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43대 총학생회(총학)의 임기를 약2달 남겨두고 ‘9․29 거리수업의 날’, ‘학식개선운동’ 등 하반기 총학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류이슬 총학생회장을 6일(목) 오전10시 ECC B215호에서 만났다.

‘9․29 거리수업의 날’, ‘학식개선운동’ 등 총학이 진행하는 하반기 사업이 연일 뜨겁게 학내를 달구고 있다. 9월29일 본교와 청계광장에서는 문화제가 열렸고 6일(목)~7일(금) 학식개선을 촉구하며 총학은 생활관 학생식당(학식) 앞에서 1천원 주먹밥을 판매하기도 했다.

 

△학생식당 개선운동

총학은 9월23일 학교와 신세계푸드에 학식 개선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총학이 공문에서 요구한 사항은 ▲월 임대료 수익과 예․결산 공개 ▲학식 지원금 확충 ▲학식 가격 인하 ▲학식 리모델링 ▲학식 모니터링단 운영 ▲반찬리필이다. 한편, 9일29일 김선욱 총장과 신경식 재무처장, 차미경 학생처장, 조경원 총무처장은 학식을 방문해 류이슬 총학생회장, 김지영 부총학생회장 등 학생들과 함께 식사하며 대화를 나눴다.

총학은 신세계푸드로부터 받는 임대료 수익의 일부를 학식 개선에 투자하고 월별 예․결산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실제 임대료 등 학교 수익으로 학식을 지원하는 학교가 있나

현재 학교는 학식에 아무런 지원도 하고 있지 않다. 우리의 요구는 학교가 업체로부터 얻는 수익을 학생들에게 나눠달라는 것이다. 한국외대는 학교 예산의 일부를 학식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는 업체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예․결산 자료는 공개할 수 없고 임대료는 받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학식개정 운동은 학내 여론을 토대로 진행된 사업이 아니라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에서 반값생활비 운동의 일환으로 진행해 함께 추진한 사업으로 보인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짧게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했다. 그리고 학식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싸고 맛있는 밥을 제공하려고 학교가 운영하는 것이지만 사실상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학식개선운동을 하게 됐다. 특히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한 생활관 학식부터 개선하면 생협, 이화사랑 등 학내물가 안정에 관한 여론이 형성되고 후에도 관련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9·29 거리수업의 날

9월29일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는 ‘9․29 거리수업의 날’ 행사가 학내 문화제와 청계광장 문화제로 나뉘어 열렸다. 한편 이날 청계광장 문화제에서 경찰은 오후10시30분쯤 시위 참가자들에게 물대포를 쐈고 조형예술대학(조예대) 김현경 대표가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그에게 ‘9․29 거리수업의 날’과 학생참여에 대해 물었다.

-9.29 거리수업의 날, 이화인의 참여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학내문화제나 청계광장 시위에 많은 이화인이 참석했다고 보긴 힘들다. 중운위 위원들 중에도 참여하지 않은 분도 있었기 때문이다. 총학과 학생회 모든 단위가 ‘9․29 거리수업의 날’을 공동 목표로 설정해 함께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학생대표를 비롯한 이화인 참여가 저조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9․29 거리시위의 날’의 주된 의제인 ‘반값 등록금’에 대해 어떤 대표는 진부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이 진부하다고 느낀다는 것은 많은 대학생들이 오랫동안 외쳤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언론에도 나왔듯이 등록금이 없어 제적위기에 처한 학생이 많다. 건국대만 해도 등록 마감일까지 등록하지 못해 제적위기에 처한 학생이 70명이다. 우리학교는 공개하진 않았지만 이보다 더 많을 거라 예상한다. 그만큼 등록금 문제 해결은 절실하다.

언론에 보도된 본교 미등록 제적위기 학생에는 ㄱ(인문․11)씨와 ㄴ(동양화․08)씨가 있다. 기자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ㄱ씨는 총학생회 집행부, ㄴ씨는 작년 총학 선거 때 ‘다른 이화’ 선본위원장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2주간 미등록제적위기 학생을 모집했다. 한 명의 이화인에게 연락왔지만 이후 학교 내 장학제도를 통해 해결했는지 다시 연락해도 받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집행부 활동을 하는 ㄱ씨가 제적 위기에 놓인 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ㄱ씨는 8월 말에 옴부즈만 상담을 받아봤지만 성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지원을 받지 못했다. 작년 선거운동을 함께 했던 ㄴ씨는 휴학 중이었고 등록금을 못 내면 강제 휴학처분을 받는 상황이었다.

ㄴ씨의 경우, 등록기간에 수강신청을 하지 않았고 성적 기준도 미치지 못했다. 또한 ㄴ씨는 휴학생이다. 즉, 언론이나 총학이 선전했던 ‘미등록 제적위기에 처한 학생’이 아닌데

정확히 말하면 ㄴ씨는 미등록 제적위기의 학생은 아니지만 등록금 때문에 학교를 다닐 수 없는 형편에 놓인 학생이다. ㄴ씨는 지난 1학기에 최대 휴학기간인 3년을 다 채웠기 때문에 이번 학기에 등록하지 못하면 제적 처분을 받는다. 언론은 이슈가 되는 내용을 선전하기 때문에 그런 오해가 있었다. 그러나 결국 ㄴ씨는 학교에 다니고 싶어도 등록금이 없어 등록하지 못했다. 이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한국대학생연합과 다른이화

지난1월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가입이 작년에 이어 또 부결됐다. 그러나 총학은 임기 중 한대련 소속 대학생들과 공동행동을 함께 진행해왔다. 5월1일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반값 등록금 실현과 청년 실업 해결을 요구하는 삭발식 및 기자회견을 가졌고 6월7일 한대련이 주최한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최근 진행하는 사업에는 9․29 거리수업의 날과 학식개선운동으로 진행된 반값 생활비 운동 등이 있다.

 

-‘다른이화’하면 한대련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학생들은 총학이 한대련에 가입하는 것을 반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학은 한대련 활동에 열심이었다.

한대련 가입을 반대한 학생대표자들은 특정 단체에 소속되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겨 반대한 것이다. 한대련 활동 중 학생들에게 유익하고 좋은 것이 있으면 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과반수이상의 중운위 위원들의 의견이었다. 당선 직후, 약9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을 때에도 많은 학생들이 문제해결을 위해 대학생들과 연대하는 활동을 필요로 했다.

 

-특정 정치적 이념과 성향이 담긴 발언을 언론에 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으로서 학내 여론을 수렴해 이를 대표할 수 있는 의견으로 신중하게 발언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일부에서 정치하려는 거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언론에 비춰진 발언이나 행동들이 개인의 정치적인 입장을 표명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 학우들의 절박한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학우들의 절박한 심정이 나의 말을 통해서라도 전달되기를 바랐다.


-대학생 정치참여,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총학이 했던 정치참여활동은 한 쪽에 치우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대표자는 학우들의 요구를 실현하고 한 해 동안 학교를 어떻게 바꾸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이는 곧 자신의 정치적 철학, 신념과 연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화여대의 대표자로서 정치적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만약 정치적 입장이 없다면 문제 해결에 대해 자기 구상이 없는 것이다. 학우들의 요구를 실현해나가는 과정이 곧 정치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대표자로서의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특정 정치적 입장을 갖고 이에 따른 활동을 한 것이 이화인의 요구 때문이라고 했는데, 근거는 무엇인가

임기 초 설문조사에서 학우들이 가장 많이 요구한 것이 등록금 인하였다. 등록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고민한 결과, 학교와 정부에 요구해 장기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학우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요구안을 실현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 생각했는데 이 같은 활동이 정치색을 띠는 것으로 생각하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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