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3일 미국에서 별세한 고(故) 박외선 교수(전 무용과)의 추모식이 본교에서 열렸다. 무용과는 9월30일 오후3시~4시 체육관 A동 홀Ⅰ에서 박외선 교수(전 무용과)의 추모식을 개최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김명숙 무용과장을 비롯해 무용과 교수진, 학부생, 대학원생 등 약200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김 무용과장의 개회사와 무용과 이지숙 학생대표의 헌화, 기도로 시작됐다. 이어 김말복교수(무용과)가 고인의 업적을 소개하고 부산대 정귀인 교수(무용과)가 ‘은사와의 추억’을 발표했다. 신상미 교수(무용과)가 고인의 생전 인터뷰 영상을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박 교수는 한국 무용계의 대모로서, 국내 최초로 본교에 무용과를 설립한 장본인이다. 1915년생인 그는 마산여고 3학년 때 무용가 최승희씨의 공연을 보고 무용을 시작했다. 그는 서울로 올라가 최씨의 추천으로 일본 도쿄의 다카타 세이코무용연구소에 들어가 4년간 발레와 현대무용을 배웠다. 미국 뉴욕의 ‘마사 그레이엄’ 현대무용연구소에서 강습 받고 귀국한 그는 1963년 국내 최초의 무용과를 본교에 열었다. 같은 해 국내 최초의 무용이론서인 「무용개론」도 출간했다.

그는 1977년까지 본교 무용과 교수로 재직하며 원로 무용가 육완순씨 등 숱한 무용가 제자들을 키웠다. 퇴직 당시 그는 퇴직금 전액을 ‘박외선장학금’으로 본교에 기증했다. 1978년 미국으로 건너간 후에는 무용 강습회를 열었고, 2003년에는 한국 정부로부터 보관문화훈장도 받았다.

추모식에 참석한 제자들은 고인을 다양한 모습으로 기억했다. 김교수는 “학창시절 수강한 박 교수
의 현대무용 수업은 항상 열정적이고 창의적으로 진행됐었다”며 “선생님이 시간관념을 잊을 정도로 수업에 몰두하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박 교수는 항상 학생들에게 ‘춤을 추기 전에 먼저 인간이 되자’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곤 했다”며 “당시에는 너무 어려 그 분의 예술철학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교수가 되어보니 그가 강조한 참교육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인은 제자들에게 한없이 다정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은사와의 추억’ 발표 시간에 “박 교수는 내게 ‘어머니’같은 존재였다”며 “타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던 시절 내게 직접 밥도 지어주며 돌봐주셨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생애 처음 받은 안무비로 박 교수에게 내의를 선물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선물을 받은 박 교수가 어린 아이처럼 기뻐했었다며 그를 추억했다.

추모식에 참석한 강양숙(무용‧9년졸)씨는 “오랜만에 다시 학교로 와보니 선생님과 수업하던 시절이
생생하고 그립다”며 “고인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무용과 후배들이 여러 분야로 활발하게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미경(무용‧8)씨는 “박외선 교수에 대해서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다”며 “추모식을 통해 본교 무용과의 탄생과 함께 한 고인의 삶을 알 수 있어 본교 무용과에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