업체 임대료 관련 공약 등에 대해 학교는 실현할 수 없는 공약이라는 입장이다.

본교의 이월적립금을 활용해 Acting이화는 등록금 지원을, 이화인의 힘은 학내 복지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정보공시센터 대학알리미(academyinfo.go.kr)에 따르면 본교의 2010학년도 교비회계 누적액은 약6천569억원이다. 두 선본은 이 적립금이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만들어졌으며 학교는 교육기관으로서 누적액을 필요 이상으로 쌓아둘 이유가 없기 때문에 학생 지원에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학교측은 이월적립금의 원금은 학생들의 등록금이 축적된 것이 아니라 동문의 기부와 그 이자를 통해 축적된 것이며, 토지 매입이나 건물 설립 등 학교의 장기발전 계획 수행에 사용되기 때문에 적립금은 사립대학 발전에 있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적립금의 이자는 등록금회계의 수입항목으로 편성돼 학교에 투자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신경식 재무처장은 “기금회계 계정인 적립금에서 발생하는 이자를 등록금회계의 경상수입으로 전출하여 교내에서 사용될 예산을 편성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월적립금이 현재 재학생 지원에 사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금의 환원을 주장하는 공약에 대해서 신 재무처장은 “1년 등록금 총액이 약2천억원이고, 반값등록금을 실현할 경우 매년 약1천억원의 적립금이 나가는데 지난 수십년간 선배들이 모아온 적립금을 몇 년 안에 탕진하는 것은 기금 운영의 가장 중요한 원칙인 세대 간의 공평배분 원칙과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에 Acting이화 정나위 정후보는 이에 대해 “이월적립금은 점진적으로 환원해야 할 것이며 고등교육 재정 확충은 사회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인의 힘 허송이 부후보는 “올해 증액된 288억원에 대한 환원을 우선적으로 주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Acting이화는 ‘파주캠퍼스 투자유치금 환원’을, 이화인의 힘은 ‘파주캠퍼스 토지매입비에 대한 문제제기’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8월 파주캠퍼스 추진사업이 무산되면서 학교로 돌아온 토지매입비 652억원은 등록금으로 조성했기 때문에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토지매입비는 파주캠퍼스 사업으로 조성된 기금 및 건축 적립금에서 인출 예정이었던 것으로 학생들의 등록금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학교측 입장이다. 기금 및 건축 적립금 중 일부는 파주캠퍼스 사업 추진을 위한 동문들의 기부금으로 조성됐다. 신 재무처장은 “토지매입비는 적립금에서 인출해 쓰고자 했던 돈이지만 알려진 바와 같이 너무 비싸 매입이 불가능하게 되어 인출하지 않은 것 뿐”이라며 “본교 재정운영 원칙에 대한 후보들의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Acting이화 정나위 정후보는 “토지매입비의 적립금이 동문들의 기부금으로 마련된 것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파주캠퍼스 투자유치금 환원에 대한 논의를 다른 방향으로 모색해보겠다”고 말했다.

교내 외부업체의 임대료와 관련한 두 선본의 공약도 실현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Acting이화의 ‘ECC 내 상업시설의 임대료 및 수익내역 공개’ 공약과 이화인의 힘의 ‘외부업체 임대료 공개 및 철폐’에 대해서도 학교측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구매과는 “교내 임대업체마다 상황과 특성을 고려해 임대료를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며 “임대료는 임차인과의 계약에 의해 책정되는 것으로 일방적으로 공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셔틀버스 관련 공약은 정문 복개 지역 안전문제, 도로의 경사 등으로 실현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Acting이화는 셔틀버스 운행 간격을 줄이고 운행 시간은 연장하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문 복개지역의 하중 범위가 제한적이고, 교내의 좁은 경사로에서 여러 버스가 운행될 경우 사고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총무처 김혜경 주임은 “시설과에 따르면, 정문 복개지역의 시설안전을 검토한 결과 현재 셔틀버스 1대로 오전9시~11시 20분 간격 운행, 셔틀버스 2대로 오전11시~오후3시 10분 간격 운행하고 있는 것도 하중범위를 초과한 상태”라며 “셔틀버스가 추가될 경우 구조물의 내구성이 크게 약화돼 장기적으로 정문 복개 지역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화인의 힘은 음악관, 법학관 등에도 셔틀버스가 정차할 수 있도록 노선개편을 약속했다. 하지만 시설과 남석진 과장은 “음악관 앞 차도 아래에는 음악관의 국악합주홀이 위치해 있다”며 “중형차가 장기적으로 도로를 사용하면 건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주임은 “음악관과 법학관 앞 도로는 좁고 경사가 급하기 때문에 두 대의 버스가 교차 주행할 경우 사고의 위험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셔틀버스 운행 간격의 문제에 대한 총무처의 입장은 본지와의 인터뷰, 작년과 43대 총학으로 발송한 공문 등을 통해 이미 몇 차례 밝혀진 바 있었다. 이에 Acting이화 정나위 정후보는 “셔틀버스 운행 간격 문제에 대해 학교측에서 불가능 하다고 밝혔던 것을 알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요구하면 실현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학교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총학생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두 선본은 학생식당 직영화를 주장하지만 학교는 직영화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두 선본은 학생들이 더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학생식당의 직영화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측은 우선 학교가 식당 운영에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전문 업체에 아웃소싱(outsourcing·경영 효과 극대화를 위한 위탁 업무 처리)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또한 직영화해 정직원을 채용할 경우 인건비 비중이 높아져 결국 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신 재무처장은 “급식 전문업체가 좋은 조건으로 들어오는 것이 가장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무조건 직영화를 외치는 것은 단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화인의 힘은 학생식당 지원금 확충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신 재무처장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지원금은 외부 급식업체가 수익 확보의 불확실성 때문에 학교에 입점하는 것을 원치 않는 경우이거나, 운영상 적자보전을 위해 지급하는 것이다. 신 재무처장은 “현재 본교 학생식당은 임대료를 받지 않고 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셈”이라며 “지원금을 지급한다 해도 업체에서 그만큼의 서비스를 학생들에게 제공한다는 보장이 없어 금전적인 지원보다 시설 개선비 부담 등을 통한 간접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화인의 힘은 “학교에 대한 사전조사가 미흡했다”며 “하지만 현재의 포괄적인 공약은 우리의 정책 방향을 이화인에게 보여주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선 후에는 더욱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두 선본이 학교에 대한 사전 조사 없이 공약을 발표한 것에 대해 17일(목) 열렸던 정책공청회에서 학생대표에게 지적을 받기도 했다. 자연과학대학 조혜진 대표는 Acting이화의 단과대학(단대)별 공약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종과D동에 독서실과 휴게실을 설치한다는 공약이 있는데 이는 이미 우리 학생회에서 학교측의 확답을 받았다”며 “자연대의 상황을 정확하게 알고 공약을 제시한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선본 공약

학교측 설명

학교 측 설명에 대한 선본의 입장

Acting이화

이월적립금 환원으로 등록금 지원

이월적립금의 이자는 학생 지원에 사용하며

원금은 등록금이 아니라 동문의 기부와 그 이자를 통해 축적, 토지 매입이나 건물 설립을 위해 적립금 유지 필요

이월적립금의 점진적 환원과 사회에 고등교육 재정 확충 요구할 계획

이화인의 힘

이월적립금 환원으로 학내 복지 지원

올해 증액된 288억원 우선 환원 주장

Acting이화

파주캠퍼스 투자유치금 환원

토지매입비는 파주캠퍼스 사업으로 조성된 기금 적립금에서 인출 예정, 등록금과는 무관

토지매입비의 적립금이 동문들의 기부금으로 마련된 것에 대해 알지 못했지만 다른 방향으로 환원 논의할 것

이화인의 힘

파주캠퍼스 토지매입비에 대한 문제제기

토지매입비의 출처를 정확히 알지 못했으나 학교에 지속적으로 토지매입비를 이화인을 위해 어ㅤㄷㅓㅎ게 사용할 수 있을지 물을 것

Acting이화

ECC 내 상업 시설의 임대료 및 수익 내역 공개

상업시설마다 상황과 특성을 고려해 임대료를 다르게 책정하고 있어 임대료를 공개할 경우 각 업체들이 차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음

학교는 학내 공간에 대한 통제권과 결정권을 갖고 학생들에게는 알릴 수 없다는 것이므로 투명한 공개를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

이화인의 힘

외부업체 임대료 공개 및 처폐

학생들의 임대료에 대한 알 권리보장

Acting이화

셔틀버스 운행 간격 축소 및 운행시간 연장

정문 복개지역의 하중 범위 제한적, 좁은 경사로 때문에 사고 위험 높음. 음악관과 법학관 앞 도로는 좁고 경사가 급해서 사고 위험 높음

불가능 하다는 학교측의 입장을 알고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요구하면 실현 될 것이라고 생각함

이화인의 힘

셔틀버스 노선 개편

현재 운행 중인 중도~기숙사까지의 노선도 경사가 높지만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경사 문제는 이유가 되기 어려움

Acting이화

학생식당 개선 및 직영화

식당 운영에 전문성 없음, 직영화 할 경우 정직원 인건비 비중이 높아져 학식 물가 증가. 학식은 임대료도 받지 않고 있어 지원금을 지급할 이유가 없음, 업체가 지원금만큼의 서비스 제공한다는 보장 없음

학생들이 먹을 음식의 질과 가격의 문제를 보완하는 중요한 복지 사안이므로 학교는 인건비 증가보다 학생들의 복지를 먼저 생각해야 함

이화인의 힘

학생식당 지원금 확충 및 직영화

학교에 대한 사전조사 미흡했으나 학생식당 직영화는 학생 복지 정책의 일환이므로 직영화에 따른 비용은 학교에서 부담해야 함

 



이채강 기자 lck0728@ewhain.net
황미리 기자 ahead@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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