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1년6개월간 동아리방(동방) 없이 활동했던 말랑말랑한 뇌, 작은짜이집, 이화투자분석회(EIA) 3개 동아리가 이번학기부터 하나의 동방을 쓰게 됐다. 동아리연합회(동연)는 8월 초 3개 동아리 대표에게 이번학기부터 학생문화관(학문관) 302-1호를 함께 사용할 것을 전 달했다. 학문관 302-1호는 지난학기 불교 동아리 룸비니가 동아리대표자회의에에 연속 3번 불참해 중앙동아리 명단에서 제명당해 반납한 공간이다. 학문관 302-1호는 약6.5평(21.78m2)으로, 이곳을 사용하는 학생 수는 말랑말랑한 뇌 23명, 작은 짜이집 27명 이화투자분석회 23명으로, 총 73명이다. 동방부족문제는 학문관 리모델링을 실시한 2008년 이후부터 계속돼왔다. 2007년부터 6개의 동아리가 증가해 현재 중앙동이라는 70개지만 동방 수는 2008년 이후 4년간 68개에 머물러있다.


△동방 이용인원 최대73명, 비좁고 물품 보관할 곳 없어…동아리 활동에 따른 동방 재배치 원해

3개 동아리는 하나의 동방을 함께 써야해 다른 동아리처럼 동방을 휴식 및 모임공간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70여명이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이들은 동방에 개인물건을 놔둘 수도 없고 마음대로 동방을 청소하기도 힘들다. 또 이들은 서로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주중에 정해진 날짜에 모여 일주일에 한 번만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말랑말랑한 뇌 송수연 대표는 “아직 실험 물품 등 동아리 활동에 필요한 물품을 다 들여놓지도 않았는데 벌써 동방의 반 이상이 찼다”며 “회의를 하거나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작은짜이집 이태림 대표는 “물건을 보관할 수 있다는 것 외에는 동방이 없을 때와 달라진 점이 없다”고 말했다.

말랑말랑한 뇌, 작은짜이집 대표들은 동연이 자치공간 확보를 학교에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각 동아리의 활동 여부나 회원 수, 보관해야하는 물품의 개수 및 크기를 파악해 동방을 배정할 때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말랑말랑한 뇌, 작은짜이집, 이화투자분석회를 제외한 67개 동아리는 2008년부터 동방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말랑말랑한 뇌 송수연 대표는 “동연은 내부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학교기관을 다른 곳으로 이전해 공간을 확보해달라는 요구만 하고 있다”며 “공간 확보가 실제로 이뤄지면 좋겠지만 실현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원수가 적거나 보관 물품이 많지 않은 동아리, 제대로 활동하지 않는 동아리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본교 동아리 “동방 재배치 반대”…타대는 동방 재배치로 공간 문제 해결해

동연은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을 평가해 순위를 매긴 뒤 동방을 배정하자는 일부 동아리의 주장에 대해 동연의 역할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동연은 학생들이 더 나은 여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학생회로서의 성격을 갖는다는 것이다.

동연 김한결 대표는 “활발한 활동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동아리도 있기 때문에 동아리 활동을 평가하는 기준을 설정하기도 애매하다”며 “특정 기준에 따라 동아리 활동을 평가해 동방 배정을 상벌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동아리대표들은 동연이 동방을 재배치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중앙 종교 동아리 한기연 이슬이 대표는 “학교에서 공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기 때문에 동아리 내에서 활동이 없는 동아리의 동방을 반납하라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라며 “동아리 활동을 동연에 보고하는 것은 학생 활동에 대한 검열이다”이라고 말했다.

중앙 동아리 ㄱ의 ㄴ 대표는 “사회연대분과회의에서 동연이 동방을 돌아가며 사용해야 한다는 규칙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온 적은 있지만 대부분의 동아리가 반대했었다”고 말했다.

경희대, 연세대등의 경우는 동연의 규칙을 어기거나 활동이 저조한 동아리는 대표자들의 투표를 통해 동아리 방을 반납해 제한된 공간을 조절해 사용하고 있다. 경희대에서는 동연의 규칙을 3번 어긴 동아리는 총동아리연합회의의 결정에 따라 동아리 방을 반납해야한다. 올해 여름까지 55개 동아리 중 2개 동아리가 회의를 통해 제명돼 동방이 없던 2개 동아리가 동방을 갖게됐다. 경희대 황은실 전 공연분과장은 “동연의 규칙을 어긴 동아리가 제명됐기 때문에 현재 정동아리 중 동아리 방이 없는 동아리는 없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매 학기 동아리 대표자 회의에서 활동이 저조한 동아리를 투표를 통해 중앙동아리에서 제명한다. 오케스트라 동아리 유포니아에서 활동했던 곽상운(전자공학·08)씨는 “동아리 수는 증가되지만 동방 개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동아리의 활동에 따라 동아리에게 동방을 공급하는 것은 평등하다”라고 말했다.


△동연 “학문관에서 학교기관 이전하면 해결돼”… 학생처 “특정 기관 이전한다고 공간문제 해결되지 않는다”

동연은 학교가 공간을 확충하지 않으면 동방 및 공간부족의 문제는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연에 따르면 학문관에 있는 사회봉사센터(1층), 학생서비스센터(2층), 학생상담센터(3층)가 ECC나 본관으로 이전하면 학생들을 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동연 김한결 대표는 “학생복지센터, 학생상담센터 등 학교기관은 ECC나 본관 등 학교기관이 들어가기 알맞은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며 “학문관은 학교기관이 아닌 동아리인을 포함한 학생들만을 위한 곳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처는 학생처가 학문관에 위치하는 것이 학생들의 접근성을 높여 학생 및 학생활동을 지원하고 고충과 민원을 지원하는데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학문관은 동연이나 중앙동아리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학문관에 위치한 학교기관의 이전은 교내 다른 공간의 축소를 의미하며 대안없는 맹목적인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학생처는 “관련 부서와 계속적으로 협의하며 연습실, 공연장소 등 학생자치 활동 공간 및 과 학생회실을 비롯한 단대별 공간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공간 문제는 특정 기관이 이전한다고 단기간 내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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