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정치’라는 말은 부정적인 어감을 띄고 사용된다. 특히 일부 대학생들의 수식어인 ‘정치색’, ‘운동권’ 등의 단어들은 특정 집단을 지칭하거나 비꼬는 데 사용된다. 이와 같은 단어들은 7,80년대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대학생 집단을 지칭하던 데에서 유래했다. 그 당시 정치 참여 활동에 나선 학생들에 대한 기성세대의 부정적인 시선이 단어에 부정적인 뉘앙스를 집어넣은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3,4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우리는 특정집단을 이러한 단어들로 일컬으며, 비난의 꼬투리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치란 곧 삶의 전반적인 부분을 움직이는 동력이다. 가족, 학교, 인간관계 어디 하나 ‘정치적’이지 않은 부분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또한 ‘운동권’이라 불리는 특정 집단의 활동 또한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등록금 시위의 경우 ‘운동권’이나 ‘총학’만의 일이 아니라, 대학생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안건이다. 이처럼 정치적인 활동들이 우리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학우들만이 비난에 휩싸인 채, 정치 참여 활동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너무나 비극적이다.

 최근 이화인들 사이에서도 정치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삶의 위기를 느끼고 있다는 신호이며, 쌓아왔던 ‘불안’의 폭발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혼란과 불안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정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정치 참여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며, 앞으로의 자신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정치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또한 드디어 우리에게 ‘운동권’이라는 낡은 단어를 버릴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기도 하다. 모두 정치한다면, ‘정치적 집단’이란 있을 수 없다. 그는 더 이상 정치색 짙은 ‘운동권’이 아닌, 우리와 함께 토론하고 손잡고 함께 나아갈 대표 학우로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