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월드유학닷컴(월드유학원)이 경영난으로 영업을 중단하면서 본 유학원을 이용한 19명의 본교생 및 졸업생들의 피해 신고액이 약14천만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8() 기준 재무처에 따르면 월드유학원의 전체 미송금액은 약2억원으로 확인됐다.

 

본교생 ㄱ씨는 월드유학원으로부터 약1400만원을 환불받지 못하고 있다. 그는 5, 방학동안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가기 위해 ECC 지하4층에 위치한 월드유학원에 들렀다. 그는 A교와 B교를 소개받고 어느 학교를 선택할지 고민하다가 우선 유학원에 두 학교 학비를 완납했다. 6월말 ㄱ씨는 B교로 가기로 결정했고, A교 수업료로 유학원에 납부한 약1천만원에 대해 환불을 요구했으나 유학원에서는 계속 지급을 미뤘다.

 

그는 B교의 추가등록 학비로 유학원에 지불했던 약400만원도 받지 못한 상태다. ㄱ씨는 B교에서 어학연수 중 2학기도 등록을 해달라고 유학원에 요청했다. 그러나 B교에서는 ㄱ씨에게 유학원으로부터 그에 대한 정보와 학비를 받지 못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ㄱ씨는 “유학원에서 B교로 수업료를 보내지 않아 현지에서 결제했는데 알고보니 한국에 있는 어머니께서 유학원에 수업료 명목으로 약400만원을 이미 지불한 상태였다”며 “이후 유학원으로부터 ‘파산직전이라 돈을 돌려줄 수 없다’는 말밖에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ㄱ씨는 월드유학원을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본교생 ㄴ씨도 필리핀과 미국 어학연수에 대한 학비 및 체재비로 지불한 967만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는 4() 필리핀으로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가지 못했다. 출국 5일 전 월드유학원으로부터 ‘유학원이 파산돼 해당 학교로 송금하지 못했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ㄴ씨는 수업료를 내지 않아 현재 입학이 취소된 상태다. ㄴ씨는 “모든 계획이 틀어져 눈앞이 깜깜했다”며 “교내에 있고 매일 보던 유학원에서 사기를 당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ㄱ씨와 마찬가지로 ㄴ씨도 추가비용을 들여 스스로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

 

월드유학원 사장 ㄷ씨에 따르면 월드유학원은 2008년 가을 금융위기로 재정이 악화됐음에도 업무를 지속해왔다. 월드유학원은 금융위기 이후 재정적자가 심화됐다. 그러던 중 2010년 가을부터 적자폭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에게 받은 학비를 학교로 보내지 못하기 시작했다. 올해 8월에는 월드유학원에 등록한 학생이 한 명도 없었고 829일 재무처에 ’영업실적 저조와 경기침체로 인한 유학경기의 불황으로 파산상태에 이르렀다‘는 공지를 전달했다. 같은 날 월드유학원은 유학원을 이용한 학생들에게도 전화와 메일을 통해 업무가 중지됐음을 알렸다.

 

월드유학원 사장 ㄷ씨는 “자금사정이 어려워졌고, 지출은 있는데 적자이다보니 학생들의 학비로 지출을 메꾸면서 운영해왔다”며 “매출을 올리면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유학원들이 이렇게 ‘돌려막기’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공개적으로 말하면 학생들이 불안해서 등록을 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는 상황을 말하지 않고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게 해결을 하려고 했었다”고 덧붙였다.

 

본교는 유학원으로부터 829일 부도상황을 전달받고 830일 학부모의 신고로 피해자의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831일에는 부총장, 기획처장, 재무처장, 재무부처장, 구매과장, 국제교류처 해외연수 담당직원으로 구성된 대책위원회를 소집하고 부처별 대책방안을 회의했다. 재무처는 “피해학생에 대한 인적사항을 월드유학원에 요구했으나 개인정보보호라는 이유로 거부당했고 피해액과 피해상황에 대한 자료만 받을 수 있었다”며 “이를 토대로 피해를 입은 학생 현황을 파악하고 곧바로 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명휘 재무부처장(예산·구매·회계)은 “복학 희망자의 경우 2학기 등록과 수강신청을 지원하는 등 실효성있는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원칙적으로 학교는 이 사건의 법률적 당사자에 해당되지 않아 사건에 관여할 수 없으나 이 사건이 교내에 위치한 유학원에서 발생되었고,  학생들의 학업과 관련된 사안이라 수수방관하고만 있을 수 없다는 판단아래 피해 학생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다각도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피해자들은 교내 유학원에서 피해를 입어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학부모 ㄹ씨는 “교내에 있는 유학원이라 믿고 선택했는데 이런 상황을 맞닥뜨려 황당하다”며 “외부업체 관리를 좀 더 철저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ㄱ씨는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교내 다른 사설기관들이 또 어떤 식으로 학생들에게 피해를 입힐지 걱정된다”며 “외부업체를 인가해줄 때는 운영능력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하고 허가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2007 11월 본교와 계약을 맺은 월드유학닷컴은 입점 당시 재정적인 어려움은 없었다. 본교는 2007 6 ECC 지하4층에 학생편의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유학관련 서비스 제공업체를 입점시키기로 결정하고 3개의 유학업체에 사업제안서를 의뢰했다.

 

재무처는 “당시 제안서를 검토한 3개의 업체 중 영업의 안정성, 서비스 품질의 적정성, 대외적 평판 등의 심사기준에서 월드유학닷컴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선정한 업체가 학생들에게 피해를 줘 유감이다”고 말했다.

 

현재 월드유학원은 유학관련 업무를 중지했으나 사무실은 운영하며 피해학생들에게 상황을 설명 중이다. 사장 ㄷ씨는 “미송금액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은 아니며 피해 금액을 최대한 상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여지가 없고 피해를 입은 학생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월드유학원을 이용한 학생 중 피해 사실이 있는 학생은 구매과(3277-2090)로 연락하면 된다.

 

정서은 기자 west_silver@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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