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역사는 소수가 끊임없이 저항해 온 역사에요. 인간은 편익을 추구하고, 올바름을 추구하는 존재는 항상 소수죠. 그 소수가 적극적인 의지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거예요.”

3일(목) 오후7시 이화․포스코관 B152호에서 홍세화 강연회 ‘그대, 불안한가 그렇다면 저항하라’가 열렸다. 강연자인 홍씨는「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의 저자다. 사회과학동아리 ‘함께 만드는 변화’가 기획한 이번 강연회에는 약50명이 참석했다. 강연은 청년실업, 스펙 쌓기 등 경쟁 사회에서 20대가 느끼는 불안과 사회 구조에 대한 저항을 주제로 진행됐다.

홍씨는 20대들이 세계 금융위기 등을 예로 들며 세계가 요동치는 현실 속에서 주체화, 즉 ‘나’라는 존재를 어떤 존재로 만들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생각이 과연 한국 사회에 의해 형성된 것인지, 자유 의지로 선택한 것인지 끊임없이 성찰할 때 자아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한국 대학에서는 ‘선배를 잘 못 만나지’ 않고서는 사회 비판적인 의식을 갖기 어렵죠. 그만큼 교육과정, 미디어에 의해 주체화의 길이 막혀있어요. 학생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성찰해야 해요.”

그는 사람들이 불안을 느끼는 이유를 ‘몸 자리에 대한 관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개인이 가진 주거, 건강, 교육 등의 조건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보장하는가, 혹시나 지금의 지위에서 추락하지 않을까에 대한 불안이다.

 “한국의 물적 토대는 북유럽처럼 대다수의 사람이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는 사회를 만들기에 충분해요. 하지만 20%의 소수가 80%의 부를, 80%의 다수가 20%의 부를 소유하는 사회 양극화가 해소돼야하죠. 사회 구조에 맞서 스스로 불안 요인을 줄여나가는 게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에요.”

그는 사람들이 불합리한 구조에 맞서기보다, 물질적 소유에 집착하는 행태를 안타까워했다.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를 답해줍니다’라는 광고 카피를 통해 알 수 있듯, 재산이 존재를 규정하는 사회가 됐다는 것이다.

“남과 가진 것으로 비교하지도, 비교 당하지도 마세요. 그런 것을 비교하는 대신 ‘어제보다 오늘 나는 얼마나 성숙해졌나’를 비교하세요.”

강연회에 참석한 신나리(국문․10)씨는 “인문대학생이기에 사회활동에 대해 관심은 많았지만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평소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고민했었는데 강연을 통해 주체화에 대한 생각도 할 수 있게 돼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이소현 기자 sohyunv@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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