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 문근영 그리고 션·정혜영 부부는 대표적인 연예인 기부천사이다. 또한 해가 거듭할수록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기부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모금액은 출범당시 213억원에서 작년 3318억까지 성장했다.

2년 전, 옷장 정리를 하면서 ‘아름다운가게’에 옷을 기증했다. 집까지 찾아와 수거해가고 기증한 옷은 다시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었다. 편리하기도 하고 버리기 아까웠던 옷들이 다시 입혀진다는 사실에 무척 뿌듯했다.

학생으로서 많은 돈을 기부하는 것은 힘들지만 입던 옷을 기증하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다. 비록 돈이 아닌 헌 옷을 기증하는 것이지만, 기증을 거듭할수록 기부 문화에 익숙해지게 되어 훗날 부자가 되어도 소외된 이웃을 돕는데 인색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기부문화가 정착되기에는 우리 사회에 아직 벽이 남아있는 듯 보인다. 대표적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비리 사건을 들 수 있다. 지난 해 11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비리 사건은 기부문화 확산에 찬물을 끼얹었다. 설상가상으로, 이 사건으로 인해 기부에 냉담해진 국민들의 마음은 심각한 경기 침체와 더불어 꽁꽁 얼어붙게 되었다. 

필자 역시 이 사건 이후 ‘사랑의 열매’조차 구입하기 싫었다. 하지만 몇몇 직원들에 대한 분노로 너도 나도 기부와 모금에 소원해진다면 결국 그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400만명의 소외계층이다. 또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부분의 직원들은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하면 안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 이 사건은 점차 잊혀가지만, 경기 불황으로 인해 ‘내 코가 석자’라며 나눔의 문을 굳게 닫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두 발 뻗고 잘 집이 있지 않은가. 우리가 힘들면 소외된 이웃은 당장 하루 먹고 살기가 힘들 것이다.

어느덧 설악산 대청봉에는 첫 눈이 내리고 날은 점점 추워지고 있다. 지난 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온도계’는 46.3도(모금액 1039억원). 목표했던 100도(모금액 2242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온도다. 지나간 일은 보다 나은 앞날을 위한 채찍질로 삼고, 힘들 때일수록 소외된 이웃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날은 더 추워지더라도 ‘사랑의 온도계’ 온도는 더 높아지는 따뜻한 겨울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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