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인 직업탐구생활 - 제약업계의 예비 블록버스터
이화인 직업탐구생활 - 제약업계의 예비 블록버스터
  • 이은서 생명과학‧06
  • 승인 2011.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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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후시딘 개발로 유명한 LEO Pharma(LEO)라는 피부질환 전문 제약회사의 마케팅 팀에서 일하고 있다. LEO는 전 세계 58개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있으며 약1000 국가에 제품을 유통시키는 회사다. 현재 자가 면역 피부질환인 ‘건선’ 치료제에 대한 여러 가지 마케팅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2학년 때까지만 해도 필자는 생물학 분야의 과학자를 꿈꿨다. 그러나 이후 실험과 상관없이 재밌어 보여 한 일들을 돌이켜보니 온통 홍보, 기획, 마케팅과 관련된 것이었다. 우연한 기회로 모 연예 기획사의 팬 마케팅 팀을 도왔고 SK Telecom과 Daum에서 기획 및 홍보활동을 하기도 했다. 필자는 공부했던 지식도 사용할 수 있는 제약 마케팅이란 길을 찾았다. 한 학기 동안 휴학을 하고 전일 근무 아르바이트생으로서 외국계 제약회사 마케팅 팀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방학동안 두 번의 인턴도 했다. 특히 지난겨울 Pfizer에서는 최우수 인턴으로 선발돼 이 길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 필자는 지난해 인턴을 했던 회사 상사 분의 소개로 일할 기회를 얻었고, 마지막 학기에 한 과목만 들으며 회사와 학업을 병행했다.
필자가 관여하는 업무는 크게 네 가지다. 시장분석을 통한 전략 수립, 제품 브로슈어, 프로모션 컨텐츠 제작, 심포지움의 부스 및 재료준비, 영업팀이 정보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제품 및 질환에 관한 정보안내 등이다. LEO에서는 모두가 자유롭게 의견을 이야기하고, 서로를 존중한다. 또, 출퇴근 시간이 유동적이다. 오전9시~오후6시 근무가 기본이지만, 오전10시~오후7시, 오전9시30분~오후6시30분 근무 등으로 조절해서 일할 수 있다.

필자는 보통 오전9시~오후6시 근무를 한다. 9시보다 조금 일찍 출근해서 메일로 받아보는 학회지의 이슈를 보거나 보건/의학 관련 뉴스를 보기도 한다. 그리고 나서 어제 퇴근 전 정리해 놓은 오늘의 할 일, 이번 주 할 일을 한 번 더 확인 후 우선 순위를 정해 일을 시작한다. 데이터를 분석하여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기도 한다. 주로 메일이나 전화로 대화를 하지만 1~2 주마다 오프라인 미팅을 가지기도 한다. 의견을 나누어 최상의 material을 만들어 낸다. 또한 기존에 있는 material의 상태를 파악해서 더 제작하기도 하고, 더욱 효과적인promotional material을 만들어내기 위해 세일즈 팀의 의견도 꼼꼼하게 듣는다. 필요한 자료가 있으면 싱가폴에 있는 아시아 퍼시픽 총괄지사나 덴마크의 본사에 요청을 하여 도움을 받기도 한다. 또, 그들이 필요로 하는 우리나라 자료가 있을 때 찾아주기도 하며 각국의 업무 시간은 모두 다르지만 “We help people achieve health skin.”이라는 LEO의 vision 아래 늘 함께 하고 있다.

특별히 급한 업무가 없을 때는 마무리를 하고, 내일의 할 일을 중요도 순으로 정리를 한 후 6시쯤 퇴근을 한다. 저녁 약속이 없는 날은 외국어 공부를 하기도 하고, 운동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 제약회사에는 약사보다 약사가 아닌 사람들이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의학  부서나 임상시험, 개발 부서는 약사가 많다. 필자가 아는 사람들들 중 마케팅 팀에 있는 프로덕트 매니저는 약사이신 사람들도 있지만 필자처럼 생명과학 전공이기도 하고, 신문방송학, 영문학 전공인 사람도 있다. 특히 세일즈 팀의 경우는 훨씬 다양한 전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입사를 하게 되면 모두 질환과 제품에 대해 교육을 받으니 타 전공이어도 열심히만 한다면 개인의 노력과 역량에 따라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보통 제약회사는 마케팅 부서로 신입 사원을 뽑는 경우가 드물다. 보통 영업 사원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이후 마케팅 부서나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간혹 필자의 경우처럼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도 하다. 하지만 고객과 수많은 제품과 경쟁하는 시장을 직접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것은 영업부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비단 제약업계 뿐만이 아닐 것이다. 필자도 기회가 된다면 꼭 영업을 해보고 싶다.

제약회사는 여자가 일하기 힘든 곳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제약회사의 영업부서도 여성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필자의 회사만 해도 사장님이 여자 분이시고, 마케팅 팀 이사님도 여자 분이시다. 방학마다 인턴십 프로그램이 있는 회사도 있으니 놓치지 말고 잘 활용해야 한다.

필자는 필자가 담당하고 있는 제품을 시장 내의 블록버스터로 만들어내고, 실무를 어느 정도 익힌 후 대학원에 진학해 경영 지식을 쌓아 나 자신 또한 제약업계에서 블록버스터가 되는 것이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